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생활 13년 동안 많은 화재 현장을 경험했지만 2017년 12월 그날의 화재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필로티 구조의 원룸 건물이었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1층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많은 차량들이 전소 중이었고 그로 인해 화염과 연기가 다량 발생하고 있었다.
건물 안에서는 살려달라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연기를 피해 건물 4층에 매달려 있던 사람이 1층으로 추락하기도 하였다.
사진처럼 벽면 없이 기둥으로만 설치되어 1층은 보통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건물을 필로티 구조라고 한다.
이러한 필로티 구조는 화재에 위험하고 취약한 구조이다.
필로티 건물은 구조 특성상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주출입구로 대피하기가 곤란하다.
더욱이 주 출입구가 유리문으로 되어 있을 뿐 방화구획이 되어 있지 않아
주 출입구를 통해 연기가 건물 내부로 퍼져나가게 된다.
또한 옥상 출입문 역시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아 1층으로도, 옥상으로도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필로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필로티 천장의 재질이 무엇인가에 따라 화재의 확산 속도가 다르다.
현재는 법이 강화되어 찾아보기 힘들지만 초창기 필로티 건물의 천장 마감재는
불에 잘 타는 플라스틱 재질이 많았다.
플라스틱 재질의 마감재를 사용한 필로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순식간에 화재가 확산되고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해 거주자로 하여금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에 잘 타는 플라스틱 천장 마감재를 사용 중인 기존 필로티 건물들의
천장 마감재를 불연 마감재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