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Apr 17. 2024

백아연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작사/작곡 심은지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백아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zmXqnpyv8 Ug? si=Z4 OUK1 B7 J8 E3 ptMM

이럴 거면 바래다주었던 그날 밤

넌 나를 안아주지

말았어야지


설렘에 밤잠 설치게 했던 그 말

그 말도 말았어야지

그러지는 말지


- 백아연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가사 중 -




그때 왜 그랬어

그때 난 뭐였어

애만 태우고

궁금증만 안겨주고


난 좋았는데

넌 아니었나 봐

나만 진심이었나 봐

넌 니 생각뿐이었고


그래 내가 문제지

내가 바보였어

나만 오해한 거야

넌 안 그랬었는데


문자, 좋아요

귀엽다는 말

이런 거로

괜한 기대하게 하고


나를 안아주고

설레게 만들고

그런 말은 왜 또 해서

그러지 말았어야지


우리 언젠가는

헤어질 사이였어

난 혼잣말만 늘어가


넌 그랬구나 그랬어




백아연은 2011년 K팝스타에서 TOP3을 차지하고 2012년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며 데뷔했습니다. 음색깡패라고 해야겠죠.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강점입니다. 첫 번째 앨범은 5곡으로 이루어진 미니 앨범으로 '느린 노래'가 타이틀 곡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5년 발매한 싱글앨범입니다. 그녀의 목소리와 매우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가사도 다소 통통 튄다고 할까요. 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그녀의 노래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죠. 이 가사는 자신보다 4살 많은 오빠와 만났던 일을 바탕으로 쓴 가사라고 하네요.

어렸을 때 악성림프종으로 학교를 휴학할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 하네요. 원래는 성악을 꿈꿨다는데 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가수 보아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하고요. 데뷔 전까지 3대 기획사의 문을 수도 없이 두드렸지만 매번 낙방했다고 합니다.

백아연은 꾸준하게 OST에 참여하고 있고요. 다수의 싱글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뮤지컬 신데렐라에 가수 윤하 씨와 함께 더블캐스팅되기도 했고요. 연예인으로는 드물게 결혼을 꽤 일찍 한 편이네요. 지난해 하반기에 비연예인과 결혼해서 지금 반년 정도가 되었네요. 꿀 떨어지겠네요. 하하하. 결혼도 했으니 보다 안정된 목소리로 좋은 노래 많이 불러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이럴 거며 그러지 말지'입니다. 딱 봐도 감이 오시죠. 화자가 충분히 오해할 상황을 만들어 놓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대방에게 하는 말입니다. 실제 백아연 씨가 겪은 연애담이라고 하니 여기서 화자는 백아연 씨가 되겠네요. 상대는 그녀보다 4살 많은 어떤 남자고요.

'궁금해서 잠이 안 와/ 그때 왜 그랬어/ 구차해도 묻고 싶어/ 그때 난 뭐였어/ 나만 애탄 거니/ 난 진심인데 넌

그랬구나 그랬어/ 좋았는데 넌 아니었나 봐/ 그랬구나 그때 넌/ 그런 줄 모르고 나 혼자'가 첫 가사입니다. 단단히 오해를 하는 상황을 겪은 화자가 도대체 왜 그런 거냐고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묻는 상황이죠.

'비겁하게 숨어버린 너를/ 돌아올 거라고 믿은 내가 바보야/ 사랑스럽게 날 보던 네 눈빛에/ 빠졌던 내가 바보지/ 이럴 줄도 모르고' 부분입니다. 오해는 헤어진 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집니다. 함께 있을 때 보여주었던 호의를 사랑이라 착각했으니 그 후폭풍을 겪는 것이겠죠.

'이렇게 돼 버린 이상/ 그냥 얘기할게/ 이미 떠나버린 니 맘/ 돌릴 순 없으니/ 그랬구나 그랬어/ 좋았는데 넌 아니었나 봐/ 그랬구나 그때 넌/ 네 생각뿐인데 나 혼자' 부분입니다. 이제야 현타가 오는 것 같죠? 기다려도 오지 않는 상대에게서 혼자 사랑하고 이별한 상황임을 깨닫는 순간이죠.

뭐 때문에 화자는 이렇게 오해를 한 것이었을까요? '잠 못 들어 아픈 이 새벽/ 잘 지내니 문자 한 번쯤은 해주지/ 혹시나 하며 올린 우리 얘기에/ 좋아요 누르지 말지/ 괜히 기대하게/... 이럴 거면 귀엽다고 하지 말지/

그러지 말지' 부분입니다. 단순히 오빠가 화자를 걱정하거나 응원해 줄 목적으로 그럴 수 있는 수준이죠. 이것만으로 오해했다면 좀 과한 듯한 느낌이 들죠?

하이라이트 구간을 보시죠. '이럴 거면 바래다주었던 그날 밤/ 넌 나를 안아주지 말았어야지/ 설렘에 밤잠 설치게 했던 그 말/ 그 말도 말았어야지' 부분입니다. 오호라. 이 정도면 좀 오해할만한 수준이겠네요.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으니 차치하더라도 안아주었다는 것은 단순 위로로 보기엔 좀 과연 액션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결과 화자는 '혼잣말만 늘어가네/ 전하지도 못할 말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허튼짓을 하다 혼자 남겨진 상황이다 보니 떠난 사람을 향해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들만도 하겠네요. 그래서 이리 곱씹어 보고 저리 곱씹어 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음. 오늘은 '오해를 밥 먹듯이 하는 삶과 사랑'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이 노래에서 화자는 상대를 만난 후 떠나간 뒤에도 한참을 기다리죠. 그러다 현실을 자각합니다. 아차 내가 혼자 이러고 있었구나라고요. 뭔가에 씌었던지 상황을 완전히 오판하고 있었던 것이죠.

'오해'는 '그룻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또는 그런 해석이나 이해'를 뜻합니다. 상대는 아무런 의도를 갖지 않고 선의를 베푼 것인데 화자는 그 말이나 행위를 사랑의 일환이라고 잘못 해석해 버린 것이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면 사랑에 빠지는 우를 범하고 말죠.

사실 사랑 말고도 사람이 타인의 생각을 읽는 것은 많아야 30%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절반을 훨씬 웃도는 70% 정도는 오해의 영역에 해당하죠. 오히려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잘 캐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뿐일까요? 우리의 마음이나 주변 분위기도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주죠. 그냥 인간적인 위로로 어깨를 토닥여준 것뿐인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감정 상태가 그 상황을 곡해하게 만듭니다. 환한 대낮이 아니라 어둠이 떨어진 시점이라면 같은 행동도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말과 행위를 하는 사람만 탓할 것은 아니라고 보이네요. 오히려 그것을 분별해 내는 '항상심'을 잃지 않는 자세에 더 공을 들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비스름한 감정을 느꼈더라도 사랑이다 애정이다 확정 짓지 말고 자꾸 의심하고 그래도 판단이 안 서면 한 번의 쪽팔림을 각오하고서라도 상대에게 그 취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은 그 자체보다 맥락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합니다. 조금만 주변값이 변해도 그 말과 행동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되곤 하죠. 밥 먹었냐가 점심시간에 묻는 것이라면 식사 여부를 묻는 것이겠지만 오후 3시쯤 묻는다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특히 호의를 잘 베푸는 사람은 나 외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음으로 그런 행동 관찰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여자 친구이나 남자 친구가 있는 경우 이런 타입들은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으로 싸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죠. 호의를 베풀 때에도 그때의 상황과 성격에 따라 그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유입니다.

우리 모두는 오해덩어리라는 사실을 인정하자고요. 내가 보는 세계나 시선이 늘 왜곡되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오해들이 덜어질 겁니다. 내가 본 것만이 진실인 냥 다른 사람의 의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자신의 오감을 너무도 확고부동하게 믿는 잘못된 행위일 겁니다.

우리의 삶도 사랑도 어쩌면 오해의 산물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뒤늦게 '그런 거였구나'하며 탄식을 내뱉는 순간이 꽤나 많잖아요. 오해가 불가피한 삶과 사랑 속에서 그 오해의 크기를 조금이라도 줄어보려고 애쓰는 것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까닭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너무 남자 가수 노래만 선곡한 것 같아서 오늘은 여자 가수 노래로 눈을 돌려봤습니다. 매거진에 남자가수 편과 여자가수 편을 보면 남자 가수 편이 10편가량 더 브런치 되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쓰다 보면 이런 불균형이 생기는데요. 그래서 가끔씩 그 숫자를 보면서 1:1 비율로 향해 가려고 나름 애쓰고 있답니다. 오늘이 그런 날 중 하루고요. 주변 분위기나 저의 개인적인 취향보다도 이런 숫자를 바로미터로 삼으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일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삶과 사랑에도 오해를 덜하게 되지 않을까요?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NO.269)

매거진의 이전글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