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행 Nov 25. 2019

 출발을 결정하다

이렇게 뜬금없이 

등장인물

엄마(앤): 결혼 이후 전업주부와 직장생활을 두루 섭렵한 무대책  결단 주의자.  뜬금없이 세계여행을 제안함.

아빠(BK): 대학, 군대, 직장생활 13년, 세계여행을 위해 본인이 살아온 정식  코스를 과감히  정리한 관주의자.  마흔 살 가장으로서 그의 새 인생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지.

아들(준이): 명랑, 쾌활. 펭귄 마니아이자 사는 게 즐거운 11살.  가족 중에서 세계여행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  



 
  


※ 이 책에 나오는 친구들의 이름은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가명임을 밝힙니다.     


출발을 결정하다

 어릴 적부터 세계여행이 꿈은 아니었다.

 결혼할 때 손 꼭 잡고 세계여행을 약속하지도 않았다.   

 아이 키우다가 어렵게 구한 직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던 어느 날, 금요일이라 막히는 퇴근길 버스를 1시간 반 동안이나 타고 시든 파처럼 집에 도착했다.  

먼저 퇴근한 남편은 코미디  프로를 보면서 희희낙락하고 있고 아이는 벌써 곯아떨어져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  

 “우리 세계여행이나 갈까?”

 남편의 뒤통수에 대고 생각지도 않던 말이 튀어나왔다.

 “응, 그래 가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 걸까?

 남편은 과자를 연신 입에 집어넣으면서 쉽게도 대답했다.

무심한 그 대답에 ‘ 한번 사는 인생인데 답답하게 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저지르고 살자.’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했던 말처럼 일상은 우리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나?’

 이런 의문이 솟아날 때야말로 뭔가를 저지를 때다.

우리 가족의 세계여행 이야기는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시작되었다.

 여행 출발 11개월 전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