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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an 21. 2024

로꼬&펀치의 <Say Yes>

작사 지훈, 로꼬 / 작곡 로코베리, 로코, 베리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로꼬&펀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l3 fjMo1 WDn8? si=Px4 rFSAoQoIP2 srt

니 눈앞에 왔잖아

내가 여기 있잖아

너의 입술로 말을 해줘

say yes say yes


나도 모르게

너에게 가고 있나 봐

부는 바람에 내 맘 전할래

love is true


- 로꼬&펀치의 <Say Yes> 가사 중 -




니 눈빛이

너무 간지러웠는데

이젠 익숙해져

웃음을 짓게 돼


친구들이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냐고

계속 그러게만 하면 된다

날 계속 부추겨


하지만 아직은

머릿속이 복잡해져

망설이게 돼


머리를 굴려보다

깨달은 건 결국 너였어


구두라도 벗어던지고

너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지난봄 우린

우연이란 이름으로 만났지만

이제 필연으로 바꿔갈래


내 옆에서 니 목소리가

떠나지 않으면 좋겠어


내 곁에서

있어주고 웃어주고

내 얘길 들어주는 걸로

난 충분해


네 눈앞에

내가 나타날 때마다

너의 입술로 말을 해줘


내 마음은

어느새 너에게 가

바람으로라도

내 맘 전할래


내 사랑은 진짜야

너는 나의 전부야




로꼬와 펀치는 나중에 따로 소개할 일이 있을 거라 OST니까 스토리를 말씀드리는 것으로 대체할까 합니다. 이번 노래는 '달의 연인-보보심경 려(이하 달의 연인)'에 삽입된 OST입니다. 2016년 SBS 월화 드라마로 방영되었죠. 중국 소설가인 퉁화가 2006년 쓴 로맨스 소설 <보보심경>을 극화한 사극 드라마라고 하네요.

아이유, 이준기, 강하늘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아이유가 우연으로 현재에서 10세기 고려로 가버리는 일명 환타지류입니다. 시기적으로 고려초 태조에서 광종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곳에는 왕의 아들이 무려 13명이나 있죠.

갑자기 시대가 바뀌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아닙니다. 여 주인공과 13명의 왕자, 그리고 왕위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꽃 피우는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죠. 13명의 왕자가 차례차례 떠나버리고 결국 혼자만 궁에 남게 된 이준기의 모습을 끝으로 드라마가 마무리되죠.

여주인공인 아이유는 처음에는 강하늘과 눈이 맞았다가 나중엔 이준기를 택하게 되죠.

이 드라마는 OST 끝판왕이라 할 만큼 OST만으로도 음반을 낼 정도로 많은 가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악뮤, 정승환, SG워너비, 백아연, 에픽하이, 태연, 다비치, 첸&백현 등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OST 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밝은 노래 한 곡을 골라봤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어보죠. <Say Yes>입니다. '응이라고 말해줘' 정도로 해석이 되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사랑 고백을 받아달라고 앙증맞게 조르는 모양새입니다. 랩을 전담하는 로꼬가 곡의 중심을 잡아주고 펀치가 하이라이트 부분의 리드믹 한 부분을 맡아서 듣는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곡입니다.

이 노래는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시작하죠. '니 눈앞에 왔잖아/ 내가 여기 있잖아/ 너의 입술로 말을 해줘/ say yes say yes/ 나도 모르게/ 너에게 가고 있나 봐/ 부는 바람에 내 맘 전할래/ love is true' 부분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이 사랑에 난 진심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죠.

나머지는 부분은 로꼬의 랩 파트입니다. '간지럽게만 느껴지던 눈빛이/ 이제는 익숙하단 듯이 웃음 짓지/ 그쪽으로 걸어가기만 하면 돼/라고 친구들은 계속해서/ 날 부추기지만' 부분입니다. 더 열렬히 사랑하는 친구들의 부추김이 있지만 왠지 마음의 걸림이 있는 듯하네요. 그게 뭘까요?

'아직은 무거운 구두의 뒷 굽/ 차라리 벗어버리고 싶은 이 밤의 끝/ 손을 내밀어 줬으면 해/ 맨발로 너에게 뛰어갈 수 있게끔' 부분입니다. 화자를 얽어매고 있는 무언가를 벗어던지고 상대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죠. 그게 뭘까요? 계속 궁금해지죠.

'복잡하기만 한 하루에/ 매 시간 머리를 굴리지만 난/ 지금에서야 깨달은 건데/ 결국 다 버려지고 너만 남아' 부분입니다. 어떤 갈등이 끝나고 마음으로 결국 상대를 선택하고 있는 모습이죠. 아마도 드라마 속에서 여 주인공이 두 남 주인공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이 부분을 담은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래서 결론은 '지난봄에는 널 우연히 봤고/ 더 이상은 우연이 아니었으면 해'라고 말하죠. 우연처럼 만난 사이지만 필연으로 바꿔가겠다는 의지를 발동시키죠. 이제 일방적으로 받는 사랑 따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랑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네요. '이 사랑 찐이야'라고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만큼 상대에게도 'yes(그래 그렇게 하자)'라고 말하라고 채근하는 듯하죠.


음. 오늘은 '우연과 필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점이나 신년운세 따위를 보시나요? '우리의 운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VS 그런 게 어딨냐 스스로 개척해 가는 것이다'는 논쟁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만큼 살다 보면 그때는 우연이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필연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필연이라고 여겼던 것이 우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경우를 겪어봐서가 아닐까 하는데요.

우린 대체로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것들에게 우연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입니다. 나는 왜 한국에서 혹은 우리 부모에게서 태어났을까 하는 류의 질문들이죠. 아마 이런 답들은 죽을 때까지도 끝내 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저는 우리 삶이 우연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설사 필연의 영역이 있다고 해도 우린 그 일부분만을 알 뿐 그 전체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활용하진 못합니다. 우연으로 점철된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일까요?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삶이라니 화가 나기도 하죠.

왜 사람들이 우연의 세계를 살면서 필연이라는 단어를 그리도 꺼내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TV에서 어떤 인물의 사연을 시간 배열로 쭉 보다가 나도 모르게 '저 사람들은 운명이네' 이런 말을 하게 되잖아요. 그렇습니다. 필연은 수많은 우연 사이에서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으로 만나지만 우린 운명의 짝이니 꼭 만나야만 하는 운명이니 이런 말들을 하며 필연을 들먹입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서로의 만남이 너무나 귀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우연의 영역으로 분류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여기는 거죠. 일종의 후행적인 의미 부여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우린 우연으로 만났지만 필연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래야 인생을 잘 사는 것처럼 여기죠. 이별을 우연으로 이루어진 만남처럼 생각하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죠? 후행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안의 기제는 헤어짐을 우연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악연이었다고 해석하죠.

하지만 우연이 있기에 인생 역전도 생기고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잖아요.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정해진 필연의 세상에 사는 것도 모든 것이 랜덤 하게 결정되는 우연의 세상에 사는 것도 우리 인간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것이겠죠. 그래서 인간은 우연의 세계에 필연이라는 양념을 만들어 흩뿌리고 사는 게 아닐까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정신 건강에 좋을 대로 생각합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처럼 말이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드라마 OST는 해당 OST를 정주행은 못해도 요약본이라도 보고 난 후 브런치를 하려고 합니다. 이걸 하다가 그렇게 본 드라마가 기억 속에서 사장되는 것이 아까워서 <드라마삼매경>이라는 새로운 브런치도 기획해 보려고 했었죠. 오늘 다룬 <달의 연인>은 내용을 파악한다고 했다가 3시간을 꼬박 다 보게 됐네요. ㅎㅎㅎ. (제가 긴 영상 보는데 특화된 체질이라서... 다른 것을 할 시간을 빼앗겨서 의도적으로 안 하려고 하는 행위입니다만). 계획에 없었던 우연이었답니다. 아마 제가 나중에 <드라마삼매경>을 하게 된다면 필연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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