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어느 구급대원의 무전소리가 들렸다.
“현장 도착, 번개탄 자살 추정, 심정지 추정.”
낯설지 않은 무전이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이 오히려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나는 소방관이다.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자주 마주하는 사람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현장,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린 어린 여학생의 마지막 발자국.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그 마음을 다 알 순 없다.
하지만 분명,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 선택이 그들에게는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의 ‘최선’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그 힘든 시간을, 정말 조금만 더 버텼다면 어땠을까.
정말 그 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을까.
삶은 때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희망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지금은 캄캄해 보여도, 어느 순간엔 빛이 들어온다.
우리는 그걸 너무 늦게 알게 된다.
가끔 이유 없이 마음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왜 나만 제자리일까?”
모두가 앞서가는 것 같고, 나만 뒤처진 기분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벌써 자리를 잡았고,
어떤 이는 저만치 앞서 달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남보다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끝까지 가는 것이다.
느려도 괜찮다. 잠시 멈춰도 된다.
가끔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고 싶은지,
그 마음의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도착하게 된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당신도 지금, 당신만의 시간 안에서 걷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저 당신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는 중이다.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그 시간은 결국, 지나간다.
오늘이 아무리 어두워도,
내일의 햇살은 다시 뜬다.
남들보다 천천히 돌아가는 길은
멀고 고단하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힘들었다면, 그래도 살아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