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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01. 2024

보보의 <늦은 후회>(feat. 조현아)

작사 보보, 양재선 / 작곡 김형석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보보(강성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K6 Nvl5 bvalI? si=AIc_FrjIHuZ7 I8 tb


그렇게 사랑이 온 지 몰랐어

기대어 울기만 했잖아

그런 내 눈물이 너의 가슴으로 흘러

아파하는 널 나는 밀어냈었지


사랑은 떠난 후에야 아는지

곁에 두고서 헤맨 건지

이제야 알겠어 너에게 기대어 울던

그 순간들이 가장 행복했었던 나를


- 보보의 <늦은 후회> 가사 중 - 




한참을 서 있었어

멀어지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왜 발걸음이 그리도

떨어지 않았던 걸까


지금 와서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가 너에게 받았던 사랑

내가 너에게 주었던 아픔

너는 이미 돌아선 후인데


다른 사람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던 

내 곁에서 아무 말도 없이

너는 무슨 속으로

그리도 지켜봐 주었니


그것도 모른 채

난 너에게 기대서 

울기만 했어


그런 내 눈물이 

너를 얼마나 힘들게 했을지

상상조차 되질 않아

그런 널 밀어내다니


왜 사랑은 이렇게

소리 없이 왔다가 가는 걸까

왜 곁에 두고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걸까


이제야 알았어

너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던 그때가

가장 눈부시고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보보는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습니다. 본래 가수가 아니었죠. 아침드라마, 일일시스콤, 일일드라마를 거치면서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미니시리즈, 일요드라마로 점점 연기 경력을 쌓아갑니다. <카이스트>라는 드라마의 OST <별>을 부르면서 가수로서도 충분한 재능을 보여줍니다.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한 것은 2001~2002년입니다. 보보라는 활동명으로 일명 얼굴 없는 가수로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인기가요 10위권에 들 만큼 반응이 꽤 괜찮았습니다. 이 노래의 힘은 지금도 꾸준히 다른 가수들에 커버될 정도로 긴 생명력을 갖추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1집의 성공에 힘입어 2집을 연달아 냈지만 1집 만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원래 2집은 댄스로의 전환을 꿈꿨다고 하던데. 아무튼 이것으로 원히트원더가 되었습니다. 2016년 <슈가맨> 프로그램에 나와서 오랜만에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서 반가웠던 기억이 있네요. 2018년에는 MBC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바 있습니다.

이 노래는 2001년 발표된 정규 1집 <Bobo>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작곡을 김형석 씨가 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작가에 보보가 직접 참여한 것이 눈에 띄네요. 본인의 사연을 담았던 걸까요? 참고로 보보라는 활동명은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보보족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고소득 고학력의 2030 전문가 계층이라고 나오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늦은 후회'죠. 네 늦게 알았고 그래서 후회한다는 것이죠. 늘 곁에서 본인을 지켜봐 주던 상대의 마음을 알아보지 못했던 화자가 떠난 후에야 그 사실을 알고 후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얼마나 한참을 서있었는지/ 멀리 너의 모습 보면서/ 그 모습 사라질 때까지/ 나의 발걸음은/ 움직일 수 조차 없었지'가 첫 가사입니다. 이별의 현장이죠. 떠나는 이에게서 눈을 못 떼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화자의 감정은 아쉬움 혹은 안타까움이겠죠.

'내가 어떤 사랑받았었는지/ 내가 어떤 아픔 줬는지/ 이제야 널 보낸 후에야/ 돌아선 후에야/ 다시 후회하고 있잖아'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에서 이 부분 가사가 가장 좋습니다. '내가 어떤 사랑받았었는지, 내가 어떤 아픔 줬는지' 이 부분이요. 사실상 주제절이기도 한데요. 이후 가사들은 어떤 사랑, 어떤 아픔을 풀어주고 있다고 보이네요.

'떠나간 다른 사람 때문에/ 비틀거리던 나를/ 힘들게 지켜주던 널/ 바라보지 않았지' 부분입니다. 네. 상대가 곁에 있음에도 다른 사랑으로 상처받은 모습을 적랄하게 드러낸 것도 모자라 투명인간 취급했다는 내용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렇게 사랑이 온 지 몰랐어/ 기대어 울기만 했잖아/ 그런 내 눈물이 너의 가슴으로 흘러/ 아파하는 널 나는 밀어냈었지/ 사랑은 떠난 후에야 아는지/ 곁에 두고서 헤맨 건지/ 이제야 알겠어 너에게 기대어 울던/ 그 순간들이 가장 행복했었던 나를' 부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를 지켜주었던 상대의 사랑, 그런 상대를 밀어낸 화자. 앞의 가사 중에 어떤 사랑과 어떤 아픔이 설명이 되는 듯하네요. 상대는 화자가 사랑에 실패한 후에도 가망이 없음을 알고 떠남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화자는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것일 테고요.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음. 오늘은 '알아챔' 혹은 '알아차림'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이 노래에서도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상대였음을 있을 때는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우린 자신이 아는 대로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봐서인지 사실이나 진실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은 듯합니다.
특히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감정을 드려다 보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 일종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알아차림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현실을 왜곡해서 보는데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알아차림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기도 한데요. 그동안 제가 보았던 무언가가 사실도 진실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처럼 낯 뜨거운 순간이 없거든요.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자신이 굉장히 밝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거나 누군가를 진실로 믿었는데 상대는 자신을 그냥 저렇게 생각하든지 그런 거요. 어떤 것을 이리도 돌려보고 저리도 돌려보면서 의심하는 일을 지속해야 하는데, 쉽게 무엇이다 단정 짓고 그 방향을 고수할 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우리 뇌는 가급적 에너지를 안 쓰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어서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곤 하죠. 그러다 어떤 특정 사건이나 계기로 그 사안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크게 착각하고 있었구나'하며 아뿔싸 하는 심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이 노래 속 화자의 입장은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다른 사람과 헤어진 후 충격으로 인하여 평소보다 시각이 좁아졌을 테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도 평소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지. 아마도 어리석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잘 알아차린다는 사람을 우린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겁니다. 그러려면 일정한 경험도 쌓여야 하고 다양한 공부를 통해서 인식을 확장하는 일이 병행해야겠지요.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는데 죽고 나서 하늘나라에서 보니 그 연인이 나를 금세 잊고 다른 사람과 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상황이 떠오르네요.

그렇게 안 되려면 자꾸 의심하고 자꾸 질문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의심병에 걸릴 수도 있겠지만요. 진실을 알게 되는 게 두려워서 일부러 덮어두는 게 능사는 아닐 테니까요. 오늘이라도 그걸 알아채고 자신의 생각을 교정하는 것이 남은 삶을 위해서 훨씬 낫지 않을까 싶네요. 잘 알아차리는 우리들이 됩시다. 공부합시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기획사 사정으로 2집을 댄스곡에서 내려다 1집과 같이 발라드로 결정했다는데, 댄스곡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네요. 왁스의 <오빠> 정도의 버전이 되지 않았을까 추청해 봅니다. 어반자카파의 김현아 씨 버전으로 이 노래를 올려드렸는데요. 아주 덤덤하게 커버를 잘 한 듯해서입니다. 오늘부터 3일 연휴에 들어가네요. 날씨도 많이 풀렸고 이제 새 학기가 임박했고 봄이 저만치에서 다가오는 듯합니다. 모두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 가지시길 희망합니다.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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