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나온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창문 밖으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주민들은 긴급히 대피 중이었다.
출입문을 열고 진입하자 거실은 이미 시커먼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었다.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큰 불길을 잡았지만, 거실은 검게 그을려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잔불을 정리한 뒤 발화 지점을 확인했다. 거실 소파의 소훼가 유독 심했고, 그 위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잔해가 발견되었다. 거주자 또한 “외출 전에 소파 위에서 보조배터리를 충전해 두었다”라고 진술했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했을 때, 이번 화재는 소파 위에서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보조배터리 화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는 총 612건에 달한다. 2025년에도 5월 49건, 6월 51건, 7월 67건으로, 여름을 지나며 화재 발생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심지어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도 최근 5년간 13건에 이른다. 즉, 보조배터리 화재는 특정 상황이나 특정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무엇일까.
보조배터리 안전 수칙
1. 충전은 반드시 사람이 있을 때만
외출하거나 잠자는 동안에는 절대 충전하지 않는다.
2. 가연성 소재 위에서 충전 금지
소파, 침대, 이불, 종이박스 위에서는 충전하지 않는다.
3. 충전 후 전원 분리
과충전은 화재 위험을 크게 높이므로, 충전이 끝나면 반드시 전원을 분리한다.
4. 배터리 상태 점검
팽창, 변색, 이상한 냄새가 나는 배터리는 즉시 사용을 중단한다.
5. KC 인증 정품 사용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보조배터리는 편리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작은 폭탄이 될 수 있다. "충전할 때는 곁에 있고, 끝나면 전원을 반드시 분리하는 것." 이 단순한 습관 하나가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