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반 모임에 가면 종종 이런 장면이 나온다. 술잔이 오가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누군가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꺼낸다. “우리 남편은 이런 게 문제야.” “저 사람은 집에서 더 심해.” 평소 쌓여 있던 불만이 터져 나온다.
누구나 마음속에 불만이 있고, 그것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군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불만이 공감받는 순간에는 ‘역시 내가 옳았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통쾌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는다. 불만은 또 다른 불만을 낳고, 배우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험담당했다는 상처를 받는다. 이런 대화는 관계를 풀기보다 더 꼬이게 만든다.
정말 관계를 바꾸고 싶다면, 불만을 다른 사람 앞에서 늘어놓는 대신 배우자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감정이 앞서면 대화는 금세 비난으로 흐르고,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차분히, “나는 이런 점이 힘들다”는 식으로 내 마음을 솔직히 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계는 한 번의 대화로 바뀌지 않지만, 진심 어린 말은 언젠가 닿는다.
모임 자리에서는 배우자의 단점을 드러내기보다 장점을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낫다. 배우자가 존중받는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기운이 쌓이고, 그 힘이 관계를 조금씩 바꾼다. 부부 모임은 서로를 비교하거나 깎아내리는 자리가 아니다.
험담 대신 칭찬과 존중을 선택하자. 부부 관계는 결국 작은 선택의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오늘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내일의 관계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