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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04. 2024

홍진영의 <산다는 건>

작사 강은경 작곡 조영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홍진영'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ymYumuwJ2 wI? si=myGLT0 OZHPzxu4 nN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힘들고 아픈 날도 많지만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오늘도 한 잔 걸치셨네요

뜻대로 되는 일 없어

한숨이 나도 슬퍼마세요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었는지 누가 알아

살다 보면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온답니다


옆집이 부러운가요

친구가 요즘 잘 나가나요

남들은 다 좋아 보여

속상해져도 슬퍼마세요


사람마다 알고 보면

말 못 할 사연도 많아

인생이 별거 있나요

거기서 거기인 거지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세상일이란 알 수 없지만

산다는 건 참 멋진 거래요

모두 다 내일도 힘내세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홍진영의 <산다는 건> 가사 중 -




홍진영은 2009년 국민송이 된 <사랑의 배터리>로 데뷔한 트로트 가수입니다. 원래는 연기자를 통해 방송에 데뷔했습니다. 2006년 드라마 <연개소문>이죠. 2007년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걸그룹을 준비했고 소속사를 옮겨서 그룹 '스완'의 멤버로 1집 활동을 했으나 소속사가 파산이 되었다고 하네요. 애프터스쿨 멤버 제의도 받았으나 연기자로 복귀하는 선택을 하죠. 하지만 큰 방향은 없었죠.

2번이나 걸그룹을 준비하다가 안 된 것과 고단한 연기자의 길 때문이었을까요. 2009년 갑자기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데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사랑의 배터리>라는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게 된 것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4년 발매한 첫 번째 미니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참고로 2016년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에는 <엄지 척>이 있죠.

음악인이지만 예능인에 가깝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 신곡 <봄>을 발매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 작곡가인 조영수 씨와 정확히 10년 만에 합을 맞추었네요. 한동안 석사 논문 표절 논란이 일어서 자숙 모드에 들어갔었죠. 검색을 해 보니 표절 자체 보다도 대응에 더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네요. 구설수를 극복하고 본업인 가수로서의 모습이 더 기억되길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산다는 건'이죠. 그다음에 뭔가 이어지는 말을 넣어야 하는데 한 마디로 뭐라고 하기가 좀 그렇죠. 하하하. 이 노래의 가사에서는 그다음에 어떤 말을 넣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

이 노래는 하이라이트 부분이 먼저 나옵니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힘들고 아픈 날도 많지만/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부분이죠. 힘들고 아픈 일도 많지만 살아있는 게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오늘도 한잔 걸치셨네요/ 뜻대로 되는 일 없어/ 한숨이 나도 슬퍼마세요/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었는지 누가 알아/ 살다 보면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온답니다' 부분을 살펴볼까요?

하루하루가 힘겹게 흘러가는 모습이죠. 되는 일이 퍽이나 없는 고단한 우리 삶의 모습 말입니다. 전 이 노래에서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었는지 누가 알아' 부분이 가장 가사적으로는 좋은데요. 인생 복불복이라는 의미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사를 짓게 되었거든요.

2절에서는 '옆집이 부러운가요/ 친구가 요즘 잘 나가나요/ 남들은 다 좋아 보여/ 속상해져도 슬퍼마세요/ 사람마다 알고 보면/ 말 못 할 사연도 많아/ 인생이 별거 있나요/ 거기서 거기인 거지' 부분이 나옵니다. 우리의 불행이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죠. 멀리서 보면 평화로운 작고 푸른 점 지구이지만 그 속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뭐 하나 속 끓지 않고 사는 사람이 없을 정도죠. 그래서 인생 따지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사에서는 하이라이트를 좀 변형한 가사가 나오는데요.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세상일이란 알 수 없지만/ 산다는 건 참 멋진 거래요/ 모두 다 내일도 힘내세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부분입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죠. 오묘한 인생살이를 해 낸 오늘의 당신에게 전하는 말입니다.

정리해 보죠. 이 노래에서 산다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 너무 슬퍼하지 마라 -> 사람 사는 거 거기서 거기다 -> 세상일 이란 모르는 거다 ->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온다 -> 산다는 것은 멋진 거다 -> 오늘도 수고 많았다. 내일도 힘내라'순으로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하하하.


음. 오늘은 '산다는 건 다 거기서 거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만약 이 말이 맞다면 왜 이리도 우리는 그리도 발버둥 치면서 사는 걸까요? 우리가 이 표현을 쓸 때는 겉모습이 달라도 인간이라는 공통분모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기는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라고 하루에 6끼씩 먹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부자라고 고민 없는 거 아니다 이런 식으로요. 그렇다면 거기서 거기는 어디까지 인지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접근을 한 번 해 볼까요? 먹고 싸고 자고라는 생리적 욕구는 누구나 동일합니다. 다만 언제 잘 수 있고, 몇 시간을 잘 수 있고, 뭘 먹을 수 있고, 언제 먹을 수 있는지 정도의 문제로 들어가면 좀 얘기가 달라지죠. 하는 행위는 같은데 자유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먹고 싸고 자고를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도 사람을 하나 떠올려 보시고요. 누가 더 오래 살 것 같나요? 네 당연히 전자가 더 오래 살 확률이 높습니다. 여차하면 병원에 가서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참 우울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오래 사는 것을 말할 때 언급하는 장수 마을 사람들을 떠올려 봅시다. 그들이 돈이 많다는 이야기 들어 보신 적 있나요? 네. 없습니다. 대부분 뭘 주로 먹고 어디에서 사는지 이런 거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돈 있음 없음이 꼭 장수와 1:1로 매칭되지 않는다는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여러분들은 돈이 많으면 좋으시겠죠? 네 돈이 많으면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그런데 우리의 행복감은 돈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윗단계로 올라갈 때 조금씩 느낀답니다. 현재 기준으로 월 500~600만 원 이상 받으시는 분들이 행복도가 높다고 하네요. 1억 넘어가면 개념이 없어진다는 게 사실이었나 봐요.

산다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아마도 행복의 원리와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것에 자족하지 못하면 고민이 깊어지고요. 지금 단계가 그다음 단계로 진전되지 못하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돈이 많든 적든 간에 말이죠. 만약 타인과의 비교라는 잣대라도 들이대면 볼짱 다 본 셈이죠.

우린 산다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을 평소에는 부정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욕심을 내죠. 그러다 일이 잘 안 풀리고 버거워지면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이 말을 꺼내 봅니다. 이 노래처럼요. '산다는 게 거기서 거기는' 불행하게도 이 과정을 지나쳐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제 생각에는 우리가 사는 모양새는 거기서 거기가 맞지만 거기가 생각보다 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구에도 북극부터 남극까지 다채로운 터전이 존재하잖아요. 거기서 거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신만의 거기를 찾는 것은 반드시 빼놓지 말아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제가 직장을 계속 옮길 때 아버지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셨죠. '직장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니까 그만 좀 옮기고 한 곳에 좀 머물러라)'라고요. 하지만 저는 젊은 객기에 거기가 다 똑같은 거기가 아닐 것 같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버지 말이 옳았는데요. 다만 왠지 저에겐 앞의 거기와 뒤의 거기가 단어는 같으나 다른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그게 제 직장 생활의 큰 힘이 되어주고 있고요. 거기서 거기에 대한 검증은 각자의 방식으로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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