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여름
노동이 얼마나 솔직한지 직관하라고.
보통 땀은 얼굴과 몸을 타고 흐르지만 삽질이나 괭이질을 하다 보면 흙 위로 땀이 뚝뚝 떨어질 때가 있다. 이때만큼은 내가 흘리는 땀을 알아차리곤 하는데 그때마다 이게 참 뭐랄까, 솔직하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가 만천하에 당당하다. 출퇴근을 찍고 초과근무를 헤아리고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일에 몰입했는지 덜했는지, 분발해야 하는지 만족할 만 한지, 누구와 얼마나 경쟁해야 하는지. 두리번거리고 비교할 이유가 없다. 흙 위에 떨어지는 땀방울은 나의 노동이 우뚝하게 내 것임을 알려준다. 텃밭에서 거울을 보랴. 그러니 볼 수 없는 나의 땀방울을 직관하라고. 뚝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