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31
오늘 나의 어떤 선택, 어떤 생각, 어떤 마음이든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더 나은 길은 없습니다. 그러니 그것이 무엇이든 다 잘한 일입니다. 누구와 비교해 더 좋을 듯싶은 길이 있을지 모르나, 비교로는 내 것을 온전히 볼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냐고 자책할 수 있으나, 그렇게 밖에라는 건 나의 최선을 잊은 것입니다. 미경아, 오늘도 네 어떤 모습에도 아낌없이 응원하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세상 누구보다 내가 제일 사랑한다.
한 해동안 나의 아침기도는 이랬다. 그날그날 어떤 돌아봄으로 어떤 기도가 더해지거나 덜어지기도 했지만 언제나 나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이 깔려있었다. 스스로를 터부시 하면 마치 밖에서도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어떤 시선에도 개의치 않을 만한 '나의 옷'을 입었을 때는 찢어진 옷을 입어도 세상 앞에 당당한 것과 같이 내가 괜찮으면 어느 상황에서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어느 누가 안쓰러워한데도.
사랑은 사랑을 낳고, 걱정은 걱정을 낳고, 감사는 감사를 낳고, 불안은 불안을 낳고, 이해는 이해를 낳는다는 걸 안다.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대체로 그렇다. 성향은 습관과 같아, 관성과 같아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주로 같은 방향으로 턴하고 만다. 나는 의식적으로 사랑과 이해와 감사를 더 넓혀가려 한다. 시작은 나에 대한 사랑과 이해와 감사에서부터. 나를 삭막하게 비우고서는 밖의 누구를 내 안에 사랑으로 담을 것이란 말인가. 그래서 24년 1월 1일도 어김없이 같은 기도로 아침을 맞을 생각이다. 사랑한다, 미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