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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01. 2023

샵의 <가까이>

작사 작곡 최수정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샵'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qk8wgvOgW4?si=NbgUxrFl1JwYLtF3


나를 불러줘 Oh! baby

내 곁에 영원히 forever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날 사랑한다면

오직 나와 함께


어려운 용기도 필요없어

가장 큰 소리로

날 사랑한다고

말해 줘


- 샵의 <가까이> 기사 중 -




너를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

꾸미지 않은 미소를

너에게 주고 싶어


TV속 연인처럼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몸에 받을 수 있게

나를 꼭 안아줘


너의 앞에서면

내 가슴이 떨려와

나는 예쁘지는 않지만

너의 마음을 갖고 싶어


친구가 아니면 좋겠어
특별한 연인이길 바래

그래야 평생을

같이 함께 할 수 있잖아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수줍은 내 맘이

기다림에 떠날지 모르니

조금서둘러 줄래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니가 먼저 나를 불러줘


난 지금 너에게 다가가고 있어

너도 나에게 다가와줘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날 사랑한다면

내 곁에 영원히 있어줘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가장 큰 소리로

날 사랑한다고 말해 줘




샵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한 4인조 혼성그룹입니다. 생각보다 활동 기간이 짧죠. 팀명 The S#arp은 음악 기호 샵처럼 앨범마다 더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데뷔 당시에는 이지혜, 서지영, 장석현, 오희종, 존김 등 5인 체제였지만 몇 번의 멤버 교체를 거친 후 해체할 때는 4인 체제가 되었습니다.

이지혜와 서지영 씨가 보컬을, 남자 멤버들은 주로 랩을 담당하죠. 1집에서는 <Lying>이라는 노래가 좀 알려지긴 했지만 가장 히트곡인 <Tell me Tell me>와 이번에 소개할 <가까이>는 2집에 실렸습니다. 4집에서는 <Sweety>, 5집에서는 <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에서부터 대충 감이 오는 노래입니다. 사랑을 고백하면서 물리적으로 상대방에게 더 가까이 와 달라고 어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노래의 화자는 여자입니다. 2절에서 '나는 예쁘지는 않지만/ 너의 마음을 잡고 싶어'라는 가사가 나오거든요. 따라서 이 노래는 어떤 여성이 남성에게 본인의 마음만큼 다가와주길 바라면서 하는 독백에 가깝습니다.

후렴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자의 바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는 너에게 주고 싶어/ 꾸미지 않은 미소를', '텔레비전의 연인처럼/ 다른 사람들이 부럽게/ 투명한 너의 눈빛으로 나를 곡 안 안아줘','특별한 인연이길 바래/평생을 같이 할 수 있게' 등등 한 남자와 이어지고 싶은 간절한 여자의 마음을 담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후렴구입니다. '나를 불러줘 오 베이비/ 내곁에 영원히 포에버/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부터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날 사랑한다면 오직 나와 함께/ 어려운 용기는 필요없어/ 가장 큰 소리로/ 날 사랑한다고 말해줘' 부분입니다.

전 여기서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라는 가사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2절 가사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수줍은 내 맘이/ 기다림에 떠날지도 몰라'라고 말하는 부분과 매칭이 니다. 내 마음이 기다리다 지치기 전에 어서 그에게 본인을 의미있는 존재가 되게끔 이름을 불러달라고 말하는거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먼저 불러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면서요.

여기서 이름은 단순히 김 아무개가 아니라 의미있는 존재로의 탈바꿈이라고 해석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김춘수의 <꽃>에서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와 같은 맥락입니다.

이렇게 노래와 랩이 어울어져 있는 곡의 경우는 본심을 랩에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낙 빨리 지나가 버려서 노래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남자 래퍼의 목소리를 빌려 여자의 노래 가사에 화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노래도 그런 경우라 랩을 자세히 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던 하루하루/ 조금씩 힘들어진 나의 모습/ 하지만 너를 보면 내 마음은 편안해지고/...난 지금 너에게 다가가고 있어/ 나에게 조금 더 다가와 줘' 부분을 보면 남자여자와 같은 마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서로 들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 한 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죠. 가까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요. 뜨거운 한 여름에도 두 손을 꼭 잡고 거리를 거니는 여인들을 종종 보게 되는 데요.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나도 한때 그랬나 하고 혼자말을 하다가도 다 한 때지라는 말로 못 본척 해 버리죠.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 거리를 대변합니다. 서로의 거리가 가까우면 그만큼 친밀한 사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이죠. 드라마에서 보면 헤어진 연인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갑자기 사랑하지도 않는 옆에 있는 동료의 팔짱을 끼면서 연인인 척 하는 장면이 떠오른데요. 그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한 평생을 같이 있어야 하는 사이라면 그 거리의 법칙에 다소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요즘은 한 평생이 반 세기를 족히 넘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결혼해서 한 집에 살게 되고 한 침대를 쓰게 되면 평생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마치 고슴도치끼리 서로 사랑한다고 껴앉고만 있으면 온 몸에 상처를 입는 것과 같은 모습이 연상되는데요.

그래서 관계가 길고 오래가려면 마냥 가까운 것을 추구하기 보다는 가까웠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거리의 탄력성'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사랑보다는 우정이 한 단계 더 진화된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하는데요. 친구는 멀어져도 그런가보다 하고 가까워지면 반갑고 그러잖아요.

물론 이 노래에서는 쌍방을 갈구하는 사랑의 초입이니 당연히 더 가까워지기를 염원하는 상황이겠죠. 어쨌튼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리 문제는 생각보다 난해합니다. 이상적이라고 느끼는 거리가 저마다 달라서죠. 그래서 쌍방간 거리 조정에 실패하면 괜히 서운하고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은 많은 인간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거리 조정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신가요? 가족처럼 너무 가까운 관계,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관계, 가까워지기가 너무도  어려운 관계 등 우리 삶은 이런 관계의 늪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기온이 제법 선선해져서 책상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만 있기에는 날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엉덩이를 박차고 동네 한 바퀴를 쉭 돌고 오곤 합니다. 헬스장에서 하던 운동을 잠시나마 야외운동으로 전환해 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요. 낙엽이 땅바닥에 깔리면 이를 즈려밟으며 누군지도 모를 '시몬'이라는 놈을 한 번 불러봐야 겠네요. 하하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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