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시간 대화
아침 등원 차량에서 있었던 일이다.
차량 지도를 하다 보면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이야기에 귀가 번뜩일 때가 있다.
같은 반이 아니어도 나란히 앉게 되면 아이들은 금세 서로를 반기고,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한다.
다섯 살 아이와 일곱 살 오빠가 함께 앉은 날이었다.
“오빠, 몇 살이야?”
“난 7살이야.”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다섯 살 여자 아이가 말을 이었다.
“나도 오빠 있어. 우리 오빠는 태권도 하고 초등학교 다녀.”
그 말에 일곱 살 남자 아이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우리 형도 초등학생이야!”
둘 사이에 작은 공통점이 생겼다.
여자 아이는 다시 물었다.
“몇 살이야?”
“9살이야.”
“우리 오빠도 9살이야. 나랑 엄마랑 아빠랑 언니랑 같이 살아. 우린 1층에 살아.”
여자 아이는 자신의 가족을 자연스럽게 꺼내 놓았다.
남자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까보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아는 아빠랑 살고, 나는 엄마랑 동생이랑 살아. 아빠랑 엄마랑 싸워서 같이 안 살아.”
등원 시간, 짧게 오가던 대화였지만
아이의 가족관계를 알고 있는 교사로서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듣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아이가 어떻게 설명할지,
또 상대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앞섰다.
여자 아이는 이해되지 않는 얼굴로 되물었다.
“오빠 가족은 따로 산다는 거야?”
잠시 멈칫하던 남자 아이는 조심스럽게 마음을 꺼냈다.
“형을 방학 때 우리 집에서 만나. 형이 아빠랑 같이 오거든. 형이랑 만나서 빨리 놀고 싶어.”
여자 아이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아주 단순하게 말했다.
“오빠는 그래도 동생이랑 엄마가 같이 살잖아. 형이 보고 싶으면 엄마한테 말해서 아빠랑 같이 오라고 해.”
일곱 살 아이는 그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복잡하게 생각한 건 아이들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른다.
이혼이라는 단어와 그 의미를 알고 있는 어른의 세계에서는
가족의 형태가 설명이 필요하고, 조심해야 할 주제가 되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조금 달랐다.
엄마 아빠가 싸우면 따로 살 수도 있고,
보고 싶으면 다시 만나면 되는 일.
그들의 세계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들을 보면
환경이 좋은 집의 아이이든,
조금 다른 가족 형태의 아이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함께 이야기하고,
공통점을 찾고,
“보고 싶다”는 마음을 나누는 일.
배경보다 아이를 먼저 바라보는 시선.
어쩌면 그것이 교사로서 내가 더 배워야 할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