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Feb 29. 2024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feat. 휘인+멜로망스)

작사 김혜선(김희탐) / 작곡 정재형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서지원'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sTkpxEE3 wI? si=ttZrdXOHmP34 XBev

그대여

난 기다릴 거예요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내게로


난 믿을 거예요

눈물 모아


-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가사 중 -




창밖으로 하나둘

어둠이 깔리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했던

네 생각이 부쩍 나


그래서 눈물 모아

하늘에 편지를 써


너의 곁에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괜찮다고


나를 잊지 않고

찾아만 준다면

널 사랑할 거라고


기다릴게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을 때까지


믿어볼게

언젠가 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눈물 모아




서지원은 1994년 1집 앨범 <Seo Ji Won>으로 데뷔했습니다. 가수로서는 매우 짧은 활동을 했죠. 1996년 2집 발표를 코앞에 두고 돌연 세상을 등지게 되었으니까요. 2집은 그의 유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바로 2집에 실린 곡이죠. 너무 유명해서 굳이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죠.

유년시절에는 아버지를 따라 독일과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서울용산초등학교에 입학했고요. 이때부터 피아노와 첼로를 다루며 음악적 감각을 발산했고 KBS 어린이 합창단에서 소프라노 파트를 담당했다네요. 남자가 소프라노라.... 음.... 변성기 전이니까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후 미국으로 가서 초, 중, 고등학교를 마칩니다. 가수의 꿈을 키웠고, 모델 활동도 했다고 나오네요. 고등학교를 마칠 즈음에 1993년 미국 LA에서 방송국 주최로 열린 공개 오디션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국내로 복귀해 가수 데뷔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렇게 나온 1집에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1집은 큰 성공은 없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2집이 더욱 기대가 높았는데 그만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죠. 가수가 떠나고 가요 순위 1위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던 곡입니다. 워낙 많은 가수들이 매년 이 노래를 잊힐 만하면 커버를 하곤 합니다. 오늘은 휘인+멜로망스 버전으로 들어보시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내 눈물 모아'입니다. 눈물을 모은다는 것은 은유겠죠. 눈물을 모으기도 어렵겠지만 모아봤자 양도 얼마 되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간절함을 담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뭘 하기 위해서 이런 불가능해 도전하고 있는지 그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창밖으로 하나둘씩/ 불빛이 꺼질 때쯤이면/ 하늘에 편지를 써'가 첫 가사입니다. 어둠이 깔리는 시점을 말하는 것 같죠. 하늘에 편지를 쓴다는 표현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여기서 하늘은 화자의 마음을 알아줄 이가 이 세상에는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날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갔던/ 너를 잊을 수 없으니/ 내 눈물 모아서/ 하늘에' 부분입니다. 네.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로 가 버렸네요. 하지만 그 상대를 잊을 수가 없어 눈물을 모아 하늘에 편지를 쓰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눈물을 모은다는 의미가 슬픔을 담아로 해석이 되네요.

'너의 사랑이 아니라도/ 네가 나를 찾으면/ 너의 곁에/ 키를 낮춰 눕겠다고/ 잊히지 않음으로 널/ 그저 사랑하겠다고' 부분입니다. 사랑이 아니어도 상대가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가겠다고 하네요. 전 이런 가사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랑 안 해줘도 된다. 그저 옆에만 있겠다' 이런 류 말이죠.

키를 낮춰 눕겠다는 건 아마도 상대 곁에 튀지 않게 조용히 묻어가겠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고요. 그리고 상대에게 잊히지 않는 것으로 감사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하겠다고 말합니다. 종합해 보면 상대가 화자를 사랑해 주지 않아도 화자라는 존재만 인정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마음이라는 뜻이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대여/ 난 기다릴 거예요/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내게로/ 난 믿을 거예요/ 눈물 모아' 부분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떠난 상대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눈물로 쓴 편지가 하늘에 닿아 감동하여 그녀를 화자에게 데려올 거라 믿고 있네요. 허허. 그래서 그 편지를 쓰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는 눈물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하네요. 흑흑흑.


자. 오늘은 '눈물을 모으는 행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최근에 언제 눈물을 흘리셨나요? 영화나 드라마 보다가? 아니면 슬픈 일이 생겨서? 설마 제 브런치에 있는 글이나 노래를 보고는 아니시겠죠? 하하하. (농담입니다. 웃으시라고요.) 네. 살면서 눈물 흘리는 일이 참 적습니다. 특히 성인이 되어서는요.

아이들은 시도 때도 울잖아요. 갓난아이는 똥을 싸고 찝찝해서, 혹은 배고파서, 그것도 아님 놀아달라고 모든 우는 것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아이의 엄마는 제삼자가 보기엔 똑같은 울음인데, 귀신 같이 그 울음의 의미를 해석해 내곤 하죠. 남편들이 아무리 잘해도 배우자를 따라갈 수 없는 언터처블 영역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기간이 지나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울음을 꺼내듭니다. 사고 싶은 장난감 안 사준다고 가게에서 드러눕는 식이죠. 목이 터져라 울며 '우리 부모님 봐라. 내가 갖고 싶은 것도 안 사준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일러 받치기로 하듯이요. 겪어 보셨나요? 하하하. 제 경험상 이땐 최대한 냉정해져야 그 버릇 빨리 고쳐집디다.

이 정도 시기는 지나야 울음의 참다운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살면서 슬퍼서 우는 경우 말이죠.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떠나갔거나 누군가의 사연을 듣고 동화돼서 자신도 모르게 슬픔의 눈물을 흘린 적 있으신가요? 저는 F가 아니라 T라 눈물이 좀처럼 없어서. 이론.

이 노래처럼 사람이 너무 간절한데 이루어지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눈물은 단지 슬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이루고 싶어 하는 간절함을 눈물로 표현한 것이 이 노래 가사의 다른 접근법이 아닐까 싶네요.  '눈물 나게 반갑다' '눈물 나게 아름답다'처럼요.

슬퍼서 흘린 눈물을 그대로 두지 않고 그 눈물을 모아 하늘에 편지를 쓰는, 혈서 정도면 아주 적극적인 행위겠지만 눈물을 통해 화자의 간절함이 상대에게 가 닿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죠. 매우 비현실적이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로맨틱한 발상이기도 합니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건강한 행위라고들 하죠. 눈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주변에서 핀잔을 받기도 하지만요. 아주 드물긴 하지만 눈물을 자기 방어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죠. 자기 자신을 비롯해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본다면 그 자체보다 눈물을 흘리는 이유와 그 진정성을 드려다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전 사실 엉엉 울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속이라도 시원해지게 그렇게 펑펑 울 수 있는 것도 놀라운 능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두 가지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여러분들은 이 노래 제목처럼 눈물 모아 어디에 쓰실 생각이신가요? 그토록 염원하는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다른 하나는 전 대체로 위로도 잘 못하지만 위로를 하는 쪽에 속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느 쪽이신가요? 오늘 회사에 100만 유투버가 찾아와서 오래간만에 대화하는 즐거움을 느껴봤네요. 워낙 제겐 생경한 분야의 분이라서. 언젠가 저도 어떤 방식으로든 유투버를 할 거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그때 구독 많이 해 주세요. 전 언제 마의 브런치 구독자 100을 넘을 수 있을까요? 심히 궁금하네요.히히히.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매거진의 이전글 박상민의 <무기여 잘 있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