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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an 13. 2024

Havana

Song by Camila Cabello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SlkcOu4 JUA? si=QQAjBkDwByEZVejR

Havana

하바나


Half of my heart is in Havana

내 마음의 절반은 하바나에 있어


He took me back to East Atlanta

그는 날 다시 동부 애틀랜타로 데리고 왔지만


All of my heart is in Havana

내 마음은 하바나에 있어


- Camila Cabello의 <Havana> 가사 중 -




그 남자를 따라

이곳 애틀랜타로

와 버렸어


너란 남자 뭔가 달라

느낌이 특이해


생경하다고 해야 할까

느끼하거나 뻔한 멘트

그런 게 없어


플레이 보이라고

사전에 말했지만

난 너의 매력에

금세 빠져버렸어


주변에서

아무리 뜯어말려도


내게 이런 기분이

들게 하는 건

네가 유일했어


첫눈에 알아봤지

널 떠날 때도

그 마음 그대로였어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돌아가야 할 시간이야


하바나!

난 늘 그곳을 생각해

네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갔을 때조차도




카밀라 카베오는 쿠바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원래 이름은 칼라인데 활동명으로 카밀라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멕시코인, 어머니가 쿠바인이었던 탓에 그녀는 어릴 적 쿠바와 멕시코에서 보내다 7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죠. 본인이 가수가 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해 본 적이 없다가 얼떨결레 가수가 된 케이스입니다.

2012년 'Fifth Harmony' 그룹으로 데뷔, 4년 후 탈퇴해 본격 솔로의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7년에 발표한 싱글 앨범이며, 2018년 정규 솔로 데뷔 앨범 <Camila>에도 수록한 곡입니다. 곡으로 그녀는 팝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하죠. 끈적끈적하고 농염한 분위기를 연출해서 라틴 섹시 댄스곡으로 손색이 없는 곡입니다. 노래 말고도 'Senorita'라는 곡도 유명하죠.

이 노래의 제목 HAVAVA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영어식 표기입니다. 카밀라가 태어난 고향을 뜻하는 지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인의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미국 래퍼인 'Young Thong'이 피처링한 버전입니다. 스페인 버전도 있죠.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이 노래는 남자를 따라 하바나를 떠나온 여자가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1절은 그런대로 해석이 됐는데, 2절은 전체 내용과 전혀 다른 맥락으로 가사가 전개되어서 가사 해석을 포기했습니다.

스페인 버전 등 2절 가사 부분이 다른 것도 있었는데,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커버한 노래를 보면 생뚱맞은 2절 가사에 당황했는지 1절 위주로 편곡을 많이 했더라고요. 2절은 래퍼 남자가 부르는데, 마치 술집에서 쇼걸과 사랑(?)을 나누는 듯한 스토리거든요.  이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전체 내용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를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하하하.

1절만으로도 전체 곡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워낙 곡 자체가 잘 만들어져서 어떤 가사를 얹혔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가사에 좀 더 신경 썼더라면 당시 애드 시런을 꺾고 빌보드 1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후렴구이면서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가 곡 초반을 비롯해서 여러 번 반복됩니다. 사실상 이 노래의 시작과 끝이죠. 'Havana(하바나), Half of my heart is in Havana(내 마음의 절반은 하바나에 있어)/ He took me back to East Atlanta (그는 날 다시 동부 애틀랜타로 데리고 왔지만)/ All of my heart is in Havana

(내 마음은 하바나에 있어)' 한 남자를 따라 동부 애틀랜타에 와 있지만 하바나가 그립다는 내용이죠

1절 가사 대부분은 왜 그 남자를 따라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There's somethni'bout his manners(그의 매너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어)/ He didn't walk up with that 'how you doin'?(그는 어떻게 지내니 같은 (식상한) 말은 하지 않았어 / He said there's a lot grils I can do with(그 남자는 같이 할 수 있는 여자들이 많대)' 부분입니다. 매력이 들끓는 플레이보이처럼 상대를 묘사하고 있죠

But I can't without you(난 너 없인 안 돼) / I'm doin' forever in a minute / That summer night in June(난 6월 그 밤, 단 몇 분만에 그를 영원히 알게 되었지)' / And papa says he got malo in him

/ He got me feelin' like (아빠는 그가 나쁜 남자라고 하셔)/ He got me feeling like Ooh...(그는 내게 이런 느낌을 느끼게 해) 부분입니다. 이미 상대에 푹 빠져서 아빠의 말도 가볍게 스킵해 버립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그녀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죠.

'I knew it when I met him (난 그를 만나자마자 알게 되었어)/ I loved him when I left him(그를 떠날 때도 그를 사랑했어)/ Got me feelin\' like(내 기분은 마치) Ooh... and then I had to tell him.(난 그에게 떠나야 한다고 말했어)' 부분입니다.

첫눈에 반했고 아직도 사랑의 감정이 남아 있지만 지금 떠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사랑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다고 해석해야 할까요? 더 사랑을 하고 고향을 찾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도 있는 건가요? 이 노래 가사 해석자 입장에서는 완전 난공불락 수준이네요. 노래만 안 떴음 그냥 스킵해 버릴 곡인데. 하하하


음. 오늘은 '고향'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곳을 고향이라고 하죠. 상징적 의미로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전자와 후자에 매칭되는 고향이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저는 박신양, 이미연 주연의 <인디안 썸머>라는 영화가 떠오르는데요. 그 영화에서 여 주인공 이미연 씨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남 주인공 박신양 씨가 그녀의 변호를 맡는 국선 변호사로 나오죠. <인디안 썸머>는 늦가을에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합니다.

못된 남편으로부터 자기 방어 과정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미연 씨가 그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려하죠. 묵비권을 행사합니다. 이상함을 느낀 남 주인공이 그런 그녀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요. 제가 이 영화를 왜 고향을 언급하면서 소개해 드리는고 하면 극 중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정확하진 않습니다. 제가 재구성했습니다. 하하하)


박신양 : (입을 열어 사실만 말하면) 집에 갈 수 있어요. 그러니 어서 말해줘요.

이미연 : 전 돌아갈 집이 없어요.

박신양 : 네?


전 이 부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데요. 그녀가 돌아갈 집은 남편이 사망한 장소죠. 무죄를 선고받는다고 해도 그 집으로 돌아가기 싫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을까요? 한 단계 더 나아가 보면 그녀는 물리적인 집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영혼이기에 정착할 곳이 없다고 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전 그게 오늘의 주제인 '고향'이라는 것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이 헛헛하거나 먼저 떠난 부모님 얼굴이 보고 싶을 때 우리는 고향을 찾게 됩니다. 거기에 실제 부모님이 살아계신 것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에 위로를 받곤 하죠. 물리적 공간이 우리 마음의 정신적인 공간의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살면서 매번 고향을 드나들 수 없다는 게 문제죠.

그래서 평상시에 '정신적인 고향' 같은 것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옛 생각을 들게 하는 친구가 되었든, 오랫동안 사용했던 물건이 되었든 말이죠.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를 삶에서 배치해 놓는 문제는 물리적 고향을 다녀오는 일만큼 중요하리라 생각되거든요.

으리으리한 집에 살아도 그런 정서를 못 느낀다면 무너져 가는 고향의 초가집보다 나을 게 없는 거잖아요. 명절에만 방문하는 고향으로는 우리들의 고단한 삶을 품기가 어렵죠. 그러니 각자만의 방식으로 '고향 같은 정서'를 일깨우는 일상의 배치를 시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팝송 10번째 곡이 이렇게 난관일 줄이야. 아홉수는 들어봤어도 말이죠. 하하하. 오래간만에 궁금증이 폭발해서 2절 가사를 해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끓었지만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네요. 다른 곡을 할까도 많이 망설였지만 이런 실패의 기록을 남겨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언젠가 이 노래 가사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게 될 날을 기약해 보겠습니다. 뭔가 벽에 부딪힐 때 잠시 유보해 두는 것도 정신 건강에 유익하리라 생각하면서요. 새해 두 번째 주말이 시작되었네요. 다들 심적 고향을 찾은 것 같은 포근한 주말이 되기를 희망해 보겠습니다. See you. Coming Soon- (NO.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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