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

심바 출산까지 100일..

by 케이틀린

예상치못한 임신을 확인하고 내 유투브 알고리즘은 급속도로 변했다.


임신의 기쁨부터 유산의 슬픔까지...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유산 소식을 담은 영상 들을 보며

임신이란 게, 출산이란 게, 새 생명이 태어난다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였구나 싶고..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안정기가 되기 전에는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기도 했다. ㅎㅎ

그래서 그런지 태교일기를 쓴다거나, 쇼핑을 미리 많이 해놓는다거나 하지도 않았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힘든 삶을 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니프티 검사, 정밀 초음파까지 마치고 난 다음에야 온전히 새로운 생명에 대해 기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니프티 검사를 할 때 정도만 해도 염색체 이상이나 장애가 있다면 보내주자고 말하던 남편도

18주 정도인가.. 정밀 초음파를 하기 전에 "이제는 있더라도 어쩔 수 없지 않냐"고 얘기를 해서 놀랐고

더 놀란 건 엄마인 나는 계속 같은 마음이였다는 거다.

내가 정이 없는 걸까, 차가운 걸까... 잘 모르겠지만, 건강히 태어나도 살기 힘든 세상에 예견된 힘든 삶을 난 절대 주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그걸 감당하기에 어떤 삶이 펼쳐지는지 여러 영상을 보았다..)

누가 들으면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그랬다.


사실 임신 중 테스트는 100%는 없다.

양수 검사를 한다고 해도, 모든 염색체를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세 결실 염색체 검사라는 것은 또 따로 봐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출산이라는 건, 아이 그리고 당연히 물론 산모 본인까지 수백만 가지의 리스크를 안고

새로운 생명을 품는 치열한 행위였다는 걸 이제 몸소 느낀다.


이제 시작일거다.

아이에 대한 불안함, 기대감, 행복감 등 여러 감정의 overflow를 느끼고 감당하고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


사실 내 임신은 순조로웠다.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찾아와주었고,

입덫도 없는 편이였다. 경부 길이도 괜찮았다.

그런데 웬걸, 20주경부터 시작된 고관절 불편함이 통증으로 발전했고,

환도선다 증상이라는 산부인과 진료 결과가 납득이 되지 않아 정형외과에서 찍어본 MRI에서 고관절과 뼈에 이상을 확인했다.

새하얗게 물이 차있는 뼈와 고관절... 골절인지 괴사인지 무슨 증상인지 엑스레이를 찍을 수 없는 임신 상태에서 정확한 진단도 어렵다고 한다.

여하튼 하중을 주는 보행은 피하고 휠체어/보행기로 생활하고 있다.


무슨 증상인지 알기라도 해야 미리 준비를 할텐데...

무슨 증상인지, 어떤 치료가 필요할지 모르고 출산까지 기다려야 한다.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최악의 상황이 인공관절 수술이라 하니

마음 편하게 먹고.. 심바가 건강히 크기만을 오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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