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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c Jun 16. 2022

4.5 삶의 의미

4.5.4 존재의 위선

내가 인식한 세상 모든 존재는 전부 나의 추상이며, 그 추상이란 나와 세상 간의 상호작용이다. 그래서 추상들은 마냥 존재하지 아니하고 나의 생명처럼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진다. 그렇게 추상이 일시적일지라도 그들은 나를 실제로 죽거나 살게 만든다. 그래서 나의 추상적인 세상은 분명히 실존한다.

반면 추상보다 더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질 정도로 존재할 지라도, 나를 살지도 죽지도 않게 만드는 존재는 전부 거짓이다. 그런 거짓 존재도 분명 물리적으로 존재하나, 그런 것엔 생명 또는 죽음의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

그런 거짓 존재들은 생각보다 매우 가까이에 있다. 그것은 쓸모를 찾지 못하고 무심히 버려지는 시장의 수많은 물건들이며, 혹시 재밌을까 싶어 사두고도 전혀 읽지 아니한 먼지 쌓인 책들이며, 분에 넘치는 열량을 섭취하고도 힘차게 움직이지 않는 나의 몸뚱이다. 그리고 그런 거짓 존재와 함께 버려지는 것은 나의 진실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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