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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Feb 04. 2024

웬디의 <Good Bye>

작사/작곡 김창락, 한경수 최한솔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웬디'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1 MQrACUuo3 M? si=n-C74 pYPTMAFHbeF

내가 여기 있는데

나를 몰라보나요

너무 보고 싶어

한참 기다렸는데


손이 닿지 않네요

그냥 멍하니 서 있네요

안녕 안녕 안녕 goodbye


- 웬디의 <Good Bye> 가사 중 -




눈이 나쁜 걸까

기억이 망가진 걸까

누구도 모를 거야


혹시 그댈 아프게 할까 봐

아슬아슬하게 혼자

그 길을 걸어가요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거야

그게 날 무너뜨려


오늘이라도

나를 기억해 주는

순간의 기적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향기로라도

그대 기억을 더듬어

찾아봐요


그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잠 못 이루는

긴 밤을 흘려보내며

한 참을 그 자리에서

기다렸어요


그대는 끝내

날 알아보지 못하네요

결국 손이 닿지 않았네요.


goodbye




웬디(Wendy)는 5인조 걸그룹 레드벨벳으로 2014년 데뷔했습니다. 메인보컬을 맡을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납니다. 웬디라는 이름은 그녀의 영어 이름이죠.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 유학을 가서 고등학교까지 학업을 마쳤죠. 유학생 신분이었을 뿐 국적인 대한민국이라고 하네요.

공부를 잘 한 수재였고 동시에 노래 실력도 두루 겸비한 엄친녀라고 해야 할까요. 2012년 'SM 글로벌오디션' 보컬 부문에 합격하며 SM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이 되었죠. 1년 6개월 후에 레드벨벳으로 데뷔합니다. 머리색으로 멤버를 구분해서 파랑이를 맡았죠.

2021년에는 레드벨벳 멤버 중 처음으로 미니앨범 'Like Water'를 발매하며 솔로로 데뷔합니다. 3세대 걸그룹 중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사람으로 거론되기도 하죠. 장르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악기를 다루며 비트박스나 랩도 꽤 수준급이라고 하네요. 음악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요.

이번 노래는 2018년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 삽입된 OST 곡입니다. 이 노래도 사단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름만 들어도 아는 가수들이 대거 OST에 참여했습니다. 그중 <Good Bye>제목이 보여주듯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주제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웬디 씨의 애절하고 섬세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이죠. 이 드라마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먼저 OST니까 드라마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환타지류입니다. 20살부터 이유도 모른 채 한 달 중 약 1주일가량 다른 사람의 얼굴로 살아야 하는 톱스타로 여주인공 한세계(서현진 배우)와 안면실인증(안면인식장애)을 가진 재력가인 남주인공 서도제(이님기)가 그리는 러브 스토리입니다. 남녀 주인공 모두가 얼굴에 일정한 장애를 가진 캐릭터죠.

프로그램 정보에서 이 드라마의 기획 배경을 보니까 '정말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러니까 아마, 사랑 같은 것들'이라고 나오네요. 얼굴을 소재로 한 만큼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접근도 가능하게 해 주는 작품입니다.

'눈 감으면 더욱 선명해지는 게/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됐어/ 유리 위를 혼자서 걸어가/ 그댈 혹시나 아프게 할까'가 첫 가사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세계에서 이루어질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화자가 언제 깨질지 모를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여기서 유리는 유리와 사랑의 공통점에 착안해 '아슬아슬한 관계'라는 은유를 사용한 것 같네요.

2절에서는 '꿈인 듯 해 자꾸만 같은 일들이/ 나를 조금씩 무너지게 만해/ 잠시나마 나를 기억해 주던 순간/ 기적 같았어 전부 꿈만 같아' 부분이 나오죠. 현실에 놓인 극복할 없는 장애물. 그 속에서 잠시라도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는 그 순간을 우린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볼을 꼬집어 보는 꿈만 같은 순간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가 여기 있는데/ 나를 몰라보나요/ 너무 보고 싶어/ 한참 기다렸는데/ 손이 닿지 않네요/ 그냥 멍하니 서 있네요/ 안녕 안녕 안녕 goodbye' 부분입니다. 화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화자의 야속함과 화자의 답답함을 표현하고 있죠. 끝내는 안녕을 고하고 있고요.

이 드라마 스토리의 다른 한 축은 한세계의 소꿉친구인 '신부지망생'인 류은호와 서도재의 의붓동생인 강사라입니다. 재벌가 상징하는 특유의 도도 함 와 신부의 길을 택한 두 남녀가 각자의 장애물을 뛰어넘어 사랑에 이르는 스토리 전개죠. 전반적으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이별 노래가 메인인 게 어색하긴 하네요.


음. 오늘은 이 드라마의 제목 <뷰티 인사이드>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내면 말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계를 외면이라고 하죠. 어떤 물체든 내면과 외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겉모습은 사진을 찍는 것처럼 눈으로 확인하기 비교적 수월하지만 내면을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MBTI는 그 내면의 일부 중 일정 성향을 보여주죠.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누군가의 내면의 조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만큼 우리는 내면에 대한 호기심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내면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런 저항 없이 서로의 내면을 보여주는 일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보통의 경우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외향이나 말투, 행동 정도를 가지고 2차적 해석을 하는 것이 전부인데요. 그 정보만으로는 일부 값으로 전체 값을 정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죠. 첫인상 같은 거요.

누군가의 내면을 파악할 때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은 긴 대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죠. 말과 행동의 일치 여부 말이죠. 이 정도만 해도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속아내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평소에 자신의 내면을 자주 들여다보며 관련 근육들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처음 봤는데도 뭔가 다른 느낌, 사용하는 단어의 고급성, 품위 있는 행동 등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테니까요. 흔히들 대화를 하고 나서 '책을 많이 읽었는지 좀 깊이가 있네' 이런 말을 하게 되는데 그런 맥락인 것 같아요.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 근육을 키운 것을 상대가 알아본 것이죠.

저 역시 눈으로 보이는 세계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처럼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욱 크고 위대하다고 믿고 있거든요. 그중 일부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라 믿고 있죠. 여러분들은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돌보시나요? 우리 모두 드라마의 제목처럼 <뷰티 인사이드>한 삶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제 새벽까지 아시안컵 축구를 보느냐고 토요일 날은 하루종일 정신을 못 차렸네요. 그나마 좋은 결과로 끝나서 기분 좋게 잠이 들긴 했습니다. 생방 보신 분 있으신가요? 16강과 8강 두 경기 모두 정규시간 1분 전까지 지다가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에 간 경기였죠. 그래서 기사 제목에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기지 않는 마음)'이라는 약어를 많이 썼더군요. 승리한 것은 외면이고 중꺽마는 내면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외면 속에서 내면을 찾고 내면의 힘을 외면으로 나타내는 일이 우리 인생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남은 주말 편안한 시간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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