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꽃 웃음

멈추지 않는 웃음

by garim

아이들의 얼굴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웃음이다.
아이들이 웃는 얼굴만 바라봐도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된다.
무엇이 그리 즐거워 저렇게 환하게 웃을까.

나에게도 저런 웃음이 있었을까. 까마득한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아이들의 웃음은 등원해 눈이 마주치는 순간부터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일과 중에도 그 웃음소리는 교실 안을 가득 채우고, 어느새 건물 밖까지 번져 나간다.
하루가 끝나는 순간까지 끊이지 않는 웃음.


아이들의 웃음은 어디서 왔을까?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 낸다.
어쩌면 이유가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이유를 만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바깥놀이 시간.

아이들이 잔디밭을 뛰어놀다가 모래 놀이터로 들어간다.

늘 그렇듯 삽으로 모래를 퍼 담고, 쏟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한 아이가 수돗가로 달려간다.

조리개에 물을 담아와 모래 위에 쏟는다.

마른 모래에 물이 스며들자

촉촉하게 변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너도나도 물을 떠와 붓기 시작하고, 금세 모래는 물을 머금어 질퍽해진다.

아이들은 팔소매를 걷어 올리고 손으로 그 질퍽한 모래를 주무른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촉감에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고,

이내 웃음이 터져 나온다.

“와— 하하하!”

찰박이는 물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몸을 흔든다. 발로 모래를 밟고, 손으로 쥐고, 다시 흘리며

그 순간을 온몸으로 즐긴다.

삽으로 더 깊이 구덩이를 파고

물을 부어 작은 바다를 만든다. 고랑을 내어 물길을 이어 가는 동안에도
아이들의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 웃음은 옆의 친구에게 번지고, 또 다른 아이에게 퍼져 나간다.
어느새 그 공간은 웃음으로 가득 찬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함께 웃고 있다.

아이들은 이렇게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웃음을 전파 시킨다.


그 웃음 속에서 나는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잊고 지냈던 나의 웃음이 아이들 사이에서 조용히 다시 깨어난다.

어른이 되며 점점 사라져 가는 웃음.

책임감과 걱정, 불안 속에서 웃음은 어느새 숨는다.

하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순간, 그 웃음이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은 아이들처럼 이유 없이 웃어 보기도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치던 순간들 앞에서 잠시 멈춰 서 보기도 한다.


손에 닿는 작은 순간 속에도 행복과 웃음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어른에게도 그늘 속에 숨고 있는 웃음을 꺼내어 다시 찾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웃을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이들처럼 웃을 일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웃게 만드는 아이들의 웃음꽃 속에서 있다.

오늘도 그 꽃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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