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경선 May 09. 2024

수학선행은 어떻게 할까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생각하며.

수학 선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일단 선행은 왜 하는 걸까요? 고등과정에서 소화해야 하는 공부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하게 됩니다. 공부량이 많지 않다면 그때 가서 해도 됩니다. 그러나 제가 아이들을 20년 가르쳐보고, 제 아이들도 고등학교를 보내보니, 주요 강점 과목 하나 둘은 정도를 만들지 않고서는 도저히 고등학교 입시를 잘 해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선행이 좋다, 나쁘다 이런 말 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도 하기 싫어요. 이제는 이런 말은 저에게 정치질에 네 아이 목숨을 걸라는 것으로 들립니다. 정리를 좀 정치하는 사람들이 말끔히 해두고 애들한테 하라 마라 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안 해도 되게 아이들에게 불이익이 없게 제도를 좀 만들어주시고요. 그전엔 애들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기를요.


여하튼 그건 그렇고요.


선행이 곧바로 특목고 입시다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가만히 지켜보면 뭔가 연결이 된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제가 수년을 가만히 관찰해 보니 우리가 보는 유명한 TV에 나오는 특목고 없애라는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자식들은 거의 특목고에 입학했더군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고의 특목고에 딸 둘도 입학하여 졸업했더라고요.

 

전 애들을 그런 의미의 진보적으로 키우는 거 싫어해요. ‘시험 스트레스 줄여준다, 아이들 중점 교육이다’하고 가서 하는 학교의 행태들은 보면 공부는 안 가르치고 애들이랑 놀러 갑니다. 교과서에 나온 부분을 끝까지도 안 가르치는 학교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나중에 몇 년 후 수능 보는 사실의 변함없는 데 말이죠.


애들 생각 전혀 안 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공부량도 마음대로 대폭 줄여요. 지금 코로나로 인한 대한민국 수학교육의 교육격차는 그 현격한 차이가 그냥 학교 공개된 시험문제만 봐도 곧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인데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미 고려대학교는 이미 문과 전공 학생들에게 ‘선형대수학’을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야 문과여서 회사에 입사해도 이공계 친구들이랑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전 세계가 AI와 양자컴퓨터 등으로 수학교육에 얼마나 열을 올리는지는 어떤 정치인들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 그런 무책임한 사람들이 싫습니다.

 

여하튼 저는 아이들이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올리는데 공부보다 더 좋은 도구를 주위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야죠. 더 좋은 도구가 있다면 그 학생에 맞게 살면 되지만, 보통 우리 아이들은 없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애들이 잘 살 확률이 올라가지요.


거의 20년 전 선행학습의 실태에 관한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를 보면 중3에서 고1로 올라가는 학생의 90% 가 고1 과정을 공부한다고 말하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지금은 뭐 조사도 안 합니다. 다 하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방법입니다.

 

이상하게 선행으로의 공부는 아이들에게 뭔가 계급의식이 있어서 본의 아니게 친구들끼리 진도 어디까지 나갔느냐를 두고 겨루는 문화가 제가 있는 강남에는 있습니다. 아이들이니까 이 부분을 확실하게 가르쳐 줘야 되겠죠? 아이들이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어리석은 엄마들도 있어요. 그런데 꼭 다음의 내용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러한 진도 어디까지 나갔느냐를 두고 말하는 것은 진짜 의미가 없다고요. 모든 수학 교육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인데도, 아이들은 그 안에서 기싸움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마치 태권도 무슨 띠야 라고 서열 정리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말이죠.


선행진도가 그 사람의 수학 실력 척도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 수학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나옵니다. 수학은 하나의 개념을 두고 그 안에서 정리와 성질들을 하나씩 수학적으로 틔어내어야 하는 과목이에요.


어디에서 유형별 정리와 문제를 많이 푸는 양치기로는 성적향상에 어느 정도까지만 효과가 있지 최상위 그룹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런 공부에 대한 태도로는 수학을 절대 정복할 수가 없어요.

 

여하튼 기본개념도 제대로 모르는지 아는지도 정확하지 않은 채 쭉 지나가는 교육은 절대 안 돼요. 애들이 인지 과부하에 걸리게 되고, 나중에는 정말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애들이 될 수 있어요.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강남권 학교 어려운 시험에서 80점 이상이 안 나오면 일단 선행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강남권 학교 시험문제가 좀 쉬운 곳은 거의 90점 이상이 나와야 그다음 학기를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책을 정확하게 공부하는 훈련을 시켜야 돼요. 예를 들어 어머님들이 아는『수학의 정석』의 연습문제까지 1번부터 20번까지는 무조건 풀고 앞에서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고 익혀야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얇은 어떤 교재만 만들어서 그 교재 안에 학습지 문제만 나열되어 있는 식의 공부는 안됩니다. 고등수학 선행을 했다는 중학생들이 그전에 공부했던 자료를 가져와서 저에게 보여준 걸 생각하면 정말 어이가 없어요.


학습지 같은 개념도 아닌 어른들이 알고 있는 수학의 정석 필수예제 유제도 아닌 보기 문제 같은 것만 풀어놓고, 한번 배웠다 하면서 자료를 보여주더라고요. 깊은 사고를 훈련하는데 수학과목보다 탁월한 효과를 내는 과목은 없는데 이렇게 서는 수학과목이 주는 유익을 누릴 수가 없어요.

 

AI시대에는 깊은 사고, 명확하고 논리적인 예리한 생각이 인간사고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인지에서 정서로, 정서에서 인지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잘 알아내 내가 무엇을 알고 어떻게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자기 성찰을 하게 할 줄 아는 사고가 정말 중요하니까요. 이런 사고는 수학과목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기에 수학은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두꺼운 교재, 설명 부분에 텍스트가 많은 교재를 택하도록 주문합니다. 풍부하게 개념이 설명이 쉽게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책을 보라고 주문해요.


그래야 그 책이 아이들이 읽을수록 회독할수록 실력이 올라가게 하는 책이니까요. 아무리 이 책 저 책을 많이 푼다고 하는데 그러지 말길 조언드려요. 본인이 아는 문제만 풀고 모르는 문제는 남겨두고 계속해서 지나가 책 권수만 늘리면 곤란하니까요.

 

좋다고 소문난 한 권을 여러 번 봐서 그 안에 있는 것을 100 퍼센트 자기 것으로 해야 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답니다. 강의교재로 만들어진 교재는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 좋지 않아요. 그 교재 회사에서 파는 강의를 봐야 되니까요. 피곤해요.


연장선상에서 남의 강의 많이 듣느라 시간 허비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 강의, 학원 수업 등 너무 많이 들어 아이들이 자신의 집중력을 남의 말을 듣는데 낭비할 때가 많아요. 저는 그렇게 해서는 수학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을 잘 못 듣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래서 설명을 듣고 본인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선생님의 주어진 정확한 설명을 듣고 혼자 수학 교과서 텍스트 안에서 가리키는 개념이 무엇인지 가만히 깊이 생각해 봐야 됩니다. 인터넷 강의도 쭉 보고 그러지 말고, 들으면서 생각하고 혼자 가만히 교재를 읽어보고, 또다시 듣고 그래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아이들의 사고력이 자랍니다.

 

시원하게 긴~ 강의들을 고등 고학년이 되면 많이 찾는데, 저는 가서 아이들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잘 만들어지지 않은 학생들이 현란한 남의 해설을 보고 대리만족하며 내가 공부했다고 착각을 들게 하니까요. 그러나 이것도 아이들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느려도 정확하게 개념을 알려주는 선생님의 과도하지 않은 설명을 잘 듣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개념을 깊이 생각하며 읽어보며 그 개념이 어떠한 형태로 유형화되는지 알아봅니다.


더 나아가 이 유형화된 편집의 순서가 앞에 것에서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를 알아차릴 정도로 공부를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목’이 생겨야 됩니다.

 

제 지인 중에 수학 강사로 크게 성공한 분들이 가까이에 있어요. 1년에 세금을 15억 이상을 내시는 분들이니,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이 맞겠지요?


그 두 분께 제가 여쭤봤습니다. ‘선배님! 어떻게 하면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선배님처럼 수학을 잘하게 할 수 있을까요?’ 한 분이 말씀해 주신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의 강의를 자꾸 의지하면 안 돼! 혼자 자꾸 읽어봐야 돼. 가만히 혼자.’

 

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쳐본 결과 이렇게 되는 아이들도 있고 안 되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러나 최종적으로 위의 선배님처럼 될 수 있게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꿈이 없다고 하면 그냥 수학과를 가라고 합니다. 수학과 가서 공부하고 두뇌를 극도로 훈련하면서, 대학원에 가서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라고 해요.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기 때문에 그런 훈련이 아이들의 대학원으로의 진학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 제자들 중에 수학과 진학생이 많은지도 모르겠어요.

 

좋다고 정평이 난 교재를 여러 번 100% 알 때까지 보고 혼자 풀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혼자 하기 힘드니까 보조적으로 학원이나 주위 과외 선생님께 도움을 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공부는 전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꼭 명심하면 좋겠어요. 도움 받으면 빨리 할 수 있게 되니까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혼자 여러 가지 고민하며 공부하고 연구하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습이 수학공부를 하면서 할 수 있어요.


이러한 수학 과목의 특수성을 잘 이루어가며 공부해 더욱 전략적으로 용의주도함을 익혀 나가는 우리 아이들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학불안 연구에 대한 회의: 불안을 애들이 만들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