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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y 19. 2024

DJ DOC의 <머피의 법칙>

작사 이승호, 강은경 / 작곡 이승호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DJ DOC(디제이디오씨)'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V9 HdwKOmLg? si=T-NwEhFREbHY7 bFW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도대체 되는 일이 하나 없는지


언제쯤 내게도 기가 막힌 

그런 눈부신 여자친구 하나 생길까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날 하여도


내가 꿈꿔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 DJ.DOC의 <머피의 법칙> 가사 중 - 




어찌 지지리도 운이 없지

미팅 가선 폭탄만 걸리고

내가 찍은 사람은

죄다 이미 짝이 있고


어렵사리 사귀게 되면

후줄근한 모습으로

목욕탕 가다가 마주치고


그게 아니면 

가는 날이 장 날이라고

정기휴일이라 허탕만 치고


되는 일이 이리도 없나

세상이 내 행동과

반대로만 돌아가는 듯해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사랑만큼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네가 아니면 안 되니까

내가 아니면 안 되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꿈꿔온 사랑을 이루고 말 거야




DJ DOC는 3인조 힙합 그룹으로 1994년 데뷔했습니다. 이하늘, 김창열, 정재용이 멤버입니다. 팀명답게 3명 모두 DJ 출신입니다.  팀명은 'Dream of Children'으로 억지로 짜 맞춘 티가 퍽퍽 나죠. 

모두 가정사가 순탄치 않았던 유년기 삶을 지냈다는 공통점도 있죠. 원래 1집은 박재용 씨였다가 2집부터는 정재용 씨로 대체되는데요. 정재용과 김창열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부터 '디제이 덕'을 '디제이 디오씨'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DJ DOC의 데뷔곡은 <슈퍼맨의 비애>였죠. 기억나시나요? 하지만 표절 시비 등에 휘말리며 그다지 좋은 결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1995년 2집이 발매되었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여기에 실린 곡입니다. 이후 1996년 3집에는 <겨울이야기><미녀와 야수>, 3.5집 스페셜 앨범에는 <여름이야기>, 4집 <DOC와 춤을...> 5집 <Run To Uou>, 7집 <나 이런 사람이야>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잇따라 선보였죠. 

말도 많다고 탈고 많았던 악동 그룹이었죠. 이하늘의 랩에는 '가장 귀에 잘 들리는 랩'일만큼 경쟁력을 가졌었고 김창렬의 보컬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8장의 앨범 중 한 장만 빼고 모두 1위를 했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도 끌었죠. 가장 따라 부르고 싶고 부르기 쉬운 랩을 구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았지만 완전체가 되진 못했습니다. 멤버 간 사이가 그만큼 틀어졌기 때문인데요. 이와는 별개로 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까지를 풍미한 DJ DOC의 음악사적 가치는 분명 인정해 줘야겠죠? 이들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사회적 문제의식도 상당한 수준인데, 이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이 노래의 제목은 '머피의 법칙'입니다. 하는 일마다 잘 안 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연인만큼은 지키고 싶다는 화자의 간절한 의지가 담긴 노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반적으로 가사가 익살스럽다고 생각되네요.

이 노래는 DJ DOC의 소개 부분으로 시작합니다. '돈 싫어 명예 싫어 따분한 음악 우린 정말 싫어/ 펑키 비트의 신나는 댄스 노래하는 창열이/ rapper sky, rapper 재용 우리들은 DOC D.J doc' 이렇게요. 

'친구들과 미팅을 갔었지/ 뚱뚱하고 못생긴 얘 있길래/ 와 재만 빼고 다른 얘는 다 괜찮아/ 그러면 꼭 걔랑 나랑 짝이 되지/ 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은/ 꼭 내 친구 여자 친구이거나/ 우리 형 애인, 형 친구 애인, 아니면 꼭 동성동본' 부분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상황 겪어보셨나요? 하하하. 전반적으로 연애 활동이 누구가 방해라도 하는 듯하는 것마다 꼬인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죠.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도대체 되는 일이 하나 없는지/ 언제쯤 내게도 기가 막힌/ 그런 눈부신 여자친구 하나 생길까/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날 하여도/ 내가 꿈꿔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부분입니다. 영 연애의 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인데도 자포자기하기보다는 자신이 꿈꿔온 사랑의 모습을 실현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네요.

2절을 보시죠. '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동네 목욕탕을 찾은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오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기에서 그녀가 날 왜 어이없이 바라볼까' 부분이 나옵니다. 2절에서는 그 어렵다는 연애에 성공해서 여자 친구가 있는 것을 전제로 가사가 쓰였습니다.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상대에게 가장 추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상황이 떠오르죠. 

'세상에 그 어떤 누구라도/ 너완 바꿀 수 없다는 걸 우린 알잖아/ 세상에 그 어떤 어려움도/ 우리 사랑을 갈라놓을 수는 없잖아/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날 하여도/ 내가 꿈꿔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부분입니다. 그토록 어렵게 만든 여자 친구니 쉽게 떠나보내면 곤란하겠죠. 머피의 법칙이 화자를 계속해서 괴롭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돋보이네요. 


음. 오늘은 '머피의 법칙'에 대해 썰을 좀 풀어봐야겠죠.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갈수록 꼬이기만 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죠. 한자로는 설상가상 정도가 떠오르네요. 반대어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계속에서 일어나는 '샐리의 법칙'이나 평상시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바랐던 일이 시간이 지나서 이루어지는 '줄리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죠.

살면서 머피의 법칙만 있다면 참 우울하겠죠. 그런데 반대편에 샐리나 줄리의 법칙이 있는 것으로 봐선 나쁜 일 혹은 좋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어떤 인과 관계보다는 확률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일을 A라고 하고 나쁜 일을 B라고 하면 A-A-A 혹은 B-B-B 이렇게 나타낼 수 있죠. 하지만 우리 삶의 대부분은 A-B-A 혹은 B-A-B 식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A-A-A 혹은 B-B-B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우리가 법칙이라는 단어를 붙여주는 영광을 얻은 게 아닐까 하네요. 물론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만을 놓고 보면 나쁜 일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노래 가사처럼 연애라는 특정한 사안에서 대해서도 말이죠. 

하지만 시야를 넓혀보면 하루만 지나도 다른 일에서는 머피의 법칙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죠. 어떻게 범위를 정하고 어떻게 그 상황을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 같은 상황인데도 어떤 이는 머피의 법칙을 떠올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액땜이라는 용어를 떠올리기도 하는 것이겠죠.

네. 살다 보면 뭘 해도 안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역으로 뭘 해도 되는 시기도 있고요. 두 시기를 다 합하면 둘 다 아무 일도 아닌 것이죠. 그런데도 그 당시에는 닥친 현실에 몰입해서 그 상황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긍정적 사고를 말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시야의 확장이 더 중요하다고 보이네요.

A-A-A만 겪다가 여자친구를 사귄 경우와  B-B-B만 겪다가 여자친구를 사귄 상황을 생각해 볼까요. 아마 전자는 하는 일만마다 잘 되어서 여자친구가 생긴 감사함이 후자보다는 적을 겁니다. 후자는 그동안 나쁜 일만 있었는데, 빛과 같은 존재인 여자친구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머피의 법칙' 자체가 기분 나쁘고 부정적인 일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머피의 법칙의 발생할 때 '왜 나에게 이런 일이'가 아니라 '뭔가 불길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니 단디 해야겠군' 같은 마음을 갖게 하니까요. 삶에 대한 겸손함, 위험에 대한 조심성 등이 발현되는 순간일 수 있으니까요. 

겜블에서는 '초심자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에 카지노에 방문한 사람이 돈을 따는 경향을 말하죠. 저도 그랬습니다. 결국은 개털이 되었지요. 운이 있다고 믿으니 배팅 금액이 올라가고 자신만만해지다가 결국은 한방을 노리다가 훅가게 된 것이죠. A-A-A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삶을 방심하게 하기도 하거든요.

이 노래에서도 여자 친구를 찾기까지 머피의 법칙으로 고생을 했지만 2절을 보면 여자 친구가 생겼죠. 물론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에도 머피의 법칙은 쉽사리 걷히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여자 친구와의 관계만큼은 머피의 법칙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죠. 전환위복이 아니고 뭐겠에요.

어찌 보면 우리 삶은 머피의 법칙이 주이고 샐리나 줄리의 법칙이 부인지도 모르겠네요. 그게 오히려 삶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한 것 같고요. 여러분들은 살면서 머피의 법칙을 자주 겪으시는 편이신가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머피의 법칙은 미국 공군 에드워드 머피 대위가 오랫동안 전극봉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전기선을 연결하지 않아 발생한 어이없는 실수에서 유래된 용어입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 때문에 중요한 실험을 망쳐 버리다니'라는 말이 회자되었다고 하고요. 1분 차이로 매일 타는 버스를 놓쳐서 하루가 꼬여버린 경우를 생각해 보면 머피의 법칙은 어떤 부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비가 오니 1분이라도 일찍 나가자 이렇게 생각하는 삶이어야겠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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