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만 더 무해하게 살아보기 /
22.03.04
일을 할 땐 늘 노트북을 챙겨 다녔으니 백팩을 주로 메고 노트북이 없대도 1박 2일 정도의 여행에, 책이 2권 이상 들어가야 하면, 등산을 갈 때도, 장 볼 것이 많은 명절 같은 때도 백팩이다. 그 외 일상적으로는 주로 아담한 에코백을 들고 다닌다. 일상적이지 않을 때는 각 잡힌 백을 걸치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나에게는 일상적이지 않으니까 이슈는 아니다. 나의 백팩은 나에게 '절대가방'이다. 몇 년 전 지금의 검정 백팩을 살 때는 공을 들여 골랐다. 텀블러를 넣는 사이드 주머니가 튼튼해야 했기 때문이다. 직전 가방은 반복적으로 텀블러를 넣고 빼면서 이음새가 뜯어졌는데 수선이 안되었다. 몇 가지 기능적인 고려사항과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드는 지금의 가방을 들였다.
나의 백팩은 사용 편의를 위해 공간 분리가 아주 잘 되어있는데 사실 공간 분리는 효율적으로 공간을 쓰라는 만든 이의 의도가 있겠지만 나같이 평소에 정리 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거나 즉흥적으로 채워 넣기 좋은 공간이 되고 만다.
그래도 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며 넣고 다닌 건 텀블러, 책 한 권, 이어폰, 얇은 노트, 필통, 지갑, 손수건, 장바구니, 립밤, 핸드크림이다. 코로나 이전 일을 할 때는 매일 도시락도 싸가지고 다녔으니 가방은 나와 일체였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시국으로 멀리 갈 일이 없고 일을 쉬고 있는 지금 나에게는 가방의 소용이 크지 않다. 도시락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외출 시 가방에 모두 챙기기는 하지만 꼭 백팩일 필요가 없어졌고 에코백도 무난하게 쓰임을 다하고 있는 요즘이다.
매일같이 사용하고 일을 하며 손안에 들어오는 이런저런 자그마한 것들로 카오스였던 백팩은 집에 와서도 특별히 정리라는 것을 하지 않았는데, 공간 분리도 많아야 한두 개뿐인 에코백은 집에 오면 싹 꺼내 제자리를 찾아주고 에코백도 접어 자기 자리에 놓아준다. 그러고 보니 되려 단순해서 정리정돈이 잘 된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공간으로 분리해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나같이 정돈이 어려운 사람은 오히려 단순한 공간이 정리에 유리 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나저나 가방은 어떤 형태가 되었든 집 밖이라면 내 껌딱지인데 빨아주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 정리와 청소를 비롯한 관심의 타이밍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