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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행 Nov 26. 2019

남아프리카 오버랜드 투어

나미비아 듄 45, 사막과 러브스토리

|여행 3개월 차|

투어의 시작 

 한국을 떠나온 지 61일째, 말레이시아로부터 이틀 만에 도착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오버랜드 투어에 합류했다.

 이 투어는 여행용으로 개조된 트럭을 타고 20일 동안 남아공-나미비아-보츠와나-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까지, 아프리카의 남쪽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이었다. 

  우리가 참가한 투어에는 대장이자 운전사인 쏜, 젊은 요리사 아가씨 요요, 독일인 관광 해설사 올리가 스태프였고 참가자는 9명뿐이었다. 보통은 20명 남짓인데 비수기여서인지 우리 가족 3명에 한국인 리 아저씨 부부, 한국인 대학생인 무신과 용민, 그리고 스페인 친구 올가와 독일인 얀센이 전부였다. 나중에 호주인 프리실라가 합류하긴 했지만 특이하게도 전체 여행자 9명 중에 한국인이 7명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동양인은 한 팀에 한두 명 정도인데 한국인이 너무 많아 외국 친구들을 기대하던 다른 한국인들은 약간 실망하는 눈치였다.  

 (이때 함께 여행했던 한국인 대학생 친구의 블로그를 들어가 보니 몇 명 안되는 서양친구들과 찍은 사진만 올려놓아져 있어서 씁쓸했던 기억이 ...)



사막과 러브스토리 :나미비아 듄45

  나미비아의 꽃이라는 모래언덕, 듄 45(DUNE45)에 일출을 보러 갔다. 많은 세계 여행자들이 이곳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꼽는다. 

 잠이 덜 깬 상태로 힘들게 모래언덕을 올라갔는데 일출 복이 없는지 듄 45가 낯을 가리는지, 떠오르는 해는 반만 보였다. 그래도 책에서만 보던 곳이라 내가 책 속에 있는지 실제로 여기에 있는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준이는 어둠 속에 모래언덕을 오르면서 힘들다고 투덜대더니 내려가는 길엔 신나서 사막 언덕을 비스듬히 달리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내려간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사막을 본 건 이 여행의 나미비아에서가 처음이었다.

 별이 쏟아지는 사막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가 눈물이 났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땐 사막은 그런 곳인 줄만 알았다.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외롭고 멀리 떨어져 있는 곳. 

 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사막의 이미지는 다르게 다가왔다. 사막도 여러 가지 얼굴이 있었다. 오아시스를 품고 있는 곳, 이글이글 철 성분이 달아올라 맨발론 도저히 걸을 수 없는 곳, 붉은색, 노란색, 하얀색, 이집트엔 크리스털 사막까지 있다.

  나미비아 스와콥문트에서는 쿼드 바이크를 타고 가이드를 따라 쪼르륵 사막을 넘어 바닷가까지 갔다. 새파란 하늘에 달빛처럼 노란 사막의 대비가 선명했다. 바닷가로 갈수록 바람과 안개에 젖은 사막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듄 45에서 얼마 안 가면 호수가 그대로 말라 사막이 된 데드 플라이가 나왔다. 데드 플라이에서 사진을 찍고 나면 부시맨 가이드 아저씨가 부시맨과 사막 생활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이 부시맨 아저씨는 아프리카 여행 책에 간간이 소개되었던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일본인 아가씨가 이곳에 여행 왔다가 이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돌아가지 않고 결혼해 살고 있다고 한다. 원래 신발을 신지 않는 부시맨 아저씨는 결혼 승낙 때문에 처가인 일본에 가기 위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발을 신었다고 한다.

 이야기만 들었을 땐, 하늘에서 떨어진 코카콜라병에 맞았던 키 작은 흑인인 부시맨을 상상했었는데 이 이야기에 주인공인 부시맨은 키가 큰 백인에 통통하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러브스토리보다 왜 이 아저씨를 부시맨이라 부르나 가 더 궁금했지만 깜박하고 물어보지 못했다.

 데드 플라이를 떠나 한참을 달리다 대장인 쏜이 길가 울타리 쪽을 가리켰다. 일생에 단 한 번만 신겨졌던 부시맨의 신발은 낭만의 상징으로 그곳에 걸려 있었다. 


동터올 무렵의 아프리카

듄45

    사막엔  도마뱀이나 전갈도 많이 살고 사슴 종류인 오릭스 같은 큰 동물들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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