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 sooner or later, oh, lately I Can't keep anything
요즘 나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can't keep you
당신도 말이죠
- John-K의 <Cheap Sunglasses> 가사 중 -
내 손은 똥손
좋은 것들도
내 손을 거치면
금세 망가지곤 하지
내 기분을
표현하는 게
영 어색하고 불안해
나 왜 이러지
뭘 살 때도 말이야
좋은 걸 사면
과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비춰도
왠지 그 마음이
온전하지 못할 것 같아
나도 노력 중이야
늘 타이밍만
탓하긴 하지만
우리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내 마음은 식어가
이미 정리가 됐어
난 항상 이런 식이야
그래서 난 비싼 건
안 사게 됐어
망가지거나 잃어버리는 게
너무도 두렵거든
뭔가를 지키는 게
나하곤 안 맞아
너 조차도
존 케이는 미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2017년부터 자작곡을 만들어 발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출신이고요. 'OT'라는 곡이 라디오 쇼에서 관심을 얻으며 점차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국내에는 <Parachute>라는 노래가 꽤 알려져 있죠.
많은 곡을 발매한 것도 아니고 활동이 활발한 편도 아니어서 가수 정보를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2020년 정규앨범 <Love + everything else>를 발매했고요. 여기에 10곡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그의 대표곡이자 타이틀 곡인 'Parachute'와 오늘 소개해 드릴 곡도 담겨 있죠.
2022년 일산 킨텍스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 뒤 3개월 만에 세종문화회관에서 2번째 공연을 했다고 나오네요. 2020년 싱글 한 곡을 발표한 것 외에는 음원이 단출합니다.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유망주라고 봐야겠죠. 자신의 노래에 어쿠스틱 버전도 같이 선보인다고 하니 그걸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죠. '값싼 선글라스'죠. 뭔가 상징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비싸다와 상반대는 싼 것이라는 것과 선글라스라는 것 이 두 가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 노래 가사 해석의 핵심이 될 듯하네요. 가사를 하나씩 쫓아가 보시죠.
'This is why I can't have nice things 'Cause I break 'em(내가 좋은 것들을 왜 안 사냐면 내가 고장을 내버리기 때문이죠)/ I'll take 'em for granted, yeah(난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 The second I tell you how I feel, I get anxious(그리고 내 기분을 털어놓을 때면 불안해져) / And I don't understand it(왜 그런지 모르겠어요)'가 첫 가사입니다.
화자 자신이 똥손이라고 말하고 있죠.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싼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하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서툽니다. 왠지 불안함을 느끼죠. 왜 그런 걸까요? 다음 가사를 보시죠.
'Can't you see I'm tryin'(제가 노력하고 있다는 건 아시죠) / Oh, but every time, I Blame it on the timin'(하지만 매번 난 타이밍만 탓해요)/ I know it's a lot but We've been lyin' closer (지나치다는 건 알지만 우리는 꽤 가까워졌지만) / I've been gettin' colder(나는 점점 식어갔어요) / It's already over in my mind(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끝났어요) / Maybe that's why(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부분입니다.
노력은 하는데 결과는 신통지 않은 모양이네요. 특히 연애와 관련해서 누군가와 가까워질수록 그 감정이 식어가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는 모습이죠. 사랑->익숙함->권태로 빠지는 전개가 떠오르네요.
2절을 보면 'This is why I can't have nice things, yeah(내가 좋은 것들을 가질 수 없는 이유는) / 'Cause I question Every blessing in my life(내 삶의 모든 축복에 의문을 갖기 때문이죠) / The second I, I put my heart out Even just a little bit (그리고 난 내 마음속의 작은 것까지도 다 꺼내 보여줘서예요) /
I know you'll walk all over it over it(당신은 그걸 가볍게 생각하겠죠)' 부분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힌트가 나오는데요. 화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죠. 좋은 것을 대할 때 의문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의 근거가 나오는데요. 너무 솔직한 고백으로 상처를 입은 까닭이죠. 상대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기분을 털어놓는 것이 불안하다고 말한 것이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I only buy cheap sunglasses 'cause (난 싼 선글라스만 사요) / I know that I'll, know that I'll lose(언젠가는 잃어버릴 걸 알기 때문이죠) / Them sooner or later, oh, lately I Can't keep anything, can't keep you (요즘 나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을 것 같아요. 당신도 말이죠)' 부분입니다.
위에서 위 노래 가사의 핵심이 '싼'과 '선글라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싼은 자주 잊어버린 탓에 선택한 것으로 보이죠. 그렇다면 선글라스는 뭘 의미하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리는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봐야 헤어질 것 같다는 심정을 잃어버려도 괜찮고 좋은지 나쁜지 구분이 안 되는 '싼 선그라드'를 고른다고 은유한 게 아닌가 싶네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음. 오늘은 '명품'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싼마이를 찾는다는 화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 반대편에 있는 명품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여러분들은 명품으로 뭘 가지고 계신가요? 명품은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사전적 의미도 있고 유명한 제품이라는 의미도 동시에 지니고 있죠.
저는 명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에르메*'입니다.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일주일에 2개 정도만 제작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돈을 싸 짊어지고 간다고 해서 그 물건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엔 반대로 명품 회사가 소비자를 고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죠.
이쯤 되면 그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는 많이 팔고 싶어서 기계의 힘을 빌린 만도 하지만 그런 유혹에 빠지는 순간 브랜드는 명성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죠. 어떤 식당이 잘 되다가 확장하면 맛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봐야 할까요?
우리말에도 '싼 게 비지떡이다' 혹은 '비싼 게 제 값을 한다' 등 가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지 않죠. 원래 명품은 왕실에 공급하던 제품이 일반인 버전이 된 경우입니다. 그냥 럭셔리 제품인 것이죠. 다들 궁궐에 살지도 않는데 굳이 명품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없는 건데, 우리나라가 유독 명품 사랑이 심하긴 하죠.
흔히들 명품을 위치 재라고 말합니다. 모든 물건은 위치재와 물적재로 나뉘는데요. 물적재는 쉽게 생각하면 가격이 정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세일이나 할인을 하면 물건이 이전보다 더 잘 팔리죠. 반면 위치재는 절대 가치가 아니라 상대 가치 혹은 사회적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명품이 대표적이죠. 위치재는 그만큼 희소한 콘셉트로 일반인들이 접근 불가능할 만큼 높은 가격을 메기죠.
그런데 말입니다. 명품은 과시가 목적이잖아요. 뭘 과시하고 싶은 것일까요? 네. 부입니다. 자신이 이 정도 금액의 가방을 들 정도의 생활 수준을 지니고 있다는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이겠죠. 그 사람의 재산 상태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부러워하고 그 사람이 행복할 거라 여기죠. 돈의 자리에 부러움과 행복을 넣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명품 역시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명품을 이기는 명품에 대한 욕구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됩니다. 절대 부를 갖지 않은 이상 부의 피라미드에서 상층부로 이동할수록 명품의 레벨도 동반 상승해야 하고요. 그 끝은 본인만이 가진 딱 하나의 제품으로 귀결되죠.
제품에 투여할 명품 정신을 자기 자신에게 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품으로 위화감을 주거나 부를 과시한다는 것 자체가 명품에 담긴 장인 정신을 구현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명품이 되려면 수십 년을 갈고닦은 장인의 정신이 필요하죠. 그런데 자기 자신과 한평생을 같이 하고 있는 우리는 왜 명품이 되기 힘든 걸까요? 삶이 지치고 힘들다고 자신의 마음 가방 만드는 일을 놓지 않아야겠죠. 여러분들의 마음 가방은 명품의 길로 가고 있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생활 어택이 많이 들어와서 글을 제시간에 올리는 게 수월하지가 않네요. 지난 주만 그럴 거라고 정신 바짝 차리자고 다짐했는데, 이번 주도 역시나. 하하하. 이렇게 된 마당에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서 오후로 브런치 올리는 시간을 좀 조정할까 봐요. 한 번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겠습니다. 해보면 뭐가 더 나은지 알게 되겠죠. 날씨가 정말 많이 따뜻해졌네요. 저도 이 글 올리고 산책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동안 웅크렸던 기지개 좀 켜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와요. 그럼 내일 만나요.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