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브스턴스 / 나를 사랑하는 법

substance

by 김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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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브스턴스


영화관에 가서 보는 걸 놓치고 한참 기다렸던 서브스턴스가 쿠팡플레이에 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미무어를 보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나이가 들어 소위 퇴물이 된 여배우가 어떤 약물을 주입하게 되고 20대의 젊고 아름다운 나로 다시 태어나지만, 원래의 나와 싸우며 서로를 파괴한다는 내용이 도대체 어떤 스토리일까 무척 궁금했다.


한 때 유명했으나 쇠락한 헐리웃 스타 엘리자베스는 진행하던 에어로빅 프로그램에서 잘리게 되고 절망 속에 있던 중 서브스턴스라는 약을 소개 받게 된다. 비밀스레 손에 쥐게 된 서브스턴스 혈청을 몸에 주입하자 엘리자베스를 곧 쓰러지고 엘리자베스의 몸 안에서 또 다른 엘리자베스, 그러나 훨씬 젊고 아름다운 모습의 '수'가 나온다. 엘리자베스와 수는 하나다, 서로 일주일을 주기로 몸을 바꾸며 공생하는 관계여야 살아갈 수 있으며, 본체는 물론 엘리자베스이다. 수가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살게 되면 그 만큼 엘리자베스의 몸은 노화되며 파괴되게 된다.


수는 엘리자베스가 해고되었던 에어로빅 프로그램에 캐스팅 되고, 유투브 조회수 1억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일약 대스타가 된다. 너무나 달콤한 삶이다. 하지만 그럴 수록 수는 자신의 일주일을 더 연장하고 싶어지고, 엘리자베스는 늙은 모습으로 살아야하는 일주일을 못 견뎌하면서도 수가 파괴해놓은 자신의 몸을 보며 또 다른 나인 수를 미워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증오하며 싸우게 되고 결국 서로를 완전히 파괴해버린다. 자존감을 잃어버린 한 여성이 자기 자신을 싫어하고 파괴한 최후가 이 영화에서는 가장 해괴하고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결말이 어마무시하다는 소문대로 정말 어마무시했다. 상상초월의 눈살이 찌뿌려지는 장면이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것 같았고,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결말.


사실 50대의 원래 엘리자베스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외부적인 것, 타인의 사랑과 환호만이 그녀의 존재 이유였고, 대중의 사랑이 사라져버리자 자신을 파괴하며 괴물이 되었다. 난 서브스턴스가 단순히 사회의 성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한 영화라고생각되지는 않았다. 누구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것이 존재의 단단한 발판임을 말하려는 영화였다. 엘리자베스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거울 속에 나이든 모습도 나름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내가 지금의 나를 사랑하므로 또 다른 나는 필요 없었을 것이고,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는 연인, 친구들과 교류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행복한 노후를 보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스로 파괴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유투브에서 어떤 심리학자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내게 웃음지어 주세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격려도 해주세요. 거울 속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세요"


나는 내 안의 '수'와 사이좋게 지내는 길을 선택해 봐야겠다.





김세라 변호사 / 글 빚는 변호사 / yess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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