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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05. 2023

마마무의 <데칼코마니>

작사 김도훈/솔라/문별/화사 작곡 김도훈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마마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sswMrxe8zXg?si=Ro_2o2uXuW41WFKO

너와 나 입을 맞춰

I feel good

너에게 나를 맡겨

I feel good


이건 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나

선을 넘을 것만 같아


너와 나 같이 그린

I feel good

오렌지 빛깔 그림

I feel good


조금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도

멈출 수가 없어 나

I feel good


- 마마무의 <데칼코마니> 가사 중 -




예고 없이 나타난 너

지금은 오후 11시 50분

오늘은 니 눈빛이 낯설어

뭔가 느낌이 싸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침묵이 흐르지만

눈빛만으로 대화해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난 이미 예상했어

이미 물은 엎질러 버렸어

우린 몰래 새벽을 맞았지


사실 나도 이 순간을

기다렸는지 몰라

치명적인 호흡

비밀스러운 파티


I can't control myself

너와 단둘이

맞은 아침에

숨 쉴 수가 없네


너와 나 입을 맞춰

I feel good

너에게 나를 맡겨

I feel good


이건 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나

선을 넘을 것만 같아


조금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도

멈출 수가 없어 나


I feel good




마마무는 리더인 솔라를 비롯해 화사, 휘인, 문별로 이루어진 4인조 걸그룹입니다. 2014년 <Mr. 애매모호>로 데뷔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처음에는 다소 시큰둥했는데 워낙 노래도 잘하고 거침없는 댄스를 보여주면서 점점 인기를 얻으며 자신들만의 음악 캐릭터를 구축한 듯합니다.

<음아오예><나로 말할 것 같으면><별이 빛 나는 밤> 등 히트곡도 상당합니다. 화사 같은 경우는 개인으로도 가수 활동을 하고 있고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나 tvN의 <댄스가수 유랑단>에도 발군의 춤사위를 보여주기도 했죠.

이번 노래는 2016년에 발표한 <MEMORY>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곡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엄청 야합니다' 하하하. 역대급이라 평가해도 될 듯합니다. 이런 가사인 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요. 이런 게 심의 없이 통과되었다니 제가 검열세대는 아니지만 격세지감입을 느낍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일단 노래 제목 <데칼코마니>를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합니다. 반쪽에만 물감을 바른 다음 종이를 접으면 나비 모양 비슷하게 나오게 되는 회화 기법을 이야기하죠. 다들 학교 다닐 때 한 두 번 해 봤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아마도 <데칼코마니>라고 제목을 정한 것은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과 빈틈없이 똑같다는 점을 담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야심한 시각에 평소와 같지 않게 보여주는 눈빛, 술이라도 한 잔 했는지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서로를 눈에 담은 채 별 대화가 없지만 뭔가 일이 발생할 것만 같은 상황을 묘사하고 있죠.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일까요? 2절 가사인 '그때 예상했었지/ 여자는 촉이 정말 빠르지/ 이미 물은 엎질러졌어/ 우리 몰래 새벽을 맞네'에서 여러 가지가 명확해집니다. 말하는 화자는 여자이고 같은 밤을 보내기 전 서로가 합을 맞추는 단계랄까요.

그 시작은 'KISS'입니다. 그래서 후렴구가 '너와 나 입을 맞춰/ I feel good/ 너에게 나를 맡겨/ I feel good'으로 시작하죠. 그러면서 이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선을 넘을 것 같아''멈출 수가 없어'라고 말하면서 on-going을 해 버리죠. 네 같이 자게 됩니다.

이 노래의 결정판은 문별의 랩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2번 나옵니다. 첫 번째는 '지난여름부터 밤낮/ 사춘기 소녀처렴/ 꿈꾸게 만들어 로맨스/ 오늘만을 기다렸어'라고 시작하는데, 여자분도 언젠가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음을 드러내죠. 그냥 분위기에 취해서가 아니라 작정하고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랩이 저는 이 노래에서 가장 야하디 야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사 이후 같이 맞게 되는 아침 풍경을 묘사하는 부분입니다. '나를 깨우는 너의 속삭임/ 너의 손짓 또 몸짓/ 너와 단둘이 맞는 아침이'로 시작합니다.

'헝클어진 머리/ 헐크 같은 바디/ 라인 보고 싶어/ 백허그까지 너/ 고개를 끄덕끄덕/ 숨 쉴 수가 없네' 부분은 여자가 아침에 침대에 있는 남자를 본 장면과 백허그로 아침 인사를 하는 남자의 품에서 숨조차 쉴 수 없게 된 노래의 화자가 그려지는데요. 결국 'I can't control myself'(통제불)라고 백기를 들며 마무리되죠.

이러한 상황 전반을 '너와 나 같이 그린/ 오렌지 빛깔 그림/ 서로가 만들어 낸 서로가 묻힌/ 데칼코마니 같아'라고 시적으로 표현합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한 밤을 지내고 보니 너도 내 마음과 똑같았네'라고 느끼며 '오렌지 빛깔 그림'이라는 가사에서 보듯 황홀함, 몽환적임을 표현하고 있죠.

우린 서로 사랑하면 닮는다고 말합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고 등등 그러다 보니 생각하는 뷰가 같아지고 외모도 비슷해지는 것이겠죠. 같아서 매력을 느끼는 커플도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요즘은 따로 또 같이가 대세를 이루고 있기도 하죠. 뭐가 정답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각자가 느끼는 만족감의 총합이 최대치를 보이는 지점 어딘가이겠죠.

전 이런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이 세상에 같은 게 정말 있기나 한 것인가 하고요. 심지어 데칼코마니를 찍어도 한쪽은 더 많은 양의 물감이 묻게 되잖아요. 엄밀히 말하면 같은 게 아니죠. 어떤 스타를 좋아하냐고 물어볼 경우 '응'이라는 대답만 들어보면 다 같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정도를 논하기 시작하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죠.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면 피곤한 인생이라고 주변에서 꾸지람을 듣기 십상입니다. 예.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미묘한 차이에 인생의 진정한 맛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왜 테스형이 네가 아는 게 어디까지고 네가 모르는 게 어디까지인데라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곤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이런 까칠함은 당근 탑재하고 있어야 보는 이들의 눈과 뇌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PS. 오늘이 <가사실종사건>으로만 따지면 86번째입니다. 그래도 많이 왔네요. 앞으로 2주 정도를 열심히 쓰면 1차 목표로 했던 100곡이 완성되겠네요. 그럼 11월이 될 거고 저는 그 시점부터 <가사실종사건>의 속도를 좀 늦추고 잠시 <참을 수 없는 이직의 가벼움>을 완성시키는 데 몰두할 계획입니다. 5년간 1년에 총 5권씩을 어떤 방식으로든 책을 내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으니 2번째 책을 긴 겨울을 이용해 마무리 짓고 내년 봄쯤 선보이려 합니다. 이번엔 전자책입니다. 100곡까지 일단 함께 전진해 보아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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