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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Feb 05. 2024

노사연의 <바램>(feat. 임영웅)

작사/작곡 김종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노사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kKHJJ9 PWjk? si=-J_tJwTx_isVs_nV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 노사연의 <바램> 가사 중 -




노사연은 1978년 제2회 문화방송(현재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 <돌고 돌아가는 길>이라는 노래로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1989년 <만남>이라는 노래가 거의 국민송이 되어버렸죠. 작은 이모부가 최대석 씨로 이 곡의 작곡을 맡았다고 하네요. 이모가 가수 현미 씨죠. 아시다시피 같은 음악인인 이무송 씨하고 부부 사이입니다. 애칭인 꽃사슴이 화제가 된 적도 있죠.

단국대 사범대 음악교육과를 입학했는데 후에 국문과로 옮겨서 졸업했다고 나오네요. 그 사연이 심히 궁금해집니다. 하하하. 1990년대는 입담이 좋아서 예능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했습니다. 현재 유재석 씨 정도의 인기를 구하가던 주병진 씨와 함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배워봅시다'라는 코너에 고정 게스트로 나와 큰 웃음을 주기도 했죠. 잘해서라기보다는 어설퍼서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겁니다.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통 3~4년에 한 번씩 공들여서 음원을 발매합니다. 발매한 곡 수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죠. 이번 노래는 다들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노사연 씨하면 떠오르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 후배인 가수 임영웅 씨가 <미스터트롯>에 참가해 첫 번째 곡으로 이 노래를 부르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죠. 그 나이대의 분들만 아시다가 전 국민이 알게 된 케이스이랄까요.

이 노래는 2015년 발매된 곡으로 가수 김종환 씨가 작사/작곡을 맡았습니다. 이 분은 <존재의 이유><사랑을 위하여> 등 히트곡도 다수 보유한 가수인 동시에 김수희, 임해경, 리아킴, 현숙, 강현우 등 많은 가수들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진행한 분이죠. 정동원 씨의 <여백>이라는 곡도 이 분 작품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가사가 참 시적이에요. 가수 개인의 사연이라기보다는 우리 시대의 부모님들을 가사의 모티브로 삼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가사 중에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간다'는 가사가 참 인상적이죠. 험한 인생길을 걸어갈 때 사랑의 힘 혹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하는 곡입니다.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가 첫 가사입니다. 전반적으로 삶에서 느끼는 물리적인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죠.

다음 가사는 정신적인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부분입니다. 종합해 보면 세월을 걸어오면서 몸과 마음이 하나같이 만신창이가 되었다는 자조 섞인 심정이 느껴지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부분입니다. 이 부분부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두운 삶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죠. 포근하게 안아주면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것이라고 말이죠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부분입니다. 사랑의 위대한 힘을 언급하고 있죠.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삭막한 길, 여기서는 사막이라는 은유를 사용했죠. 그 길을 걸어도 꽃길이라 여기며 충분히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는 것이 늙음이 아니라 익어감이라고 표현하고 있죠. 사랑이 있기에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했다고 이해하면 어떨까요?


음. 오늘은 늙음과 익어감에 착안해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성숙'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두 단어의 차이를 알고 계시나요? 그걸 구분해서 사용하고 계신가요? 성장은 생물학적인 접근으로 양적인 면을, 성숙은 심리학적, 행동학적 접근으로는 질적인 면을 뜻한다고 볼 수 있죠. 일의 이루어짐을 성장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성숙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자를 뒤집어 보면 더 그 뜻이 명확해지는데요. 성장->장성, 성숙->숙성이 되죠. 성장은 빠르고 양적으로 많이가, 성숙은 바르게 풍성하게 라는 형용사을 품고 있는 듯하죠. 우리 몸을 기준으로 보면 일정 기간까지는 성장이 이루어지다 정점을 찍고 이내 하락 패턴을 그리죠. 노화입니다. 늙음이죠. 우리 정신을 기준으로 보면 어떨까요? 나이가 들수록 많은 경험들로 인해 성숙하기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됩니다.

사회는 어떨까요? 성장은 눈으로 보이기 하는 경우가 많고 폭발적이기까지 합니다. 어느 사회나 성장을 목놓아 부르고 있죠. 하지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일명 경제 성장률은 0에 수렴해 갑니다. 인간이 청소년이기를 거쳐 성인이 되고 노년기를 보내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경제에서도 일정한 성장이 그친 지점을 '성숙기'라고 말합니다. 그 영역에서는 양을 키우는 것보다 질로 눈을 돌릴 것을 권하죠.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양, 성장에 집중한 사회였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이 말해주듯 이젠 양이 아닌 질, 성숙으로 방향 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죠.

개인과 사회의 가장 큰 차이는 개인은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싸이클로 끝나지만 사회는 다수의 사람들로 연속된 사이클을 형성해 갑니다. 개인에겐 성장 이후 성숙이라는 화두가 따라다는데 반해, 사회는 성장->성숙->성장->성숙처럼 사회가 지속되는 한 그 양상이 반복되죠.

물론 성장하는 과정에도 성숙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만 성장이 어느 정도 바닥을 드러낸 시점에는 성숙이 그 자리를 차지하죠. 한 개인의 입장에서 인생의 라이프사이클 상에서 그리고 본인이 속한 사회가 성장과 성숙 중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데니스 가보르라는 노벨물리학 수상자가 펴낸 '성숙 사회'라는 책에서는 잃어버린 개인의 행복 능력, 놀이와 여가, 다양성이 성숙의 시대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치라고 하던데요. 우린 양적 성장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질적 성숙의 초입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성숙과 익어감에 이런 요소가 충분히 담겨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임영웅 씨의 이 노래를 듣는 순간 1위를 예상했습니다. 크게 될 사람이군 이러면서요. 그래서 관련 동영상을 검색해 봤죠. 어디 있다 이제 나왔나 해서요. 그러다 오늘 올려드린 해운대 버스킹 영상을 봤죠. 이것 말고도 녹음실에서 찍은 커버 영상도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성공이라는 단어와의 만남이 그냥 이루어진 것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안 보이는 곳에서 이렇게 꾸준히 노력을 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결국 그의 '바램'을 가능케 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상엔 정말 꽁짜는 없는 것 같아요. 임영웅씨는 나중에 꼭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lu. Coming Soon- (NO.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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