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엄마의 첫사랑”

세대를 넘어 피어난, 수고 많은 우리 모녀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

by 가넷베리


첫사랑은 흥미로운 주제다.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재밌는 콘텐츠다.


지난 두 회차에서는 첫사랑, 로맨스 클리셰를 살펴보았는데,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학창 시절 수업 중 난데없이 튀어나온 ‘쌤, 첫사랑 얘기 해주세요.’ 외침 때문에 난감해진 선생님을 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는 어떨까?


우리 엄마의 첫사랑,
그리고 그 결실인 나의 이야기


메이저 키워드인 #첫사랑, #가족애, #성장 서사를 결합하고, 거기에 한국의 문화와 근현대사까지 모조리 담아낸 웰메이드 콘텐츠가 있다.


이번 회차에선 흥미로운 주제인 첫사랑에 가족애적인 공감을 더한 작품, 국내만이 아니라 비영어권 국가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메가 히트를 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살펴보려 한다.


<폭싹 속았수다>는 2025년 3월 7일부터 3월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4편씩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로, 주요 키워드는 로맨스, 휴먼, 가족, 청춘, 시대극 (1950년대 후반-2000년 대까지 다룬 작품)인 작품이다.


“여전히 꽃잎 같고, 여전히 꿈을 꾸는 당신에게”


제주 바닷가 작은 마을을 무대 삼은 당차고 야무진 소녀와 우직하고 헌신적인 소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


유채꽃 향기 가득한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엄마와 딸의 인생을 조명하는 <폭싹 속았수다>는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이 담긴 콘텐츠다.


첫 화를 시작하자마자 푸르게 펼쳐지는 제주도 바다 풍랑처럼 감정이 요동친다. 거친 풍랑 속에서 한 뼘씩 자라온 부부는 인생 전반적으로 닥쳐온 고난에도 몇 번이나 다시 일어서는데, 로맨스와 성장 서사가 함께 있는 구조다.



그래서 <폭싹 속았수다>의 영제는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다. ‘When life gives you lemons’ = ’인생에서 고난을 맞이했을 때’라는 명언 중 레몬을 제주도 특산물인 귤로 대체한 센스가 도드라진다.


작품 내에 여름 태풍이 휘몰아치듯이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데,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 어떤 장면에선 박장대소를 하고, 어떤 장면에선 무심코 눈물까지 핑 돈다.


시청자들이 단순히 작품에 공감하는 걸 넘어서서 자아를 투영했다며 극찬한 영화 평론가 말마따나 명작이다.


그리고 주인공들만이 아니라 주조연 등장인물들도 입체적이다. 개성 넘치고 다면적이며 작중에서 성장하는 인물로 가득하다. 얼핏 악역처럼 보이는 인물들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나쁜 면모만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사람 사는 이야기, 엄마에서 딸로 확장된 이야기에 빠져들어 많은 인격을 체험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가족은 있다. 첫 회차부터 재미,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니 이쯤 되면 기억할 텐데,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모든 여자는 누군가의 딸이다. 전 세계 남녀노소 즐기는 드라마지만 일반적으로는 여성향에 조금 더 가깝게 제작되는 콘텐츠이니 이참에 기억해 두면 좋을 부분일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관심, 사랑을 받을 콘텐츠를 연구하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개성을 담고 퀄리티를 높일 고민을 하는 크리에이터.


오늘은 콘텐츠를 구상하며 수고 많으신 너, 나, 그리고 우리의 가족까지 돌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