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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유클리드와 에라토스테네스: 소수를 찾아낸 사람들

수학을 철학하다. 중1 1학기부터

by 지경선

1장 3절. 유클리드와 에라토스테네스: 소수를 찾아낸 사람들


우리가 지금 배우고 있는 소수와 소인수분해 개념은 사실 수천 년 전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이론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두 명의 수학자가 있어요. 유클리드(Euclid)와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입니다.


■ 유클리드: 수학의 기초를 세운 사람


유클리드는 기원전 3세기경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했던 수학자로,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바로 『원론(Elements)』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지금으로 말하면 수학 교과서의 원조예요. 놀랍게도 2000년 넘게 유럽 수학 교육의 핵심 교재로 쓰였죠.

유클리드는 수학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에요. 그는 “소수는 무한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죠.


『원론』 제7권에서 유클리드는 소수(prime number)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단 하나의 약수만을 가지는 수.”


즉, 1과 자기 자신밖에 나누어지지 않는 수지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유클리드가 단지 정의만 내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그는 수학사에서 지금까지도 가장 위대한 정리 중 하나인 다음 명제를 증명했습니다:


“소수는 무한히 많다.”


그 증명 방식도 아주 우아했어요. 유클리드는 이렇게 생각했죠.


“모든 소수를 다 나열했다고 치자. 그 모든 소수를 곱하고 거기에 1을 더하면 새로운 수가 생긴다. 이 수는 기존의 어떤 소수로도 나눠지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소수가 존재하게 된다!”


이렇게 유클리드는 소수의 세계가 끝이 없고, 수학은 계속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훗날 수학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고, 오늘날 암호학, 정수론, 컴퓨터 과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 에라토스테네스: 소수를 찾아내는 그물망


유클리드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던 또 한 사람, 에라토스테네스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수에 접근했어요. 그는 ‘소수를 직접 찾아내는 방법’, 즉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에라토스테네스의 체(The Sieve of Eratosthenes)입니다.


이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이 표는 소수를 찾기 위한 시작점이에요. 배수를 지우고 남는 수가 바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수’랍니다.


1. 2부터 시작해서 자연수를 쭉 나열한다.

2. 2는 소수이므로 표시하고, 2의 배수는 모두 지운다.

3. 다음 남은 수인 3도 소수로 표시하고, 3의 배수는 모두 지운다.

4. 이 과정을 n 이하까지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예를 들어 1부터 100까지의 소수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어요.


즉, ‘체’라는 도구로 소수가 아닌 수들을 걸러내고 남은 수만 모아보는 방식이죠.


이 방식은 지금도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소수를 배울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지만, 사실 이건 기원전 수백 년에 이미 고안된 천재적 알고리즘입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방법을 이용해 수천 개의 소수를 직접 찾아냈고, 이를 통해 숫자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려 했습니다.


수학자의 질문은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질문을 던졌다는 거예요.


“과연 수는 어디까지 나눌 수 있을까?”

“수의 세계에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기본 단위’는 어떤 모습일까?”

“이 기본 단위는 무한히 계속될까, 아니면 끝이 있을까?”


이 질문들은 단지 수학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질문이기도 했어요.


바로 그런 점에서, 소인수분해는 단순히 ‘곱셈의 역과정’이 아니라,

숫자의 본질을 묻는 지적 탐구의 시작점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배우는 소수와 소인수분해는,

사실 수천 년 전 유클리드와 에라토스테네스가 던졌던 질문에

여러분도 함께 답해보는 지적 시간 여행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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