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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의 <한숨>

작사 위프리키, 종현 / 작곡 종현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하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f-DHlODTYek? si=Opuyj4 ZuTIyjLFnZ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 이하이의 <숨> 가사 중 -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크게

숨을 들이켜 봐요


이번엔 반대로 숨을 내뱉어 봐요

몸 안에 모든 것을

버린다는 생각으로요


처음엔 잘 안 될 수 있어요

우리 10번만 천천히 해 봐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다들 처음엔 힘들어해요


다른 사람이 보면

뭐 하나 싶겠죠.

하지만 숨 막히는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작은 위로가 될 거예요


괜찮다는 위로의 말에 기대지 말고

자 다시 생각을 비우고

오로지 자신의 호흡에만 기대 보세요

그렇게 천처히 내뱉고 들이마시고


누군가의 한숨

거기에 담긴 무게를

함부로 재지 말아요


그 깊이를 이해하기보단

그냥 괜찮다는 마음만 담아

포근한 가슴으로 안아주세요


여기까지 오느냐고

오늘 하루를 보내느냐고

정말 수고했다고




이하이는 2012년 SBS <KPOP 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죠. 허스키 보이스와 소올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물건이 하나 나타났군'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던 것이 생각나네요. 프로그램이 끝난 후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했고요.

같은 해 디지털 싱글 <1,2,3,4>로 정식 데뷔했죠. 그 직전에 에픽하이 7집에 수록된 <춥다>라는 노래에 피처링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에픽하이와 여러 번 음악작업을 했네요. 데뷔 당시에 고1이었으니까 10년쯤 흐른 지금은 그 목소리에 성숙함까지 담겨 가고 있겠죠.

이번 곡은 2016년 발매한 EP(미니앨범) <SEOULITE>에 실린 타이틀곡입니다. 3년 만에 낸 앨범이었고요. 앨범 제목은 '서울사람' 혹은 '서울의 빛'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손잡아 줘요'와 '한숨'을 타이틀곡으로 내놓았죠.

<한숨>이라는 노래는 힐링송으로 제격이죠. 이하이의 허스키한 소올 보이스가 어우러져 어깨가 축 처져 귀가하는 시점에 따뜻한 위로를 하기 좋은 곡입니다. 월요일 평소보다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셨다면 이 노래로 들으시면서 스스로를 안아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 보죠. 흔히들 '한숨을 쉰다'는 표현은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낼 때 나타나는 반응이죠. 동료가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 '야. 뭔 한숨을 그리 쉬어. 땅 꺼지겠다' 하는 반응을 보이죠. 이 노래에서 <한숨>도 그런 의미였을까요? 첫 가사부터 찬찬히 살펴보시죠.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입니다. 자 따라 해 보시죠. 숨을 최대한 들이쉬었다가 최대한 내뱉어 보아요. 마음이 진정이 좀 되시나요? 하루에 한 번쯤 이런 호흡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다음 가사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부분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런 호흡에 익숙하지 않을 거라 말하면서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네요. 여기서 숨은 단순히 호흡만을 말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의 현재 삶으로 확대해석해도 무리가 없어 보이네요.

제가 이 노래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부분입니다. 각박한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남들 눈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의 호흡법'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라고 일으켜 세우라고 말하는 것 같거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부분입니다. 누군가의 한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괜찮을 거야 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아 그냥 안아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T 성향이어서 이런 F본능을 발동하는 게 어려운 데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시도해 봐야징. 하하하. 마지막 가사가 '정말 수고했어요'입니다. 여기까지 오느냐고 오늘 하루 보내느냐고 수고했다는 그 한 마디를 너무도 잘 잊고 사는 우리들이 아닌지 돌아보게 되네요.


오늘은 '자신만의 호흡법'이라는 주제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호흡법'을 가지고 계신가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의 삶을 살고 계신가요? 혹시 호흡이 가빠지신 적은 없나요? 사람마다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를 뛰어도 그 반응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호흡법'을 만들어 놓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김창옥 씨가 하는 토크쇼를 가끔 보다 보면 적지 않은 깨달음을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요. 제주도의 돌을 듬성듬성 쌓는 이유가 바람이 통할 자리를 확보해야 버틸 수 있어서 같은 거요. 숨과 관련해도 생각나는 강의가 있는데요. 제주도 해녀들이 자신만의 숨을 잊고 어획에 욕심을 부리는 순간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였죠. 물리적으로 숨을 참으며 깊은 바다로 들어가야 하는 해녀들에게도 '자신만의 호흡법'이 있어야 하는 거구나'라며 중얼거렸던 것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아서요.

늘 주변에 있는 공기에 대해서 잘 생각을 안 하다가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져야 그제야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느끼는 우리들입니다. 그 공기로 하루 24시간 아니 살아있는 내내 숨이라는 것을 쉬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지만 들숨 날숨 한숨 등 숨에 대해서는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게 되죠.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 삶의 단면들이 순간순간의 호흡에 담겨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는데요. 다시 말해 자신의 숨만 잘 들여다봐도 자신의 감정과 기분 등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수 있겠다 하고요. 가끔씩 자신의 숨을 들여다보는 여유 있는 삶이 되면 좋겠다고 말이죠.

감기라도 걸려서 한쪽 코로만 호흡하면 숨을 반쯤 쉬고 살게 되는데 이는 좀 쉬었다가 가라는 의미일 테고 일을 하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으면 내가 지금 꽤나 힘들구나라고 느끼고 자신을 토닥거려 주어야 하겠죠. 숨의 숨은 의미를 찾는 자. 자신을 발견할 지리니. 하하하. '자신만의 호흡법'을 갖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명상을 할 때 자신의 숨을 들여다보죠. 네. 자신의 숨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들숨과 날숨을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준비 운동쯤 될 것 같네요. 하루 종일 외부에서 적지 않게 상처 입은 우리의 마음을 꺼내서 반창고를 발라주며 빨리 낫기를 희망해 보는 거죠. 그래서 이 노래에서도 한숨을 회환이 아니라 자신을 위로하는 방향으로 접근해 간 것이 아닐까요? 긴 한숨으로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라 봅니다. See you. Coming Soon- (NO.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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