아빠와 함께 행복한 추석

by 뭉클


작은 아빠와 사촌오빠가 양평에 들러 제사를 지내고 아빠를 만나러 왔다. 코로나로 인해 2-3년 만의 만남이었다.


작은 아빠는 창원에서부터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아빠가 좋아하는 간재미무침은 직접 만들고, 고모가 만들어준 반찬들도 가지고 오셨다.

자신은 학업을 포기했어도 동생들의 학비를 대주어 고등학교를 졸업시켰던 형님이 기억 속에서 발걸음을 이끌었다.

사랑했던 일들은 사랑받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그들을 일으키고, 결국 그 사랑은 사랑한 사람에게 돌아오기 마련인가 보다. 아빠는 동생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작은 아빠는 서운해하지 않았다.



좁은 아빠네 집 대신 우리 집으로 가족들을 불렀다. 늘어져있던 남편은 몸을 일으켰다. 전 부치기 싫어를 외치며 잠시 도망을 갔다가 부질없음을 깨닫고 부엌에 들어왔다. 같이 조촐하게 전을 부치고, 소불고기도 볶아 제법 명절상처럼 상을 차렸다.

아빠의 입맛은 기억이 남아있는지 작은 아빠가 해온 간재미무침을 이전처럼 맛있게 먹었다.


재작년 추석은 요양원에서, 작년은 아빠랑 나, 동생 셋이서 조촐하게 보냈다. 올해는 아빠를 사랑해주는 작은 아빠와 사촌오빠가 함께 웃으니 아빠의 마음도 밝아져서 환하게 웃는다. 행복하다.

식사를 마치고 남편이 회사에서 추석 선물로 받아온 한과를 반으로 쪼개서 드렸다. 아빠가 반 쪼개진 한과를 잠시 들여다보더니 바스락 나누어서 옆에 앉은 동생에게 주고, 또 남은 것에서 쪼개서 나에게 준다. 우리의 이름도, 딸이라는 것도 잊었어도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콕하니 새겨져 있나 보다. 아빠 손에는 푸슬푸슬 부스러진 작은 조각만이 남았다. 그 조각을 입에 먹고는 참 맛있다 한다.








동생이 운영하는 “아빠와 나”라는 유튜브 채널을 친척들도 보고 있노라 했다. 지난달에는 정성껏 삼계탕을 끓여서 막내 작은 아빠네 식구들이 찾아왔다. 아빠 소식을 영상으로 접하다 보니 친척들이 관심과 응원을 더 많이 주신다.


동생이 유튜브에 올린 추석 연휴 우리 가족의 영상을 함께 올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vpgbseS2d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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