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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의 <다시 만나줘>

작사 정연준 작곡 정연준/ 김홍순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업타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WjPHr-QVCc?si=E2zUt-qga5IO2vAx

새로운 여잘 만나고 싶었어

그래서 너에게

헤어지자고 말해버렸지


단순했던 나의 생각 때문에

아무 말 없이 넌 떠나 버리고

후회할 시간 없이 추억이 된 우리


다시 만나 줘

나를 다시 만나 줘

지나간 내 잘못을 용서해 줘


다시 만나 줘

나를 다시 만나주길 바라

이렇게 널 기다리는 나를 BABY


- 업타운의 <다시 만나줘> 가사 중 -




내가 욕심이 과했나 봐

소중한 널 뒤로 하고

헤어지자고 말했지


널 처음 만났을 땐

너와의 시간이

지겨워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지


나도 모르게

이제 니 곁을 지나는

멋진 여자들에 눈이 가

그 일로 니가 떠났고

후회할 시간도 없이

우린 추억이 되어 버렸지


하지만 난 금세 알았어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봐


엎질러진 물을

얼른 주어 담으려

메시지를 남겨놓고

너의 대답을 기다려


내 잘못을 용서해 줘

다시 만나주면 안 될까

난 너만을 원하며

이렇게 널 기다려


내 전화를 피하지 않고

반갑게 받아줄 수만 있다면

그깟 자존심 따윈

던져버릴 수 있어


다시 만나줘. 제발




업타운은 정연준 씨의 주로도 윤미래, 이현수, 김상욱으로 구성된 4인조 혼성 힙합 그룹입니다. 힙합으로 혼성 팀을 꾸려 인기를 끈 사례가 드문 만큼 우리나라 대중가요사를 언급할 때 꼭 등장하는 그룹이죠.

1997년 데뷔해서 1,2집이 대박이 났지만 많은 사건 사고로 얼룩지며 2000년 팀이 해체되었다가 2006년 다시 재결성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6인조로 재편되면서 재기를 꿈꿨지만 원년멤버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죠. 이번 곡은 정규 1집에 수록된 타이틀 곡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이자 후렴구로 반복되는 부분이 가장 먼저 가사로 등장합니다. '다시 만나줘/ 나를 다시 만나줘/ 지나간 잘못을 용서해 줘'에서 보듯 노래의 화자가 단단히 무언가를 상대방에게 잘못해서 이별한 상황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다음 가사가 '다시 만나줘/ 나를 다시 만나주길 바라/ 이렇게 널 기다리는 나를 BABY'입니다. 다시 한번 만나달라고 말하면서 떠나버린 상대방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고 하죠.

랩 이후에 이어지는 가사에서 무슨 잘못을 했는지가 나오는데요.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었어/ 그래서 너에게 헤어지자고 말해버렸지' 부분입니다. 여기서 노래의 화자는 남성이고 헤어진 이유는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판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맨 뒷부분의 가사와도 연결되는데요. '처음 너를 만났을 때/ 지금 같은 생각은/ 어부리 어부리/ 없을 거라 생각했었지/ 조금은 지겨워졌어/ 이제 니곁을 지나가는/ 멋있는 사람들을 바라봐' 부분입니다. 처음 사귈 땐 그 사람이 우주로 보이지만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다른 이성이 눈에 들어오는 상황을 말하고 있죠. 상대방이 들으면 전혀 납득이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실제론 이런 일이 너무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죠.

여기서 '어부리 어부리'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요. 이 단어를 찾아보니 '응어리'의 방언이라고 나오는데, 그렇게 해석하면 연결이 너무도 어색하거든요. 가사의 흐름으로 봐서는 '꿈에도', '한 번도' 정도의 단어가 들어가야 매끄러운데 왜 이런 가사를 썼는지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혹시 아시는 분 있나요? 교포 출신이라서 발음을 어눌하게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봤는데 가사는 이게 맞는 것 같거든요.

아무튼 이 남자는 새로운 여자에게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헤어지고 난 후 며칠 만에 자신의 결정이 심각한 오판이었음을 깨닫습니다.'너를 떠나고 며칠 동안 생각해 봤어/ 후회해 봤어'라고 말하면서 '너만이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야'라고 말하죠.

그녀는 이별을 고하자 아무 말 없이 떠나버렸는데요. 노래의 화자는 이 순간을 '후회할 시간 없이 추억이 된 우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망상도 해 봅니다. '널 위해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싶어/ 아직도 나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면'이라면서요.

가사로 판단하건대 이 남자는 다소 자기 중심주의가 강한 편인 듯 보입니다. 떠난 사람의 입장에서 혹은 부탁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떠난 그녀가 '나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면'이라고 말하거나 '내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처럼 자신만만하거든요. 정상적이라면 '나의 전화를 피하지 말고 받아만 줘' 나 '니 목소리를 한 번만 들려줘' 정도가 더 적합한 표현인 듯 보이는 상황이잖아요. 용서를 구하는 남자가 이리도 대담해도 되나 할 정도로 적반하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사 전개입니다.

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상대방의 변심으로 인한 시련을 겪을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났던 감정을 끝까지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요. 처음엔 낯설면서 상대방에 대한 매력도가 확 올라가지만 일정한 시간이라는 함수가 붙으면 익숙해지고 결국에는 식상해지는 게 이치죠. 노래가사에서도 '조금은 지겨워졌어'라는 가사가 그런 부분을 터치하고 있죠.

그래서 연인 사이라는 게 만나는 것도 어렵지만 지속하는 것은 또 다른 숙제인 듯합니다. 상대방이 다른 이성에 관심을 보일까 봐 노심초사해서는 그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겠죠. 사람마다 지루함을 느끼는 포인트나 시점이 다를 테니 그 지루함을 못 견디고 사고 치는 사람만을 탓하는 것으로는 사건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누가 먼저 위기의 방아쇠를 당기든지 간에 서로가 그 밋밋한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겠죠. 누군가는 이 상황을 보고 이렇게 말할 겁니다. 사랑이 노력으로 되냐고요. 네 사랑은 노력한다고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꾸로 3년만 사랑하고 헤어질 거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하하하.

사랑이 식었다고 버릴 수 있는 건 물건이지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사랑 감정이 소진될 때 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까지를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 방법이 뭐냐고요? 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이성보다는 사람이라는 관점으로의 시선 변경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더 좋은 대안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답글로라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놈은 참 오묘해서 우릴 이토록 괴롭히는데도 우린 뭐가 좋다고 평생 이 놈의 사랑을 갈구하며 사는 것일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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