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박보람'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애쓰지 마요
우리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마요
마음 아파 눈물 나도
마지막 모습일 테니
조금 더 아파해도 되는데
잊으려 애쓰지 말아요
- 박보람의 <애쓰지 마요> 가사 중 -
그대도 그런 적 있죠
밤잠을 설치고
아침에 눈뜨는 게 무섭고
이별이 실감이 안 나는데
가슴 시린 찬 바람 불어오고
언젠가 가능해지죠
그댈 웃으면서 떠올리고
눈물 없이 잠을 이루고
함께 만들었던 추억이
희미해져 가고
그댈 떠올리면
날 걱정하며 힘들어할까 봐
일부러 생각을 접어둬요
나만의 착각이었으면 좋겠어요
혹여라도 그러고 있을 것만 같아
아직도 난 너무 두려워요
다친 내 마음 위로하기도 전에
너무 빨리 그대가
사라지면 어쩌죠
그대 애쓰지 마요
잊으려고 노력 말고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둬요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걸요
아파할 시간도 필요해요
너무 잊으려 애쓰지 말아요
아주 가끔 그대
내가 생각이 날 때면
그대로 날 기억해 주길 바라요
박보람은 2014년 싱글 <예뻐졌다>로 데뷔했습니다. 2010년 <슈퍼스타K 2>에 참여했다가 TOP8까지 진출했었죠. (이때 우승자가 허각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참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죠.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와 연습생으로 계약을 했다가 MMO로 소속사를 옮깁니다. 이후 2018년 화이브라더스로 이적했고 2021년에는 제나두 엔터테인먼트로 옮겼죠. 하하하.
과거 학폭 관련 이슈가 있었던 것 같고 서인국 씨와도 교제했다고 나오네요. 뭐 공인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의하는지에 따라 가수라는 직업과 연관시키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사는 개의치 않습니다. 진실이 뭔지를 모른 상태에서 기사 등으로만 판단할 때 오류를 겪을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가사실종사건>의 본 취지에 맞게 순수하게 노래로만 접근하겠습니다.
이번 노래는 2018년 싱글 앨범으로 발매되었는데요. 특이한 건 본인이 셀프 리메이크를 해서 2022년에 다시 발매를 했더라고요.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4년의 시간 동안 그녀에게 무슨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통상 나이를 먹은 만큼 깊은 감성을 더 담아내지 않았을까 추정을 해 봅니다. 위에 올려 드린 곡은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노래 제목이 <애쓰지 마요>입니다. 이별을 하고 나서 상대를 잊어보려고 애쓰지 말라고 리스너를 위로하는 곡입니다. 보통은 잊어보려는 노력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애쓰지 말라고 하는데 이 노래에서는 그 노력이 혹여라도 성공해서 상대를 빨리 지우는 것이 두려워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반전으로 다가오네요.
첫 가사는 '혹시 너도 밤잠을 설친 적이 있었니/ 혹시 내일 아침이 무서운 적이 있었니/ 이별이 실감 안 나 허전한 빈자리에/ 시린 찬바람 불어온 적 있었니'입니다. 이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죠.
2절에도 비슷한 가사가 나옵니다. '언젠가는 웃으며 떠올릴 수 있을까/ 기나긴 밤 눈물 없이 잠들 수 있을까/ 기억이 함께 만들어갔던 추억들이/ 희미해질 수 있을까' 부분입니다. 지금도 힘들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이 더 화자를 힘들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가끔 너도 내 걱정에 힘들어할 까봐/ 괜스레 또 접어둔 네 생각 꺼내보지만/ 어쩌면 내 착각일까 너무나 두려워/ 이렇게 아직도 나는' 부분입니다. 이별한 상대를 걱정해 주는 것 같지만 자신만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지하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애쓰지 마요/ 우리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마요/ 마음 아파 눈물 나도/ 마지막 모습일 테니/ 조금 더 아파해도 되는데/ 잊으려 애쓰지 말아요' 부분입니다. 2절에서는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마요'가 '우리 흘러가는 대로 두기로 해요'로 바뀝니다. 상대에게 하는 말 같지만 왠지 화자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특이한 점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잊지 못해서 힘든 게 아니라 충분히 아파하며 상대를 기억해 내고 싶은데, 그마저도 안 되는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꽤 괜찮은 가사 전개인 듯하네요.
'이렇게라도 내 맘을 위로하고 싶지만/ 벌써 그대 나를 잊었을까 두렵기도 해/ 아주 가끔 그대 내가 생각이 나면/ 그대로 날 기억해 주길' 부분입니다. 화자는 이별 그 자체보다 이별 후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보고자 '애쓰지 마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음. 오늘은 '애쓴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애쓴다'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과 힘을 다하여 무엇을 이루려고 힘쓰다'입니다. 어떤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을 때 쓰는 말이죠.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일을 성사시키려고 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애끓다, 애가 탄다라는 표현도 있듯이 이때 '애'는 장, 창자를 뜻합니다. 애쓴다는 크게 물리적인 감정과 심리적인 감정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자는 '고생한다'는 뜻이고 후자는 '억지로(라도)'라는 말과 결을 같이 합니다. 이 노래 역시 심리적 감정에 쓰여서 '억지로 그러지 마요'라고 말하고 있죠. 그런다고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애쓴다'죠.
이 노래에서는 애쓰는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서로의 기억이 지워지는 것을 재촉하지 말라면서요. 충분히 아파할 시간도 필요하다면서요. 억지로의 반대는 '자연스럽게'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도가 될 듯한데요. 이별 상황에 이 보다 더 좋은 표현이 있을까 싶네요.
마음을 정리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이 그렇습니다. 우린 지난 과거를 빨리 잊고 달라진 상황에 적응해 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물론 그런다고 오려는 시간이 당겨지지 않죠. 오히려 그렇게 안 될 줄 알면서도 애쓰는 이유는 너무 아파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외면하면서 시간을 좀 벌어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이죠.
전 이 노래에서 '조금 더 아파해도 되는데'라는 가사가 참 좋습니다. 아픈 건 살아 있다는 거고 지금이라는 시간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단어잖아요. 그 단어를 외면하고 회피하려고 애쓰는 것보단 훨씬 보기 좋아 보인다고 할까요. 감정에 솔직해져서 물의 바닥을 터치할 수 있어야 그 감정으로부터 진심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물리적인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애쓰는 일은 생각보다 결과가 신통치 않아 보입니다. 우리 삶이 고단한 게 어쩌면 물리적인 애씀이 아니라 감정적인 애씀을 너무 자주 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이 둘만 잘 분리해도 좋은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브런치를 가급적 빠드리지 않고 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내용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 출석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하고 나서 결과에 연연하는 마음이 생기면 감정의 애씀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겠죠? 제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입니다. 6개월 정도를 해 오고 있는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구독자를 잘 늘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걸 늘린다고 뭐가 좋아지는지 따위를요. 그래서 아예 속 편하게 클릭수 트렌드만 참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브런치를 하면서 어떤 애씀을 하고 계신지요? 정말 궁금합니다.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