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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휘파람 Sep 30. 2016

푸름을 채우는 신선의 비경 상원사

수공후와 생으로 연주하는 비천상



푸른 물결의 맑은 시간을 날고 있구나..



어느새 한여름날에 추억이 되어버린 사진들을
꺼내어 놓고선
지난 여행을 물끄러미 떠올려본다

시간이란 신비
바람이라는 마법
벗이라는 신비한 도깨비가 
그림처럼 가슴을 툭 치고 웃는다


그렇게 지나는 거로구나
이렇게 스치는 거로구나
우린 시간을 타고 훨훨 날고 있구나


상원사 푸름을 벗어나 동해 쪽빛 바다
그리고 
정동진의 모래시계처럼 엎어놓으면 우리 그 좋던 시간이 다시금 
우리 곁에 찰랑찰랑 흘러올까


정동진 푸른 물결에 담갔던 영혼의 멱을 살며시 꺼내어 본 시간의 
거울을 잠시 들여다본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인간세상의 어리석음을 모두 나무 아래 맑은 물 위에 흘려보내고선

고즈넉한 시간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지만 서툰 것도

투박한 것도 싫어

차라리 세련되고 아기자기하며 산뜻하고

해맑은 웃음처럼

도시와 사람을 벗어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커피와 세련 그리고 매혹적인 끌림으로

가득 싸여있는 곳을

상원사라 부르고 싶다


수백 년을 살아 세상의 모든 번뇌를 내려놓고선

푸름만으로 살고 있는

신선 같은 나무들이 즐비하고

향기로움 아래서 숙연해지고 겸손해지고

선해지려는 마음이 자꾸만

손끝을 데려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바람이 물이 그리고 편안한 친구들과 푸르고 푸름이 좋아서

내내 떠나기 싫었던


상원사와 동종 그리고 거기 여전히 연주하는 비천상을

물끄러미 떠올리며 종을 쳐 땅을 울려온 세상을

자비와 깨달음으로 이끌려는 수공후와 생의 연주가

이런 으스름 땅거미 질 무렵 사색으로 깊어가는 하루를

묘연하게 이끌어가는 듯하다



물처럼
흘러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듯해 보여도
어느새 비로 안개로 눈으로 어느 이른 새벽
다가오는 그리운 내림처럼

사방팔방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산등성이 너른 바람에 주저앉아 돌아다 보이는
길고도 아늑한 계곡이며 바다며 평야며 나무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산꼭대기 바위 위처럼


그리움 둥실 떠오르는 신비한 그리움을 우린 
추억이라 말하는 거겠지

오대산 월정사에서 선재길을 타고 오른 상원사
그 서늘하고 선명한 자연의 빛깔과 함께 한
벗들의 웃음소리 사그락 거닐던 바람소리가
여직 가슴에 고스란히 담겨있구나..


그날을 돌아보며 왠지 모를 미소를 피어 올리며 기분 좋게 웃는다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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