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May 31. 2024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작사/작곡 송봉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자전거 탄 풍경'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mwZbGNTq8 ys? si=6 ukA25 SiOGuwlnG8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가사 중 -




나에게 넌

긴 어둠 속 햇살


너의 새햐얀 손가락에 낀

약속의 반지가 되고파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


너의 반짝이는 눈망울에서

별이 되고파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


아름다운

한 편의 추억 되고파


너에게 난

소중했던 푸르던 날


후회없는

한 점의 그림으로 남고파




자전거 탄 풍경은 3인조 그룹으로 2001년 데뷔했습니다. 강인봉, 김형섭, 송봉주가 멤버입니다. 팀명을 줄여서 '자탄풍'이라고도 부릅니다. 처음에는 세발자전거에 박진성 씨가 탈퇴하고 그 자리에 송봉주 씨가 합류하면서 팀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2004년 음악적 견해 차이로 나무자전거와 풍경으로 이원화되죠.

강인봉, 김형섭으로 이뤄진 2인조 포크 밴드 그룹인 세발자전거 그리고 송봉주는 풍경으로 활동하죠. 다행히도 2011년 재결성했습니다. 세발자전거와 풍경의 콜라보 그룹이라서 '세발자전거를 탄 풍경'이 '자전거를 탄 풍경'이 된 것이라나 뭐라나. 재밌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2003년 영화 <클래식>의 주제곡으로 삽입되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TV CF에서도 사용되었고요. 개그콘서트의 마빡이 코너에 삽입되어 마빡이 송으로 인기를 끌었죠.

이 노래는 대한민국 최초로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진기한 기록을 가졌습니다. 2012년 3집이 마지막 정규 앨범입니다. 간혹 TV에 모습을 비추곤 하는데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진 않고 있습니다. 음악적인 활동은 꾸준히 하시는 것 같고요. 제2의 대박곡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나에게 넌, 너에게 난'입니다. 조금 헷갈릴 수 있죠. 나와 너의 순서를 바뀔 수 있어서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이렇게요. 나를 중심으로 너란 존재는 어떻다. 너에게 나란 존재는 뭐냐 이렇게 묻고 있는 제목 같죠? 기타가 주인 포크송이라서 그런지 왠지 과거를 추억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정리를 하다 보니 가사가 거의 트로트 수준입니다. 중복되는 부분을 다 제거하니 1절과 2절이 달랑 한 패러그래프씩 이더라고요. 어이쿠야. 오래간만에 도전 좀 하게 생겼네요.

이 노래는 1절과 2절은 '나에게 넌'에 대해 말하고 있고 계속 반복되는 하이라이트 구간은 '너에게 난'으로 시작합니다. 아주 독특한 구조죠.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보내요. 자 그럼 '나에게 넌' 구간부터 살펴볼까요.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 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 되어' 부분입니다. '나에게 넌' 바로 짙은 과거를 밝게 비춰주던 햇살 같은 존재죠. 그리고 손가락에 낀 반지처럼 영원히 사랑하자는 약속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2절을 보시죠.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에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 부분입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지만 이루어지지 못하고 결국 헤어져야만 했던 사건은 '초록의 슬픈 노래'가 되어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왜 초록일까요? 풋풋함 혹은 설익은 사랑을 상징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네요. 예쁜 눈을 가진 너란 존재. 그리고 그 눈망울에 자리한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나고 싶다고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상대와 하나가 되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것이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부분입니다. 가사가 참 아름답죠. 고음이 차고 나가고 화음이 깔리면서 참 듣기 좋은 구간입니다. 안 질리죠.

이 부분에서는 '너에게 난'에 대한 설명이 나오죠. 상대에게 화자는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마치 해 질 녘 노을처럼 아득한 한 장의 그림으로 상대의 기억 속에 남기를 바라는 것이죠. 두 부분을 종합해 보면 나에게 넌 눈에 담기도 아까운 사람이고 그래서 너에게 난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면 좋겠다 정도가 되겠네요. 화자 입장에서 쓴 가사라 나에게 넌 부분은 납득이 되는데 너에게 난 부분은 화자의 바람일 겁니다.


음. 오늘은 '입장 차이'에 대해서 썰을 풀어볼까요? 요즘 제가 택도 없는 제목으로 썰을 많이 푸는 것 같습니다. 가급적 가사에서 파생된 주제를 잡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만 무리수를 많이 두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제 입장에서는 안 써 본 글, 그래서 도전하는 글인데요. 이런 식의 도전은 제 필력에도 도움을 주는지라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신선 함이라는 단어로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노래를 부른 자전거를 탄 풍경을 건드려 보죠.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탑니다. 그리고 각자 풍경을 음미하죠. 두 사람이 자전거 위에서 본 풍경은 같을까요? 비슷하긴 해도 차이가 날 겁니다. 앞사람은 운전대를 잡고 있고 뒷사람은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있겠죠. 앞사람은 방향을 탐색하고 뒷사람은 안전을 의지하는 것이죠. 두 사람의 입장은 다른 수밖에 없습니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모양새를 살펴보죠. 앞바퀴는 좌로 우로 핸들을 꺾을 때마다 바퀴도 움직이지만 뒷바퀴는 방향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앞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따라가는 역할만 담당하죠. 연애의 핸들을 누구 잡았든지 간에 두 사람은 일정한 입장 차이를 갖게 되겠죠?

여기서 자전거를 뭘 상징할까요? 남녀 간의 생물학적인 차이,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생각과 역할의 차이 뭐 이런 게 아닐까 싶네요. 남녀뿐만 아니라 둘 이상이 되면 각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고 그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같은 성향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는 즐거움도 있는 반면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느끼는 즐거움도 있죠.

우리가 사는 동안 나와 비슷한 사람을 대하는 시간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대하는 시간이 몇 배수는 더 많을 겁니다. 그래서 입장 차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나란 존재로 인해 똑같이 입장 차이를 느끼는 셈이죠. 그러므로 나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말씀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다 같은 입장이 되죠.

내가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만 그 누군가가 원하는 것이 나에게 있을 확률은 지극히 낮죠. 그게 일치한다면 서로의 입장 차이는 상당히 줄어들 텐데 말이죠. 역지사지라는 말 들어보셨죠. 입장 바꿔 생각해 봐입니다. 영어로는 'Put yourself in someone's shoes/place/position'이죠.

근본적으로 서로의 입장이 같을 수가 없기에 우린 상상력을 동원해서 나의 입장과 너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라도 갈등이나 오해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물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라고 볼 수 있죠.

예전에 100분 토론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전 그중에서도 끝장토론을 좋아했는데요. 새벽까지 이어진 토론의 끝을 보기 위해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부분 토론 프로그램들이 그렇듯이 입장 차이만 확인할 뿐 그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죠. 내가 너와 이만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어쩔 건데의 해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한 문제니까 말이죠.

언젠가부터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고 양보나 타협의 미덕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아 조금이라도 손해라도 보는 것을 못 참는 세상이 된 것이죠. 그런데 내가 그렇다면 타인은 안 그럴까요. 그러니 싸움 나기 딱 좋은 세상이죠. 다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사회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입장과 행동이 꼭 일치해야 하는 것일까요? '난 가난한 사람에게 그냥 돈을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지금 저리도 배가 고파하니 이번엔 돈을 주겠어' 뭐 이럴 수도 있지 않나요. 이러면 더 멋있지 않나요? 자신의 입장도 지키고 선한 행동도 동시에 하고 말이죠. 제가 찾은 제3의 길은 이런 건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난 커피는 안 먹지만 너라서 특별히 마셔준다' 이 마인드 괜찮지 않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살다 보면 입장이 전과는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도 안 대던 음식이 이제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가 된다든지 기독교에서 불교로 불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하는 거대한 신념의 변화까지도요. 그러고 보면 입장도 늘 변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목숨 걸고 고수만 해서는 곤란하겠지요. 내 입장에 의심을 품어보고 타인의 입장도 옳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보는 것, 어쩌면 살면서 입장 변화가 많은 사람이 현명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것에 대한 여러분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하하하. 오늘은 그럼 이만^* See you. Coming soon(No.310)

매거진의 이전글 DJ DOC의 <머피의 법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