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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휘파람 Mar 29. 2018

봄꽃 눈물





바다엔 물결이

파도 되어

한스러이 휘몰아치고


육지엔 바람이 

시원스레 방황하듯

봄꽃발끝을 스치듯 감싸 안곤

훌쩍 멀어져간다


봄날의 사람심정은

이리 가도 적적하고

저길 가도 먹먹허이

빈자리에 에둘러선 그리움이

봉긋봉긋 피었다간

동백처럼 시뻘겋게 지기도하고

목련처럼 썩어지듯 시들기도하며

진달래 고운 눈물처럼 마르기도한다


오간데 없이

적막하게

젤 먼저 와선 바람처럼 스러지는 

생강나무 노오란 꽃잎은

땅 밑 안개에 겨우 일어서는 꽃다지에

닿을 듯 스치며 이슬 되어 스러진다



노루귀도 산자고도 중의무릇도

봄볕 바람꽃 되어 사라지고

황금 복수초처럼 가고 만다

바람이라면 그러려니 하건만

가슴에 앉아 오랜 세월 함께 거닐은 인연이 사라짐에야

삶의 한쪽이 

가슴의 반쪽이 

덜컥 떨어져나가니

병신처럼

망나니처럼

짝잃은 꾀꼬리처럼

몹쓸 날들을 터덜터덜 눈물조차 뿌리지 못해

서성인다


봄꽃길 가지런한 논둑을 거닐며

새하얀 냉이꽃 툭툭 건드리면

빛으로 온 현호색은 또 어디 이슬처럼 가버리고마는지

봄은 하얀 그리움처럼 피는가하면 이내 가고 만다

오랜 이별 꿈에조차 뵈질 않는 서러움처럼




https://youtu.be/aatr_2MstrI




이별은 

아무런 소리소문없이 와선

두번 다신 나타나지 않지요

어둠보다 두렵고

빛깔보다 눈부신 그리움 그 처연함으로 남은 채







2018

03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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