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장가 휘파람 Oct 01. 2016

텅 빈 채 피어오른 꽃




가슴

어느 한 곳을 살짝

차디찬 고드름으로 베어내는 기분이 이럴까?


슬쩍 가르고 지난

아픔처럼


폴짝 솜털 구름으로 부풀어 오르는 천진난만함이

솜구름처럼 부풀어 오르는

물안개 속에 뽀얀 미소를 한껏

품어 안은듯한 노란 꽃다지들

가지런히 피어난 그 꽃길을 거닐 때의

꿈결 같은 순간


봄은

두 마디


봄빛깔은

두 가지 마음을 품게 한다


향기 없는

짙은 봄꽃이 가져도 주는

아득하며

슬픔엔

한없이 울게 하는

서글픔

절망 같은 슬픔

추스를 수 없는

미궁 닮은 허무가 드리운다


한 나무 가득

불길처럼 치밀어 오르고선

벼랑처럼 쪼개어져

길게 떨어뜨리는 허당 같은

허무가

오아시스

허깨비처럼 드리운

안개처럼

두려움 길게 드리운 계절


봄엔

그리움은 아픔이

아픔은 허무가 되어

끝없이 무너져내리는 눈사람 절망 같은

보고픈 마음에

질식한다


향기 없는 꽃들

눈을 현혹시키는 온갖 꽃들

잎새보다 먼저 고개를 내민

귀신같은 꽃들에

홀린 마음은

울어도

울부짖어도 떨어내지 못한

서러움엔

그저

지쳐 쓰러지는 것이다


그 아픔

그 허무

그 서러움을 담아 피우는


봄꽃엔

그래서

향기가 없다


그네들 심장은

비어 피어오른 것이다






휘파람

매거진의 이전글 참나무 애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