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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12. 2023

이영현의 <체념>

작사/작곡 이영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영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6SlBk5ziyOk?si=PBi0qeR23Weq_ovu

행복했어 너와의 시간들 

아마도 너는 힘들었겠지

널 미워해야만 하는 거니 

아니면 내 탓을 해야만 하는 거니

그래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내 곁을 떠나고 싶다면 

돌아보지 말고 떠나가

….

다시 사랑 같은 거 하지 않을래 

마지막 사랑은 돌아선 

너에게 주고 싶어서


행복하길 바라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나기를.. 


- 이영현의 <체념> 가사 중 -

 



그녀는 이별을 예감했나 봅니다.

하지만 그를 포기하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다소 못되게 굴어서

이렇게 된 것 같아 후회가 밀려옵니다.

사귀는 동안 그 남자를 힘들게 한 것 같거든요.


그런 관계를 끊어낸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이별의 전조도 없이

그녀를 안심시키는 말들로

오히려 그녀를 방심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이별 앞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시간을 돌려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 길로 오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만 더해집니다.


이제야 내려놓습니다.

이별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죠

마음이 약하질까봐

눈물을 안 흘리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금세 눈물이 눈을 가려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많이 그가 그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잊기 위해서는 그를 떠올리면 안 되겠죠.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알기에

다시는 사랑 같은 것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다른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마지막 사랑으로 남게 될 거라면서요.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라며

그의 행복을 기원해 봅니다.

그러면서 힘겹게 들고 있던

그를 내려놓습니다.




갓 오프 갓입니다. 명곡이죠. 오래 들어도 물리지 않습니다. 노래가 발매된 지가 자그마치 20년이나 되었네요. 이 정도면 박물관에 소장이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 이영현 씨는 요즘이 전성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목소리가 완숙한 수준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그룹 빅마마에서는 높은 파트를 주로 맡는데, 싱글 앨범을 최근 하나 둘 내놓으면서 개인기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룹 멤버인 박민혜 씨와 함께 노래방에 가서 다른 가수 노래 부르는 영상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자. 노래 이야기를 해 보죠. 체념. 한자를 찾아봤습니다. 저는 그 단어의 바르고 깊은 뜻을 이해하려고  어원을 찾아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글쟁이로서는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함’ 이건 알겠더라고요. ‘도리를 깨닫는 마음’ 이건 뭐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자 ‘체(諦)’를 봤더니 ‘살피다, 자세히 알다’라고 쓰여 있더군요. 마음을 자세히 살피니 희망이 없음을 알고 단념하게 되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한 여자의 독백처럼 들립니다. 당연히 작사, 작곡을 이영현 씨가 했으니 자기 삶에서 나온 사연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여러분들은 누군가를 체념해 보신 적이 있나요? 네. 첫사랑이 끝사랑이 아니라면 분명 한 두 번의 체념 과정을 딛고 일어나야 하죠. 세상에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 투성인데, 사랑은 두 말할 것도 없죠.

원망도 해 보고 반성도 해보고 잘잘못도 따져 보지만 헤어지는 지금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걸 깨닫고 나면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트로트 가사를 읊조리게 되지 않을까요? 내가 어떤 마음을 먹든 상황이 변하지 않을 때 우린 체념이란 것을 합니다.

언젠가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죠. 특히 여자분들은 촉이 좋으셔서 관계가 예전 같지 않으면 낌새를 금세 눈치 채지요. 귀신이 따로 없습니다. 지구에 반이 귀신이라니. 하하. 그런 상황이 되면 무언가를 캐묻거나 더 유심히 상대방을 살피게 되죠.

함께 있을 때 본인의 에너지를 다 소진하지 않으면 이처럼 헤어지는 순간에 후회막심해집니다. 어떤 일에 대한 포기는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는 어느 분의 말이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그녀는 그러지 못한 것 같군요.

이별에서 진정한 체념은 무엇일까요? 나의 아픈 마음을 뒤로하고 떠나는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본인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라고 기원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 사람에게 나의 끝사랑이 되는 영광을 선사하는 것일까요?

좀 철학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요? 상대방을 위해 소망이나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역으로 그 상태가 아닌 것일 테니까요. 그런 생각까지 끊어내려고 몸부림치는 한 여자. 그래서 유독 노래가 울부짖음처럼 들리 것 아닐까요?


PS. 내일은 Fly to the sky의 멤버였던 환희를 소환해 오겠습니다. - Coming Soon -(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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