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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품 Jul 04. 2023

여름의 풀매기


23년 한 여름



오늘부터 장마란다. 요이땅하듯 일기예보에서 내일부터 많은 비가 온다고 알린다. 그동안 키운 풀을 매야했다. 장마가 지나면 풀의 성장을 감당하기엔 때가 늦었을게 분명하니까. 일요일, 새벽 6시 30분에 밭으로 출발을 했다. '10시 안엔 집에 올 수 있겠지, 올거야' 웬걸, 11시가 되어서야 두 고랑의 풀을 다 맸다. 쥐 파먹듯 마음 내키는 데로 부분 부분 풀을 매갔다. 그래야 허리도 짬짬이 펴고, 골라먹듯 고랑의 부분을 점령해 가는 재미도 있었다. 분명 중간에 현기증과 바닥난 체력을 느꼈지만 장마뒤 풀은 더 무서웠다. 무더위가 오전이어도 시간이 갈수록 어찌나 뜨거운지. 결국 수확은 다 하지도 못했다. 줄기들도 단도리를 좀 하려 했지만 그럴 기운은 남아있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결국 남편차에 실려오듯 집으로 왔다. 새벽에 남편을 깨울걸. 후회하면서 ㅎㅎㅎ 그래도 여름의 큰 풀잔치를 마쳤으니 속이야 얼마나 후련하게. 2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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