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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29. 2024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작사 원태연 작곡 김형석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유미'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AtdCmpx5 rc? si=dwaYbi5 w0 dtYVAhQ

단 하나의 그 하나로

사랑하고 싶었던


그 아픈 약속과 눈물들이

가슴속 멍으로 남겠지만


미안해요

나를 위해 울고 있지 말아요

제발 나를 용서하지 마요


-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가사 중 -




제발 날 용서하지 마

오늘 그댈 널 버리려 해


사랑이 뭔지도 몰라서

그동안 그대 마음만

아프게 한  


늘 미안해하기만 했어

지금도 눈물을 참고

나를 위해주고 있잖아

이번에도 날 잡아줄 것만 같아


사랑 하나로

버텨냈던 모든 세월


그 안에 담긴

약속과 추억들은

고스란히 가슴속 

멍으로 남겠지


다 내 탓이에요

날 위한다고

혹여라도 울지 마요

용서하지도 말아요


떠나는 나 따윈 잊고

이제 그대 자신을챙겨요

이제야 내가 철이 드나 봐요




유미는 2002년 정규 1집 <Yumie First Album>으로 정식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오유미입니다. 데뷔전인 1998년 '겨울의 약속'과 2000년 '가라'라는 곡을 발표했었죠. 지상파 무대에도 몇 번 올랐지만 큰 향이 없어서 앨범 활동을 접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실린 정규 1집을 그녀의 정식 데뷔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보입니다. 노래는 당시 뮤직비디오에 S급 스타인 정우성과 전지현 씨가 출연해서 화제가 되었죠. 음료 광고의 CF 배경으로도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노래 제목이 압권이죠.

1집이 성공해서인지 2004년에 낸 2집의 타이틀곡 역시 '추억은 시간을 지운다'로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2006년 김아중과 주진모 씨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의 보컬 트레이너로 참여하기도 했죠. 마리아~ 이 노래 아시죠? 김아중, 김정은 씨와 절친 사이로 <MBC 놀면 뭐 하니>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 씨도 SB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에서 유미가 노래 선생님을 맡았다고 하네요.

2019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고요. 작년에 경기도 화성에 카페 <목마르다>를 오픈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하하하. 괜찮은 가게 이름이죠? 취미가 뜨개질과 판소리라고 합니다. 복면가왕, 싱어게인, 슈가맨, 불타는 청춘, 불후의 명곡 등 웬만한 음악 프로그램은 다 출연한 바 있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제목은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입니다. 캬~ 좋죠. 반박의 여지가 없는 제목입니다. 우리 삶 자체가 사랑의 다른 말이기도 하니까요. 왜 이런 노래 제목으로 정했는지 가사를 찬찬히 따라가 보시죠.

'그렇게 많이 사랑한다 했는데/ 이제야 사랑을 알 것 같아요/ 부탁이 있어 제발 용서 마세요/ 오늘 난 당신을 버리려고 해'가 첫 가사입니다. 이별의 순간이죠. 이제야 사랑을 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표현이 떠오르네요. 상대를 사랑한 게 아니라 화자 자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다가 이별이 찾아오자 그걸 깨닫게 된 것 같죠. 그래서 상대에게 떠나는 화자를 용서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발 얼굴을 들어봐요/ 나를 위해서 참아왔던 아픔/ 사랑으로 나를 잡아줘요' 부분입니다. 앞의 가사와 조금은 상충되죠. 떠나야 할 사람이 다시 잡아달라고 부탁하거든요. 화자 자신의 바람 정도로 이해하면 어떨까 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굴뚝같지만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남아 있는 것이죠.

2절에서는 '그대는 항상 미안하다고 했죠/ 지금도 눈물로 참고 있나요/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나를 사랑하며 참아온/ 모든 이 상처를 오늘 다 버려요' 부분이 나옵니다. 상대가 늘 양보를 생활화한 것 같죠. 화자에게 배려가 몸에 베인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화자는 말합니다. 자신을 위해 울지도 말고 똥 밟았다 생각하고 상처받지 말고 더 나은 삶을 살라고 하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단 하나의 그 하나로 사랑하고 싶었던/ 그 아픈 약속과 눈물들이/ 가슴속 멍으로 남겠지만/ 미안해요 나를 위해 울고 있지 마세요/ 제나를 용서하지 마요' 부분입니다. 떠나면서 남겨진 상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철이 들었다고 보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성숙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후렴구에서는 다시 한번 걱정을 쏟아내죠. '사랑해요 위해 그댈 버리지 마요/ 지금 나는 그대를 떠나요' 부분입니다. 상대가 떠나는 화자에 휘둘리지 말았으면 하는 거죠. 화자 자신도 상대가 싫어서 떠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상대에게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판단한 것 같아 보이네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제목이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인지 아시겠나요? 우 씨. 제목에 낙인 듯하죠. 하하하. 굳이 우격다짐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자면 떠나는 상황에서조차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 목마르다고 이해해야겠죠. 이걸로는 좀 뭔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죠.


음. 오늘은 '목마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봐야겠네요. 예전엔 노래를 듣고 뭘 써야겠다고 주제가 딱 정해지면 키보드를 두르렸는데, 요즘은 쓰면서 떠오르는 걸로 정합니다. 오늘은 무슨 내용의 글이 나올지 저도 불안 불안합니다. 하하하. 이런 게 별자리적 글쓰기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목마름이라는 단어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언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물컵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말이죠. 물컵에 물이 가득 찬 상태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세요? 저는 3/4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할 것 같고 물이 가득 차 있으면 좀 위태롭게 보여서 좀 덜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금세라도 쏟아질 같거든요.

무언가 부족한 상태를 채워가는 과정이 우리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상 부족한 부분을 다 채우고 나면 허탈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내가 이걸 하려고 그동안 이렇게 개고생을 했나 하는 현타가 오기 십상이죠. 목표만 있고 과정을 도외시하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너무 없어도 곤란하겠지만 일정 수준으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면 삶에 대한 치열함 따위가 생깁니다. 저의 아들을 비롯해서 요즘 친구들을 보면 그런 게 잘 안 보입니다. 워낙 풍요로운 세상에 태어나서 일까요. 다른 건 몰라도 이 친구들이 자라서 험난한 삶을 어찌 살아갈까 하는 주제넘은 기우를 해 보곤 합니다. 기껏해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채워줄 수 있어도 그냥 모른 척하면서 아쉬움 따위를 느끼도록 훈육하는 것이 다죠.

저는 치열함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뭐든 대충대충, 수박 겉핧기로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안 하고 신경 는 건 쉬운데, 한  발을 들여놓으면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해당 주제에 대해 탐구를 하죠. 브런치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그냥 한 두 달 하나가 마는 정도 수준이 아니라 뽕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거죠. 하하하.

그만큼 앎이라고 하는 것에 늘 목마른 1인입니다. 그걸 극복해 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치열함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쯤 책을 안 읽어도 글을 안 써도 된다는 핑계 따위를 꺼내 들지 않으려면 이 단어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죠. 한번 양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밀려서 다시 그 자리로 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저는 우스개 이야기로 글로 성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깨에 뽕이 들어가면 이 치열함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릴 것 같아서죠. 실제로 그렇게 될 확률이 매우 낮지만 생각만큼 이렇게라도 해서라도 마음을 편히 먹고 살려 한답니다. 괜찮죠? 자기 자신에게 치열해지는 건 성장과 성숙과도 연결되는 듯하고요.

없어서 못 마시는 물로 생기는 갈증이 아니라 있는데도 더 맛있게 물을 마시기 위해 참는 상황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목마름이라면 참 행복할 것 같거든요. 누가 주는 물보다는 어렵게 구한 물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그 물 맛이 새삼스럽게 다가올 테니까요. 물이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고 목마름이라고 다 같은 목마름이 아닌 까닭입니다. 오늘도 어찌어찌 글이 완성되었네요. 하하하. 여러분들은 요즘 어떤 목마름을 느끼시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날씨가 포근해져서인지 요즘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집에 오면 졸리기도 하고 브런치를 완수해야 한다는 떠밀림 현상이 생기기도 하네요. 이 또한 지나가겠죠. 주변에 보니 감기 환자나 축농증 겪는 분들이 늘어나던데 계절의 바뀜을 알리는 신호들이겠죠. 저 역시 요즘의 멜랑콜리를 계절에 순응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이런 삶의 부족함이 만든 목마름이 있어야 해내는 맛도 좋아지리라 믿으면서요. 자. 그럼 내일 만나요. See you. Coming Soon-(NO.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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