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것들에 건배) Cheers to the wish you were here, but you're not
(오늘 오지 못한 너도 여기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건배) 'Cause the drinks bring back all the memories
Of everything we've been through
(술은 우리가 함께 겪은 모든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기에)
Toast to the ones here today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건배) Toast to the ones that we lost on the way
(우리가 잃고만 사람들을 위해 건배) 'Cause the drinks bring back all the memories
(술은 모든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기에) And the memories bring back, memories bring back you
(그래 그 추억들은 널 떠올리게 해, 너에 대한 것들을 떠올리게 해)
- Maroon5의 <Memories> 가사 중 -
고통이 없는 삶은 없죠
우린 이 순간이
영원할 거라 믿어요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면
주저 없이 다가가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예요
주변 사람들이
늘 내 곁에 있어 줄 거라는 착각
그 오만이 분노와 증오를
우리에게 불러오죠
타다 남은 불씨를
가슴에 간직한 채
당신의 앞길에 횃불을 들어요
절대 포기 않을 거라면서
당신은 여기 없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과
먼저 떠난 사람들까지
건배를 하면서 축배를 들어요
술은 추억을 불러오고
추억은 당신을 불러오고
당신의 모든 것들을 불어오죠
다 괜찮아질 거예요
마룬파이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6인조 팝 록 밴드입니다. 1994년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4명이 결성한 '카라스 플라워스'가 전신이죠. 1997년에 1집 정규 앨범 <The Fourth Word>를 발매했습니다. 2001년 기타리스트 제임스 밸런타인을 영입한 후 팀명을 마룬파이브로 변경합니다.
2006년에 드러머가 체인지되고 일시적으로 활동 중단을 가졌던 키보드 제시 카마이클이 컴백했지만 그 자리를 메웠던 PJ 모턴이 잔류하며 6 인체가 되었습니다. 세 번이나 그래미 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적으로 1억 장 이상의 싱글 판매, 7,500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한국을 5번이나 찾았고 9번 콘서트를 가졌습니다. 내한 공연 때문에 지하철이 연장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한국팬의 열광적인 모습에 전 세계 팬이 한국팬만 같아라라고 말할 정도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마룬 5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죠.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하하하.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곡은 2019년 발매한 싱글 앨범입니다. 이 곡은 좀 사연이 있는데요. 2017년 40세에 세상을 떠난 매니저 '조던 필드 스테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곡입니다. 한 마디로 추모곡이죠. 노래의 첫 부분이 너무 강렬해서 다소 밝은 곡 이미지로 오해하기 십상인데요. 저도 가사를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그랬고요.
요한 파헬벨의 유명한 <캐논 D>를 차입하여 변조했습니다. 연말 송년회나 환송회 때 배경 음악으로 많이 활용되곤 합니다. 우리 가요에서도 씨야의 <사랑의 인사>나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에도 가곡의 일부를 도입부에 배치한 사례가 있는데, 비슷한 방식인 듯요. 노래 처음부터 리스너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전럑이죠.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 <memories>에서 알 수 있듯이 떠난 사람과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만든 곡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줍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개별적인 추억은 물론이거니와 인생의 덧없음 혹은 살아남은 자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 자세 이런 것들 말이죠. 이 노래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입부는 건배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하이라이트 부분에 올려드렸으니까 다시 올리지는 않겠습니다. 요약하면 '당신은 여기 없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과 먼저 떠난 사람들에게 건배를 하며 당신과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정도가 될 듯합니다.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한다는 '추모'입니다. 듣기에는 이부분이 가장 좋으나 실제 핵심 문장은 다음 가사에 있죠.
'There's a time that I remember, when I did not know no pain(기억에 남던 순간이 있었어요. 고통 없는 삶일 때는 몰랐을 때 일이죠)/ When I believed in forever, and everything would stay the same(영원함을 믿었고, 모든 것들이 그대로 일 줄만 알았죠) / Now my heart feel like December when somebody say your name(하지만 지금 제 마음은 마치 12월 같아요.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불러줄 땐)/ 'Cause I can't reach out to call you, but I know I will one day, yeah(먼저 다가갈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그렇게 할게요)' 부분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과 마주하면서 우린 각자의 삶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됩니다. 앞으로만 달려가던 삶이 옆을 보게 되고 뒤도 돌아보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깨닫게 됩니다. '나도 영원하지 않겠구나'하고요. 그리고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눈이 갑니다. 여기선 '이름을 불러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을 꼽습니다.
2절에도 음미해 봐야 하는 비슷한 가사가 나오는데요. 'There's a time that I remember when I never felt so lost(외로움이 뭔지 몰랐을 때)/ When I felt all of the hatred was too powerful to stop(증오한다는 건 너무 강해서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Now my heart feel like an ember and it's lighting up the dark(지금 내 마음은 타다 남은 불씨 같아요. 어둠을 비춰주니까요)/ I'll carry these torches for ya that you know I'll never drop, yeah(당신을 위해 이 횃불을 간직할게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아줘요) 부분입니다. 가장 해석이 난해한 부분이죠.
1절 가사와 매치를 시켜보면 외로움을 느낀다든지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깨닫게 됐다며 아직은 희망의 시간이 있으니 그 불씨를 살려 사는 동안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 정도로 의역을 해 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주제절은 'Everybody hurts sometimes(누구에게나 고통의 순간은 있죠)/ Everybody hurts someday, ayy ayy(고통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 But everything gon' be alright(다 괜찮을 거예요)/ Go and raise a glass and say, ayy(자 이렇게 축배를 들고 외쳐봐요) 부분입니다. '삶은 고해의 바다다. 누구도 피해 가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을 거다. 잔을 들고 자신의 삶을 응원하라'로 이해해야겠죠?
자. 오늘은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남기는 메시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봐야겠네요.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도 첫 번째 파트로 '죽음'을 다뤘을 만큼 제가 오랫동안 천착해오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 책에 있는 내용을 새로 쓸 만큼 인식의 확장이 일어난 것이 아니지만 거기서 못다 한 이야기를 더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합니다.
제가 죽음과 관련해서 가장 인상적이게 봤던 글은 전북불교대학 학장으로 계시는 이일야 님의 책 <마지막 말의 철학>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거장으로 알려진 소크라테스, 샤르트르, 공자, 탁닛한 등 동양과 서양으로 나눠 30명의 거인들이 남긴 말들을 불교적 시각에서 풀어헤쳤는데요.
저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불교신문에 기고하는 글을 보고 빼놓지 않고 읽었더랬죠. 이 분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아주 옛날 노래를 테마로 불교 해석을 붙이는 글을 올리고 계시더군요. <가사실종사건> 콘셉트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해서 화들짝 놀랬지 뭡니까. 하하하. 한 편으로는 반갑기도 했고요.
여러분. 궁금하시지 않나요? 이처럼 현명하신 분들이 죽기 전에 남긴 말이 무엇이었을지 말이죠. 저도 그런 궁금증 때문에 연재를 놓치지 않고 읽었답니다. 우리 주변의 죽음은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공부가 아닐까 합니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모두 경험하고 나서 남긴 한 마디의 말의 무게는 우리 삶 전체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니까요. 가보지 못한 길을 먼저 간 사람들이 전하는 메시지만 잘 챙기고 살아도 우리 삶이 그만큼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질 테니까요.
오늘 이 시간에도 전 세계에서는 수많은 죽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연사도 있고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죠. 그런 죽음들이 우리에게 시도 때도 없이 말을 걸어 오지만 우린 늘 외면합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남의 일이라고요. 최고의 배움의 현장에서 도망치는 꼴이랄까요.
이 단어 하나만 살면서 잘 품어도 우리 삶은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전 오늘 죽음이 찾아와도 괜찮다는 삶을 사는 것이 모토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쓰고 있고요. 요즘 OTT 중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제 곧 죽습니다>라는 드라마에 꽂혀 있는데요. 진짜 대박입니다. 꼭 한 번 보실 걸 추천드려요. 죽은 자가 산 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제로 다는 것이 딱 어울리는 드라마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마다 이 단어를 바라보는 생각이나 태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그게 곧 지금 우리 각자가 지닌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합니다. 정초부터 무거운 주제를 건드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사실을 아는 것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는 점에 동의하신다면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하는 말들은 그 자체가 사상누각이 아닐까요? 무거운 주제를 건드리는 이유는 역시 마음을 가볍게 해서 우리 삶을 온전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벼운 노래인 줄 알았다가 가사 보면서 뜨악했습니다. 이런 가사의 노래를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흥얼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말이죠. 세상은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이 천지차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실감하게 되었네요. 아직 모르는 게 많아 배울 게 지천에 널렸기에 더 분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경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무명(無明)'이거든요. (세상 이치 등에) 밝지 못함 혹은 어리석음이죠. 전 아직 멀었나 봅니다. 하하하. 노래 가사처럼 고통이 없는 삶은 없지만 그래도 무명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그 고통이 누르러 뜨려 진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나름의 공부를 지속합니다. 내일은 OST 곡으로 만나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요. See you. Coming Soon- (NO.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