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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05. 2024

걸(GIRL)의 <아스피린>

작사/작곡 최병훈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걸(GIRL)'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RB2O_hWf20 o? si=hd01 gm58 YUvPzSBF


때로는 나도 휴일이 있었으면 해 우우

Oh my love

넌 잠시도 날 가만두질 않으니


그렇지만 혼자인 날은 우우

오히려 더 불안한 건 나인걸


이런 제길 이런 게 또 어딨어


- 걸(GIRL)의 <아스피린> 가사 중 -




사랑을 한다는 건

어른이 되는 일이지


난 어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끔찍해 그리고 숨이 막혀

한 마디로 고통 바구니야


널 좋아하는 건 맞는데

어른스럽게 사랑을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아


매일 이벤트로 널 웃게 할

남자가 못 된다고

그러니 다시 생각해 보는 거 어때


넌 껌딱찌 같아

한 시도 날 가만두질 않아

내가 휴식이 간절한 이유야


그런데 이상하지

막상 혼자 있는 시간이라도 주어지면

좋아야 하는데 뭔지 모르게 불안해


내가 점점 너에게 빠지고 있는 건가

이런 제길




걸(GIRL)은 대한민국 5인조 록밴드로 1995년 데뷔했습니다. 그룹명은 어린 소녀나 여자 아이를 지칭한하는 것이 아니라 'Get Into The Rock'n Roll Legend'로 락앤롤 레전드에 빠지다 정도가 되겠네요. 90년대 록밴드로서는 꽤나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GIRL의 1집 타이틀 곡이죠. 1집과 2집에서는 김세헌 씨가,  3집과 4집은 이영석 씨가 보컬을 맡았습니다. 참고로 2집 활동 후 김세헌 씨는 1998년 4인조 프로젝트 록 밴드인 <이브(EVE)>를 만들어 새로운 음악 활동을 이어갔죠. 군대 문제와 팀원 불화로 인해 팀이 해체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가깟으로 팀을 재정비했으나 이전 소속사와의 상표권 문제로 인해 3집 투 너는 밴드 이름을 'Mr.GIRL'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2집까지는 로크롤 위주였는데 3집부터는 여러 장르가 시도되죠. 하지만 사실상 '아스피린'이라는 한 곡만이 잘 알려진 원히트원더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세헌 씨의 이동으로 많은 분들이 GIRL과 EVE가 같은 그룹인 줄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하하. 아마도 2010년에 아스피린이라는 곡을 EVE가 리메이크한 탓이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GIRL은 이후에도 싱글과 미니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며 데뷔 25주년을 맞은 2020년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GIRL도 한 때 멤버였던 김세헌 씨도 건승을 기원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아스피린'입니다. 특이하죠. 잘 잊히지도 않고요. 왜 의약품명을 노래 제목으로 한 걸까요? 제가 이 노래를 하기로 마음먹고 처음 들었던 의문입니다. 명확하진 않은데 가사 내용이 여자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두통약인 아스피린을 복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청해 봅니다. 아스피린은 심혈관계 질환에 사용한다는 걸 그때는 몰랐나 봐요. 하하하.

'끔찍한 일이 될 거야 Darling/ 어른이 된다는 그 상상만으로도/ 내겐 숨이 막혀버릴 것 같은 고통일 거야'가 첫 가사입니다. 가사가 참 재밌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어른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끔찍하고 숨이 막힐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른의 세계를 이렇게 인식하다니. 아니면 결혼을 염두해 둔 가사일수도 있어 보이네요.

'OOh Help me 날 이해해 줘 널 좋아하지만/ And my lover I love you 내 맘 정하긴 곤란해/ 네겐 항상 날마다 다른 Event로 너를 기쁘게 해 줄/ 남자가 더욱더 어울릴지도 몰라' 부분입니다. 끔찍한 어른의 세계에 가고 싶지 않으니 사랑의 감정이 들어도 거부의 몸부림을 쳐야겠죠. 그래서 자신보다는 사랑의 이벤트를 잘해 줄 다른 남자를 찾아보라고 하죠. 좋은 데 싫은 척하느냐 욕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비싼 척 하긴.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때로는 나도 휴일이 있었으면 해 우우/ Oh my love 넌 잠시도 날 가만두질 않으니/그렇지만 혼자인 날은 우우/ 오히려 더 불안한 건 나인걸/ 이런 제길 이런 게 또 어딨 어' 부분입니다. 상대가 자신을 한 시도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 모양이죠. 쉬는 날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갈구하던 혼자의 시간이 찾아오면 오히려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런 제길'이라고 격하게 반응하죠. 사실 이 노래는 이 표현 때문에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위기를 겪었죠. 감탄사라고 얼버무리는 것이 성공하는 바람에 잘 넘어갔다는 후문입니다. 결국 자신도 모른 사이에 상대가 마음속으로 들어온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후렴구에 '네게로 빠져드는 내가 두려워/ 이런 제길 이런 게 또 어딨 어' 부분이 나오는데요. 점점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는 화자입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이런 제길'이라는 '감. 탄. 사'를 날리죠. 하하하. 과연 이 노래의 화자는 상대와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요?


음. 오늘은 '그렇지만 혼자인 날은/ 오히려 불안한 건'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언젠가부터 가사로 썰을 풀고 있는데요. 왜 그렇게 하게 된 건지 언제부터인지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되었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읽으시는 분들이 어떤 느낌일지 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글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이런 식으로 글 쓰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에 위안을 삼아 봅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은 혼자 있으시면 불안하신가요? 나이가 들수록 혼자 지내는 걸 잘해야 한다고 사람들이 입을 모으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는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가도 막상 혼자되면 몇 시간 안 돼서 심심함에 몸서리를 치곤 하죠.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자신에게 딱 맞는 심심함 같은 것이라도 찾아야 하는 걸까요?

크게 보면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는 사람과 불편한 게 1도 없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처럼 뭔가를 혼자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뭐든 다른 사람과 같이 해야 하는 사람이 있죠. 물론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분들이 대다수일 거지만요. 이 노래 가사도 바로 그 지점을 말하고 있죠.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의를 들으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사고를 한 번에 뒤집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맛에 관련 영상을 한동안 즐감했는데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질문자가 어떤 남자랑 사귀는데 이런 문제가 있는데 계속 만나야 하나요? 이렇게 묻습니다. 그럼 법륜 스님은 단칼에' 헤어지세요'라고 말씀하시죠. 그럼 질문자는 헤어지기 싫은 이유 혹은 안 되는 이유를 구구절절 이야기하죠. 그럼 법륜 스님은 '그럼 만나세요'라고 180도 말을 바꾸죠. 법륜 스님은 헤어지기도 싫다 만나는 것도 힘들다 어찌하란 말이냐라고 질문자를 코너에 몰아세우고 압박합니다. 아마도 질문자가 현 상황을 정확히 보도록 하는 게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 동시에 마음을 돌려 먹던지 아니면 행동으로 결단을 촉구해야 문제가 풀린다느 점을 말하고 있죠.

이 노래 가사가 딱 그런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혼자 있고 싶다고 해서 혼자 있는데 불안해요라고 하면 법률 스님이라면 '그럼 만나세요'라고 했겠죠. 만나는 건 좀 그런데요라고 답할 거고 법륜 스님은 그럼 '헤어지세요'라고 말할 것 같지 않나요? 하하하. 그걸 통해서 화자는 자신이 상대방을 좋아하지만 어른 같은 사랑을 하기에 망설여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사랑의 달콤함만을 빼먹고 그것이 주는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는 나약한 마음이 애초부터 화근이었을 테니까요.

보통 마음이 가는 대로 물 흐르듯이 행동으로 가면 문제가 없겠지만 마음 따로 행동 따로 하면 번뇌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화자는 혼자 있는 행동을 했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고 같이 있으면 해결되어야 하는데 다시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들죠. 아마도 마음이 절반만 이동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나에게 딱 맞는 상황이란 건 잠시는 몰라도 계속은 힘들죠. 그래서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할 줄 아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정을 못하고 계속 이것과 저것 사이에게 재기만 해서 일이 풀리지 않을 테니까요. 마음을 움직여 다른 행동을 하든가 다른 행동으로 마음을 끌고와야 하는 것이겠죠. 

결국 화자의 상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결정 장애'라고 불러야겠네요. 두통약을 먹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 듯합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은 결정 장애를 가지고 계신가요? 이렇다면 이 노래를 흥얼거리시면서 감탄사 '이런 제길'에 힘을 빡 줘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아쉬움이 남는 상황. 우리 인생이 그런 거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은 집중도 잘 안 되고 시간도 평소보다 오래 걸렸네요.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고 그런 것 같네요. 어찌 보면 잘 될 때 쓰는 글보다 안 될 때 쓰는 글이 오히려 제가 가진 필력의 마지노선을 끌어올려주는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이런 날은 쉬는 게 상책일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 See you. Coming Soon-(NO.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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