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엔 물결이
파도 되어
한스러이 휘몰아치고
육지엔 바람이
시원스레 방황하듯
봄꽃발끝을 스치듯 감싸 안곤
훌쩍 멀어져간다
봄날의 사람심정은
이리 가도 적적하고
저길 가도 먹먹허이
빈자리에 에둘러선 그리움이
봉긋봉긋 피었다간
동백처럼 시뻘겋게 지기도하고
목련처럼 썩어지듯 시들기도하며
진달래 고운 눈물처럼 마르기도한다
오간데 없이
적막하게
젤 먼저 와선 바람처럼 스러지는
생강나무 노오란 꽃잎은
땅 밑 안개에 겨우 일어서는 꽃다지에
닿을 듯 스치며 이슬 되어 스러진다
노루귀도 산자고도 중의무릇도
봄볕 바람꽃 되어 사라지고
황금 복수초처럼 가고 만다
바람이라면 그러려니 하건만
가슴에 앉아 오랜 세월 함께 거닐은 인연이 사라짐에야
삶의 한쪽이
가슴의 반쪽이
덜컥 떨어져나가니
병신처럼
망나니처럼
짝잃은 꾀꼬리처럼
몹쓸 날들을 터덜터덜 눈물조차 뿌리지 못해
서성인다
봄꽃길 가지런한 논둑을 거닐며
새하얀 냉이꽃 툭툭 건드리면
빛으로 온 현호색은 또 어디 이슬처럼 가버리고마는지
봄은 하얀 그리움처럼 피는가하면 이내 가고 만다
오랜 이별 꿈에조차 뵈질 않는 서러움처럼
https://youtu.be/aatr_2MstrI
이별은
아무런 소리소문없이 와선
두번 다신 나타나지 않지요
어둠보다 두렵고
빛깔보다 눈부신 그리움 그 처연함으로 남은 채
2018
03
휘파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