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어학습앱 사용기
이것은 한 후배로부터 시작되었다.
요즘은 AI를 활용한 영어연습 앱이 많다. 작년 어느 때쯤 무료 체험을 해 봤는데, AI랑 말하기 연습을 해보니 상대방의 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고,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더 말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겨났다. 또 내가 말한 문장에 대해서 교정도 해 주고 반복적으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꿔주는 장치들도 있어서 연습하기에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 공부에 관심 있어하는 후배에게 이런 것도 있더라고 얘기를 해줬었다.
몇 달 전, 그 후배가 200일 가까이 연속 학습 중인 자기의 앱화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꾸준함이란!!
마침 나도 곧 방학이라 여유가 생길 것 같아 결제를 하고 연습에 착수했다. 신기할만큼 60일 가까이해 나가고 있는데도 습관화가 되지 않는다. 매일 한다 하더라도 조금씩만 하다 보니 그 양이 쌓일 것 같지가 않다. 노력과 효과에 대한 미심쩍음이 있으니 오히려 답보상태라도 매일 앱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스스로 신기할 지경이다.
지속적으로 뭔가를 하려면 긍정적인 성취경험으로부터 동기부여가 되는 선순환이 있어야 한다. 영어 연습에 있어서는 새로 알아가는 느낌이나 저절로 입 밖으로 나오는 표현이 늘어나서 조금씩 뭔가 달라진다고 여겨져야 할 일이다. 그러려면 각자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나로서는 30분 정도를 들여야 그런 경지에 이르곤 한다. 하지만, 30분간 영어로 생각하면서 따라 하거나, 기억해 내서 말하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내 목표는 영어를 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람도 편해지려면 자주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코드가 맞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하듯이, 영어도 다양한 콘텐츠에 노출하고 단어와 문법을 고민하여 익혀가며 영어로 된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만나 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책을 읽을 때 굳이 번역본을 보지 않아도 되고, 영어로 말해야 할 때 문장이 아니라 내용에 집중하기만 하면 되는 때가 올 것이다.
‘언어’는 소통의 수단이자, 세상을 향한 창이자 문이므로 내 삶의 ‘부’를 위한 기본 도구가 된다. ‘부’라는 것은 내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고…
The New Yorker 한 권을 주문해 봤다. email로 오는 기사를 출력해서 읽어도 되지만, 한 권의 맥락에서 읽고 싶어서다. 그 잡지의 칼럼들은 느낌이 색다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느낌이다. 미국 사람들의 삶과 사고를 생각해 보게 되고,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도 흥미롭다.
세상이 ‘나’라는 수수께끼 상자를 통과하면 과연 무엇이 나올까?
영어앱을 출근 전에 연습하면서 삶을 향해 마음이 열려가는 이 느낌이 좋다. 이 정도 긍정 경험이면 이제는 습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