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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05. 2024

김연지의 <우리 다시 만나요>

작사 강은경 작곡 조영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연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Zspfo4 CDXHw? si=IolSkyT_N7 IBKqbi

어떤가요

그대도 나와 같은 가요


그대 맘도

지금 나처럼 아픈가요


우린 안되나 봐요

헤어지면 안 되나 봐요


다시 만나요

우리 다시 만나요

예전처럼..


- 김연지의 <우리 다시 만나요> 가사 중 -




흔한 게 사랑이라고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고

그리 생각했는데

이런 아픔일 줄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를 만나볼수록

더 또렷해지기만 하는

그런 사랑일 줄이야


지난 시간들, 남은 추억들

한 발 떨어져 보니

그대 만큼 좋은 사람 없었음을

비로소 보이는 얄궂음


우리 헤어지길 잘했나 봐요

얼마만큼 간절한지

알게 되었으니까


그대도 나와 같은가요

내 맘처럼 아픈가요

우린 헤어지면 안 되나 봐요


기다릴게요

처음 만났던 그곳에서

내 맘 몰라서

못 오고 있진 않은 거죠


이제 내가 더

그댈 사랑할게요




김연지는 걸스룹 씨야의 메인보컬로 2006년 데뷔했습니다. 여자 소몰이 창법의 대표주자였죠. 현재는 솔로 가수와 뮤지컬 배우를 겸업하고 있습니다. 씨야는 예전에 걸그룹 편에서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 2011년 공식 해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솔로 복귀하는데 4년이라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죠.

5년 걸그룹 계약기간이 끝나고 더 큰 배움을 위해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힘든 가수 생활을 하다가 재미있는 캠퍼스 생활을 하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하하하. 하지만 뼛속까지 가수인 그녀에게 어느 날 현타가 오죠. 매일 노래하던 사람이 1년 정도 무대를 벗어난 공허함이 찾아왔답니다. 그즈음 우연한 계기로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하게 되면서 노래를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정도 인기가 있던 걸그룹 멤버였어도 재기 과정은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JTBC <백인백곡_끝까지 간다>라는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치게 되었고, 여기서 박정현의 '꿈에'를 부른 영상이 실검 1위를 하며 화제가 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으니까요. 그 뒤로 <불후의 명곡>과 <열린 음악회>, 심지어는 <미스터 트롯 2>에도 출연해 존경하는 가수인 심수봉의 '비나리'를 부르기도 했죠.

그동안 OST는 수도 없이 불렀고요. 지난해는 DK(디셈버>와 음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안부>라는 신곡을 발표했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씨야 멤버로 있던 2010년 발해한 최초의 솔로곡입니다.

이 곡도 강은경 작사 + 조영수 작곡의 조합입니다. 이 분들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언제 한번 이 분들만 따로 떼어서 글을 좀 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이리도 노래를 잘 만드시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우리 다시 만나요'입니다. 평범하죠. 그런데 노랫말은 참 아름답습니다. 강은경 님의 실력이야 어디 가겠습니까? 하하하. 왜 다시 만나야 하는 건지 가사를 톱아보고 각자의 관전평을 한 마디씩 해 보는 것이 이 노래의 포인트가 되겠네요.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봐요/ 스쳐갈 사람이라 믿었나 봐요/ 이런 아픔일 줄 몰랐죠/ 따끔하다 말 줄 알았죠/ 그저 흔한 게 사랑인 거라고'가 첫 가사입니다. 첫 가사부터 범상치가 않죠. 사랑의 유경험자인 듯 보이네요. 하지만 이별은 피해 갈 수 없었나 봅니다. 평생 같이 가야 할 사람을 그냥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고 판단한 것이 주요 원인이죠. 그 결과는 뼛속까지 아픈 겁니다.

'왠지 하루하루 흘러갈수록/ 서둘러 다른 누굴 만나볼수록/ 그대가 더 또렷하게 생각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내가 이렇게도 사랑했나요' 부분입니다. 대부분 이별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 기억이 흐릿해져야 상식적인 것인데 화자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죠. 그만큼 상대를 사랑했던 것이고 그런 상대를 보낸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 것 같죠.

2절에서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수록/ 남겨진 추억들을 세어볼수록/ 그대만 한 사람도 없던 거죠/ 너무 좋은 사람이었죠/ 멀리서 보니 더 잘 보이네요' 부분이 나옵니다. 위의 가사와 같은 결인데요. 이렇게 표현하니 느낌이 새롭죠? 한 걸음 더 떨어져 바라보니 이 사람이 진국이었구나 하는 한탄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죠. 인생사 이리 시간이 좀 흘러야 알게 되는 아니러니라니.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어떤가요 그대도 나와 같은 가요/ 그대 맘도 지금 나처럼 아픈가요/ 우린 안되나 봐요 헤어지면 안 되나 봐요/ 다시 만나요 우리 다시 만나요 예전처럼' 부분입니다. 아~ 그러니까 순전히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는 화자의 판단이네요.

곡 말미에는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우리 처음 만났던 그곳에서/ 혹시 그대 내 맘 몰라서 못 오나요/ 어쩜 우린 헤어져보길 잘한 거죠/ 그대 없이 살아보길 잘했던 거죠/ 얼마만큼 그대를 원하는지 알았으니까/ 이젠 내가 더/ 그대보다 내가 더/ 사랑해요' 부분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어쩜부터~알았으니까' 부분을 좋아합니다. 상대의 부재 속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네요.


음. 오늘은 '가끔씩 떨어져 보기'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 고슴도치 아시죠? 고슴도치가 너무 추워서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네. 가시에 서로 찔려서 피가 철철 납니다. 사람 역시 고슴도치처럼 되지 않으려면 누군가와 일정한 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거죠.

저는 언론홍보 일을 오랜 기간 해오고 있는데요. 이쪽에서도 '불가근불가원'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기자와 기사를 제보하는 취재원 사이에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된다는 의미인데요. 특정 회사를 홍보해야 하는 홍보맨과 아무개 기자의 관계를 말할 때도 적용됩니다. 가까우면 탈이 나기 쉽고 너무 멀면 소원해지니까요. 아마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동료들에게 이런 기준을 적용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늘 곁에 있으면 우리는 무언가의 소중함이나 쓸모를 잘 잊기 쉽습니다. 그러다 무언가가 부재한 상황이 되면 그 존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곤 하죠. 평소 지긋지긋한 누군가가 사라지면 얼마간은 좋을 수 있으나 조금 시간이 흐르면 적적한 것보다는 그래도 있는 게 더 낫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저는 스스로를 '관조형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리 속에서도 잘 섞이거나 동화되지 않고(그런 척만 합니다. 하하하) 그 상황을 오롯이 관조하죠. 이런 습성이 가장 안 좋을 때가 있는데요. 바로 술자리입니다. 다들 취해서 뭔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고 즐거워라 하는데, 다음날 저의 기억에서는 선명하게 남아 있죠. 술 좀 드시는 분들은 다음날 그런 이야기 꺼내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시죠. 그래서 저도 입을 닫고 삽니다. 하하하.

글을 쓰는 데는 이런 관조적 자세가 일정 정도는 필요한 듯합니다. 기는 코미디언이 먼저 웃음보가 터져버리면 김이 새는 것과 같죠. 누군가에게 공감이나 감동 등을 전달하려면 쓰는 사람은 좀 한 발짝 떨어져서 관조하는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공감하시나요?

글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그런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엘리베이터 안 타고 살기''차 말고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이런 도전 과제를 하다 보면 부재가 갖는 가치 혹은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곤 하니까요. 사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늘 있는 친구는 상수로 여겨서 크게 신경을 안 쓰며 사는 우리들이니까요.

가끔씩 나 이외의 무언가와 떨어져 보는 지혜를 발휘해 보는 것이 좋을 듯요. 그렇다고 다 큰 어른이 집에서 가출하시거나 그러진 마시고요. 하하하. 상상으로 '그것이 없으면'이라는 가정법을 적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가 놓친 많은 것들을 주어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리라 생각되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살다 보면 의지를 발동하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계기가 생겨서 그동안 놓친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는 게 사람일이죠. 현명한 사람이 되려면 뒤늦게 알게 될 일을 미리 가늠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겠죠? 저의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도 '가정'이라는 챕터에 이걸 어떻게 쓰느냐가 삶의 질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했었는데요. 여러분들은 삶에서 가정법을 어디에 주로 쓰고 계신지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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