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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16. 2023

HYNN의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작곡K.imazine / 작사 못말, 키야, K.im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흰(HYNN)'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n2yEV5cpec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싫은 표정조차 없는

결국엔 부서진 여기 우리 음

...

어쩌다 이렇게 됐지

너무 예뻤잖아 둘이

매일 설레었지 그때 우린 음

...

차라리 다 끝났다고 말해줘

이기적인 그 침묵에 또 나만

바보처럼 미련한 내가 미워


- HYNN의 <시든 꽃에 물의 주듯> 가사 중 -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 사람을 그리워해 봅니다.


한 때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그때가

계속될 거라 믿었건만

그 맘이 지금은 산산조각이 났네요.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그대가 이제 더 이상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

싫은 표정조차 짓지 않고 있는 거죠


우리 사이 너무 예뻤잖아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죠


차라리 여기까지라고 말을 해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힘들게만 할 뿐이에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혼자서만 이별을 준비했던 건가요


어쩐지 나만 바보처럼

그 빈자리를 붙잡고

오늘도 기다리고 있네요.




가수 HYNN는 2016년 ‘인천 에일리’란 별명으로 <슈퍼스타 K>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았죠. 최근에는 <놀면 뭐 하니>의 여름프로젝트 WSG워너비의 <가야 G>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죠. 곡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시원하게 뽑아내는 고음이 대체 불가라고 느낄 정도입니다. 저는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을 비롯해 가수 HYNN이 발표하는 노래 제목에 시적 표현을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사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시든 꽃에 물을 주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꽃이 피진 않겠죠. 네 절망적인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 하나는 물을 준다고 꽃이 무슨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곡의 작사가는 이런 점에 주목을 한 것 같습니다.

이별할 때는 통상 마음이 찢어지고 아파야 하는데 상대방의 표정은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싫은 표정조차 짓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미 마음의 정리가 끝난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가사의 주인공은 그 사람의 사랑해라는 말만 천금같이 믿고 있다가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에 당혹해하고 있죠.

이미 끝났다고 더 이상 말로 설명하는 따위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상대방은 그래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기적인 침묵에 가사의 주인공은 차라리 다 끝났다고 말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응수하죠.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낌새를 전혀 챘던 자기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그가 떠난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을 원하고 원해보지만 다시 나타날 일이 없죠. 당연히 외로움을 느끼다가 지쳐갑니다. 본인이 마치 시든 꽃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 다면서요다. 맘이 깨지면서 관계도 부서졌으니까요.

꽃다운 청춘, 꽃보다 아름다워 등 꽃은 우리 인생의 황금기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입니다. 그 꽃이 시들었다는 것은 그래서 반대로 좋은 시간이 다 지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걸 인정하면 꽃이 시든 것으로 끝나는데 거기에 물을 주는 행위가 더해집니다. 부질없는 일이죠. 다시 말해 이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버스 떠난 다음에 손을 흔드는 행위는 부적절한 타이밍을 표현할 때 소환되는 말이죠. 꽃이 시들었는데 물을 주는 것 역시 타이밍이 미스매치된 상황을 나타냅니다. 사랑처럼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인 것도 드물잖아요. 타이밍이 어긋난 행위를 하는 것은 한 마디로 '미련'인 것이죠.

꽃은 계절에 따라 활짝 피었다가 입이 떨어지고 시들고 긴 겨울을 보낸 후 다시 새롭게 태어나죠. 우리 사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65일 늘 뜨거울 수는 없죠. 긴 겨울을 언젠가 찾아오고 그 겨울을 밀어내는 봄이라는 놈이 드시 찾아오죠. 사랑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계절을 보내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은 지금 어느 계절을 보내고 있는 걸까요? 혹시 시든 꽃에 물을 주고 있지는 않나요?


PS. 다음은 임창정의 노래 중 하나를 다뤄볼까 합니다. Coming soon~(N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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