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원의 <살다 보면>

작사 유기환/ 작곡 권진원

by GAVAYA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권진원'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eHB4 vyNrNjk? si=6 Xuxv2 atY2 eIB0 SY

수많은 근심 걱정 멀리 던져 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 권진원의 <살다 보면> 가사 중 -




권진원은 1985년 데뷔했습니다. MBC 강변가요제 출신입니다. 언어에 다재다능합니다. 한국외대에서 네덜란드어를 전공하면서 프랑스어를 부전공했다고 하네요. 특이하죠? 강변가요제에서 <지나 여름밤의 이야기>라는 노래로 은상을 수상하며 가수 데뷔했습니다.

1992년 정규 1집을 냈지만 큰 관심을 받진 못했죠. 1993년 자신이 직접 작곡한, 오늘 소개드릴 노래로 2집을 발매합니다. 1999년 발표한 4집에는 <Happy Birthday To You>라는 곡도 유명합니다. <살다 보면>은 은근히 커버가 많이 되었습니다.

1998년부터는 가수 활동보다 대학 교수로 나섭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영상음악과, 경희대학교 포스모던음악학과를 거쳐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를 하고 있으시다고 하네요. 서울예대 실용음악학과는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남편분 한국외대 재학시절 커플이었다고요. 남편도 프랑스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오네요.

후학을 양성하면서도 간혹 TV에서 보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꾸준히 앨범은 냈었더군요. 2023년 정규앨범으로 9집을 발매했습니다. 비정규 앨범도 7개나 되고요. 편안한 목소리가 매력이죠. 그녀가 키운 서울예대 가수들을 눈여겨봐야겠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살다 보면'입니다. 네 살다 보면 별의 별일이 다 있죠. 기쁘고 슬프고 울고 웃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살고 죽고 등등요. 그걸 표현한 노래입니다. 그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하신가요? 가사를 같이 살펴보시죠.

'살다 보면 괜시리 외로운 날 너무도 많아/ 나도 한번 꿈같은 사랑 해봤으면 좋겠네/ 살다 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 가끔 어디 혼자서 훌쩍 떠났으면 좋겠네' 부분입니다. 살다 보면 외로움이 밀려오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땐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죠. 그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살다 보면 어깨가 축 처지는 날도 있습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날입니다. 그럴 땐 바람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나 혼자의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합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수많은 근심 걱정 멀리 던져 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부분입니다.

우리가 겪는 수많은 근심 걱정의 기원은 바로 속박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그것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죠. 꿈이 있어야 현실의 어려움이 찾아와도 버텨낼 수 있지만 그것보다 훌륭한 것은 바로 지금 여기서 즐길 수 있는 삶일 겁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음. 오늘은 '살다 보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봐야겠네요. 올해는 제 나이가 반백살이 됩니다. 평균 수명 기준으로는 반을 넘게 더 살았고 백세시대라고 가정하면 딱 절반에 해당되죠. 나이를 말씀드린 이유는 이 노래 가사를 해석하기에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하하하.

요즘 TV를 보면 제2의 트로트 전성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여기저기 관련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이전과 다른 점은 트로트를 즐겨 부르는 세대가 상당히 젊어졌다는 점이죠. 저의 선입관일 수 있으나 트로트는 나이가 좀 있는 가수가 불러야 맛깔이 나더군요. 노래의 깊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겠죠.

우리는 시간의 함수를 벗어나서 살 수 없습니다. 그걸 벗어났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니까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100년 가까이 사는 인간의 수명에서 경험값은 무시할 수가 없죠. 삶에 대해서 말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 함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노래가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희로애락이라 말합니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입니다. 인생에서는 피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뜻하지 않는 기쁨과 즐거움도 간혹 만나게 됩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전자가 있기에 후자가 있고 후자가 있기에 전자가 있는 것이죠.

매일 노는 사람은 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기 어렵습니다. 가끔 놀아야 놀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죠. 아주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99번 슬프다가 1번 기쁨이 찾아오는 게 우리 삶의 공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격하게 힘든 날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일상이 대체로 99번으로 인식되니까요.

화자는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으로 꿈같은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면 더 외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것인지? 하하하. 사랑 경험이 많은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저는 외로움이 찾아오거들랑 그 외로움과 친구가 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또 힘든 일이 찾아오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고도 합니다. 인생의 무게가 그런다고 가벼워진다면 모든 사람들이 열두 번도 떠났겠지요. 하하하. 누군가는 인생의 무게를 함부로 내려놓지 말라고 말하기도 하죠. 떠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보기에 따라서 직무 유기가 될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낙이 있다처럼 긍정적 표현도 가능하지만 살다 보면 죽고 싶은 날도 있다처럼 부정적인 표현도 가능합니다. 살다 보면 뒤에는 무엇이든지 올 수 있죠. 그만큼 우리의 삶은 열려 있고 수많은 가능성들로 채워져 있는 듯합니다. 살다 보면 말이죠.

예전에 A 연예인의 죽음을 보면서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 같지 않아서 그랬는가 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었던 B 연예인은 지금도 꿋꿋이 살아있는 것과 자연스럽게 대조를 이루 되더군요. 왜 같은 상황이었는데 A와 B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묻게 되었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것은 피차일반을 거잖아요.

한 마디로 꿈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표현에 대해 반기를 들게 된 셈이죠. 작년에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그 힌트를 발견했는데요. 회차 제목으로 나온 '살다 보면 살아진다'였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라는 논리가 맞으려면 우린 늘 일신우일신하는 삶을 살아야 하죠. 그런데 실제 그런가요?

내일의 꿈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일이 곧 우리의 꿈이 되고 내일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삶을 가꾸었기 때문일 겁니다.

제 눈길을 끈 마지막 가사를 언급하려 합니다. 바로 자유와 아름다움이죠. 인생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먼저 꼽고 싶은 단어라고 표현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작가 유시민이 말한 '삶에 정해진 목적은 없지만, 내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네. 살다 보면 자유롭지 않은 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시간도 찾아옵니다. 그런 것들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고 있죠. 그래서 괜스레 외롭고 힘든 나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부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 스스로가 추구하는 자유와 아름다움은 그 자체가 우리의 삶이고 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드디어 내일 한국 시간 오전 7시 30분 도미니카 공화국과 WBC 8강전을 치릅니다.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투타 밸런스가 좋습니다. 객관적인 전략은 한국이 열세죠. 그런데 공은 둥급니다. 공 하나에 울고 공 하나에 웃기도 하죠. 살다 보면 경우의 수는 적지만 한 번쯤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고 토끼도 거북이에게 지고 그럽니다. 내일이 그런 날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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