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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품 Jul 13. 2023

00 언니에게

/ 손편지 /

23.07.13


00 언니,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죠?

대구는 장마가 어떤가요, 여기 인천은 하루이틀 퍼붓고 며칠 타들어갈듯 해가 내리쬐고를 반복해요. 그런데 오늘부터는 일주일정도 쭉 비가 올 거라는 예보예요. 매해 날씨패턴도 다르고 종잡을 수 없는 것이 기후위기를 실감케 해요. 나의 내면도 내면이지만 밖으로는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행동들을 해나가야 하는지 살펴보게 돼요. 나의 안과 밖이 서로 끊어진 별개의 상태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여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더라고요. 아마 그런 영향아래서 제가 코로나도 걸렸겠죠? 이사 직전에 걸린 코로나가 통증은 며칠 만에 사라졌지만 한 달이 지나고 보니 후유증이 더 큰 문제예요. 그럴 수 있다면 안 걸리는 게 상책이구나... 절감하고 있어요 ㅎㅎㅎ

언니도 코로나 조심^^



여름은 텃밭 때문에 시간이 더 잘 가요. 그리고 맘껏 내주는 계절과 땅에 풍족한 마음도 한가득 예요. 물론 흘리는 땀도 만만치 않지만 그런 시간과 기회도 여름이 주는 선물 같아요. 두 식구 먹기에는 채소들이 늘 넘치지만  주변과 나눠먹고, 어떻게 먹을까 궁리궁리하고, 정말 농부가 된 것처럼 살뜰히 작물을 살피고 수확하고 씨앗을 받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감사함을 잊지 않게 해 줘요. 그래서 매년 놓지않고 하게 되지 않나 싶어요. 



언니와도 텃밭 채소들을 나눠먹고 싶어 조금씩 수확해 왔어요. 언니에게 이미 충분할 수도 있고, 혼자 먹기 많을 수도 있고... 고민도 되었는데, 직접 기른 것이라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어쩔 수가 없었어요. 대신 조금씩 넣었는데, 모아놓으니 조금인가? 했어요 ㅎㅎㅎ 토마토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익지를 않았어요. 다행히 호박이 딸만큼 자라 있어 다행였어요. 가지는 얇은 야리야리한 걸로 땄고, 고추도 조금, 피망도 2개, 맛있는 공심채도 한 움큼 넣었어요. 볶으면 양이 엄청 작아서 자꾸 한줄기한줄기 더하게 되더라고요. 텃밭 바질로 만든 페스토도 조금. 약 안 했으니 그냥 한번 대충 씻어서 드셔도 돼요. 그리고 복숭아는 주말에 시골에서 따왔는데 아직 딱딱이라 안전할 것 같아 2알 넣었어요. 언니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하.



참 바뀐 주소. 인천 ............

여기서 잘 살고 있어요^^

오늘 언니의 하루를 응원하며, 같은 마음으로 저도 오늘을 쫓기지 않고 리드하며 살아볼게요.

00 언니, 우리 또 편지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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