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철학하다 중1 1학기부터
고대 그리스에서 유클리드가 “소수는 무한하다”는 정리를 증명하고, 에라토스테네스가 그 소수를 찾아내는 ‘체’를 고안한 이후로, 수학자들의 소수에 대한 탐구는 잠시 멈추는 듯했어요.
하지만 중세와 근대에 들어서며, 몇몇 뛰어난 수학자들은 이 작은 수들의 세계에 다시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소수를 단순한 수학적 단위가 아니라, 수학의 질서, 아름다움, 그리고 우주의 비밀을 품은 열쇠로 바라봤죠.
지금부터 우리는 중세와 근대의 세 명의 수학자—페르마, 오일러, 가우스—가 소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확장했는지를 살펴보려 해요.
페르마는 프랑스의 변호사였지만, 퇴근 후에는 수학을 즐겼던 아마추어 수학자였어요. 하지만 그의 취미는 가히 천재적이었죠.
그는 편지에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한 놀라운 증명을 찾았지만, 여백이 부족하여 쓰지 않겠다.”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그의 ‘페르마의 소정리’는 모든 정수 a와 소수 p에 대해
≡ a (mod p)
이 성질을 이용해 소수를 판별하는 근거를 마련해주었고, 이는 오늘날 RSA 암호의 기반이 되죠.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수학 공식을 남긴 인물이에요. 그는 수학 공식 하나로 세상을 연결했어요.
그는 페르마의 소정리를 일반화하고, 수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제공했죠.
또한 소수의 분포에 대해 오일러 곱이라는 공식을 제시해,
“모든 수는 소수로 이루어졌고, 그 곱은 무한하다.”
는 유클리드의 생각을 함수 형태로 확장했어요.
오일러의 열정은 눈이 멀고 나서도 계속됐습니다. 그는 머릿속으로 계산을 했고, 아들에게 받아쓰게 하며 400편이 넘는 논문을 썼죠.
천재 소년 가우스는 3살에 숫자 합을 구하고, 15살에 소수의 분포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그는 『정수론』이라는 책에서 소수를 포함한 수의 구조를 분석했는데, 거기엔 지금도 쓰이는 ‘소수 정리’의 단서들이 숨어 있었죠.
그는 소수를 ‘무작위로 흩어진 듯 보이지만, 거대한 질서가 숨어 있는 수’로 여겼습니다.
이런 관점은 오늘날 소수 분포에 대한 확률적 모델로 이어졌고, 이는 수학자 리만의 추론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소수에 대한 사유는 고대의 정의에서 시작되어, 중세의 신비로움과 근대의 질서로 이어졌고, 마침내 무작위 속의 패턴을 찾아내려는 현대 수학의 도전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수학자들은 더 이상 소수를 단순한 ‘외톨이 수’로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수학의 미로 속에서, 소수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죠.
소수의 분포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오늘날 암호학, 인공지능, 난수 생성 알고리즘까지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이는 수학이 현실 세계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소수에 대한 탐구는, 결국 우리가 수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패턴’을 발견하려 애써왔는지를 보여주는 지적 여정의 집약체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