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감문인데 괜히 마음에 드네~~~-
이런 세상도 있구나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시간이 있으나 비행기가 뜨지 않고 여유가 있으나 맘껏 세상을 즐길 수가 없었습니다. 세월이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무심코 바뀌는 계절이 야속해도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었습니다. 눈으로만 만나야 하는 이 가을을 또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까요?
이런 허함은 언젠간 꼭 글을 써야지 했던 어릴 적 약속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철부지 적 후회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렸고 아찔했던 순간을 부여잡아 글을 쓰게 했습니다. 다시 읽기가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 가득한데 그때의 제 마음에 손을 내밀어준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제 마음은 생각 낱알들을 품고 있을 뿐 어떻게 키워내고 어떻게 영글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글꽃을 피워야 다른 이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장 솔직하고 겸손한 글부터 써보자 생각합니다. 저부터 솔직함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어야 스스로를 용서하고 다른 이를 다독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란한 빈 수레가 되지 않도록 먹을 것 없는 잔칫상이 되지 않도록 꽉꽉 눌러쓴 글들을 쓰겠습니다. 허공을 떠돌다가 한순간 그대로 추락해 버리는 글이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겠습니다.
두려움도 있고 부담감도 생겼지만 그것마저도 가슴에 품어 거름으로 삼는 그런 가을이고 싶습니다. 그 가을에 세상을 향한 저만의 작은 길을 만들 수 있도록 곁을 내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행복으로 물드는 가을을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며칠 전 받은 등단 잡지에 실린 나의 소감문이다. 잡지에 글이 실리고 다른 이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지만 아니, 앞으로도 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기에 나의 다짐 정도로 쓴 글이다. '덜컥'이란 말이 지금의 나와 아주 잘 맞는 말이겠지만 앞으로도 투명하고 가감 없는 그런 글을 써 보고 싶다. 쌀쌀한 바람이 따듯한 햇살과 어우러지는 이 가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