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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pr 25. 2024

솔지의 <감정 낭비>

작사 백 마리, 노을 / 작곡 + Krazy Par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솔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0 tzxBqLerWk? si=gXwHE5 smcp-fAla3


그때의 우리가 싫어서


네가 떠난 거잖아


왜 또다시 내게 나타난 거야


그대로 돌아가 다 끝났으니까


감정 낭비는 이제 그만할래


- 솔의 <감정 낭비> 가사 중 -




내일도 바뀔 것 같지 않은

똑같은 하루의 반복


너의 무응답이

날 외롭게만 하지만


그런 너라도

지켜내고 싶은 마음


네 손을 잡으며

가지 말라고 했지


너와의 추억으로

쌓이는 힘든 하루들


나만큼이나 너 역시

무너졌으면 하고 바라었지


마음대로 떠났으면

돌아오지 말았어야지


한 때나마

너에게 미쳐있었던

내가 너무도 미워


이제 더 이상

감정 낭비 하고 싶지 않아

혼자 하는 사랑은

이제 그만




솔지는 2006년 디지털 싱글 <첫 번째 향기>로 데뷔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걸그룹 EXID의 멤버로 알고 계시는데요. 이 보다 그녀의 음악 활동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5년 제1회 원음방송 청소년 가요제에 참가하며 가요계의 문을 두드렸고 2006년 발라드 그룹 2NB로 데뷔했습니다.

2011년 1차 그룹 활동을 마치고 솔로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학원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보컬 강사와 트레이너, 가이드 보컬 등으로 활동했는데요. 에일리의 'U&I', 홍진영의 '부기맨', 지아의 '잃어버린 채 살아'에 발을 담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명은 '허솔지'. 아버지가 '솔로몬의 지혜'처럼 살아가라는 의미로 '솔지'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하네요. 복면가왕 초대가왕이 되었을 정도로 가창력은 발군입니다. 다만 데뷔 시기가 꽤 오래전이어서 소몰이 창법이 유행할 시절의 트렌드를 반영되었고 점점 옅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음악 관련 프로그램에는 빠짐없이 출연하는 우등생이고요. 데뷔 2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을 만큼 경력도 꽤 되었지요. 현재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실용음악보컬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나오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은 2021년 발매한 싱글입니다. SBS <더 리슨: 바람이 분다>는 프로그램에서 솔지, 김나영, 케이시, 승희, HYNN(박혜원)까지 다섯 명의 여성 보컬리스트가 목포로 음악 여행을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각자의 개별 신곡과 함께 단체 신곡을 공개할 때 나온 노래랍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감정 낭비'입니다. 헤어진 누군가가 다시 나타나 겪는 감정을 '감정낭비'라는 제목으로 담은 듯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적 있으신가요? 헤어질 결심을 하고 이별을 했는데, 며칠 멀다 하고 전화를 해서 다시 만나자고 조르는 상대방 말이죠. 하하하. 화자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이런 제목을 뽑았는지 가사를 같이 톱아보시죠.

'똑같은 하루도 너무 힘들었어/ 변해버린 네 모습 마주하는 게/ 너를 못 보는 게 무서워서/ 모른 척하기 바빴어'가 첫 번째 가사입니다. 이별 상황을 보여주는 가사인 듯하죠? 상대의 변한 모습을 보고 이별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있는 화자. 하지만 이별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죠.

'내가 준 사랑에 대답 없는 마음/ 항상 난 외롭기만 해/ 그날의 놓친 네 손을 꼭 붙잡고서/ 제발 가지 말라고 말했잖아' 부분입니다. 사랑은 작용과 반작용의 과정인데 그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자 가지 말라고 손을 잡았던 화자였죠.

그리고 2절은 이별한 후의 상황에서 나온 가사로 보입니다. ' 너와의 추억이 생각날 때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곤 해/ 부디 네가 무너졌으면 좋겠어/ 넌 아무렇지 않겠지만' 부분입니다. 상대와 헤어지고 추억을 회상하며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화자죠. 화자를 한 때나마 사랑했다면 자신만큼 상대도 이별로 힘들어했으면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고 봐야겠죠.

'널 잊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너의 사랑이 너의 숨결이/ 왜 그리운 건데 왜 날 떠났는데/ 이제 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그대로 돌아가 다시는/ 나를 찾아오지 마/ 너 때문에 그만 슬퍼할 거야/ 너에게 미쳤던 내가 너무 싫어/ 혼자 하는 사랑에 지쳤으니까' 부분입니다.

이별 후 쉽게 상대를 잊지 못하는 화자의 심정이 그려졌죠. 떠날 때도 맘대로 떠나고서 왜 이제 다시 돌아왔냐고 따져 묻고 있습니다.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싫다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단칼에 자르고 있죠. 어렵게 추스른 마음이 다스 쓰러져 내리는 것을 더는 견딜 수가 없던 모양입니다. 사귀는 동안에도 거의 일방적으로 사랑한 흔적이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때의 우리가 싫어서/ 네가 떠난 거잖아/ 왜 또다시 내게 나타난 거야/ 그대로 돌아가 다 끝났으니까/ 감정 낭비는 이제 그만할래' 부분입니다. 이별의 시작도 재시작을 결정한 것도 상대였습니다. 그 안에 수없는 감정이 들며 마음을 고생을 한 화자였으니 더 이상의 감정 낭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 혹은 결심 같은 것이 느껴지네요.


음. 오늘은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자는 것과 감정 낭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헤어진 사람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다시 만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 사람을 못 잊어 아파하는 순간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나 메시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말이 담겨 있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네. 저는 알 짤 없습니다. 하하하. '한 번 돌아선 사람은 두 번도 돌아선다'는 말처럼 믿음 같이 깨진 후에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보는 쪽이라서 일 겁니다. 그 반대편에는 '누구도 실수란 것을 한 번쯤 한다'라는 말이 있겠죠. 여러분들은 어느 쪽이신가요? 특히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자는 상황'에서는 말이죠. 퍽 고민이 되겠죠?

저는 이 노래의 화자가 지닌 심정을 좀 이해합니다. 교제 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떠나버린 상대. 그럼에도 가지 말라고 잡아도 보았지만 떠나버린 상대. 그리곤 내 생각이 짧았다며 다시 만나는 게 좋겠다는 상대. 이런 상대를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긴 좀 힘들겠죠?

흔히 우린 '감정 낭비하지 말라'는 조언이나 충고를 많이 건넵니다. 감정을 쏟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죠. 혹은 감정을 쏟는 방향과 결과가 일치하지 않기에 하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사람은 로봇이 아닌 이상 감정을 A사건에 50%만 쓰고 다른 사건에 나머지를 쓰는 식으로 배분이 불가능하잖아요?

타인이 보면 감정 낭비일 수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쉽게 컨트롤하기 어려운 부분이죠. 예전에 제가 과학책을 하나 소개 하면서 '세상의 운행 원리와 사람의 바람'과는 별개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가 감정을 쏟는 것과 일이 되고 안 되고는 상관관계가 없지만 우린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혹은 내가 모자라서 일을 그릇 쳤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도 일은 일인데도 말이죠.

'감정 소비', '감정 노동' 등 이런 단어에서 처럼 우린 감정을 너무 자본주의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감정이 필요한 시대라는 점, 그만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사회라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소비를 한다는 것은 돈을 주고 그 감정을 사는 것일까요?

어찌 보면 감정 낭비는 후행적인 산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을 해서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일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는 시점은 헤어지기 전까지의 결괏값이 있기에 그 이후가 낭비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오해로 이간질로 헤어진 사이였다면 다시 만날 이유가 있고 감정 낭비가 아니겠지만 이 노래의 경우라면 감정 낭비로 못 박으면 다시 만날 이유가 없겠죠.

'낭비'란 '시간이나 재물 따위를 헛되이 헤프게 씀'이라는 뜻입니다. 낭비라도 할 수 있을 만큼 감정이 충만한 상황이면 이 표현이 적절하겠지만 가사의 내용상 '낭비'보다는 '점점 줄어들어 다 없어짐'을 뜻하는 '소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주변에 보면 헤어졌다 만났다가 반복하는 커플들이 있는데요. 그들은 감정 컨트롤의 대가들일까요?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는 일이 감정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그 안에 담긴 내용과 맥락을 잘 캐치해야겠네요. 오늘 하루 동안 여러분들은 어떤 감정 낭비를 하셨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그동안 아파서 써놓은 글이 없어서 오래간만에 데드라인이 정해진 기자들처럼 뭐에 쫓기듯 브런치를 완성하게 되었네요. 이것도 가끔은 글 쓰는 맛이 납니다. 그 성과까지는 보장하지 않지만요. 살면서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돌부처 같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죠. 위아래로 감정기복이 적은 타입들이죠. 그냥 생긴 게 아니라 산전수전 공수전이 바탕에 깔려서가 아닐까 싶네요. 세월이 흐르면 모두들 대체로 그렇게 감정의 높낮이가 평평한 방향으로 진행되곤 하죠. 그렇다고 그 세월 속에 자신의 진짜 감정까지 흘려보내진 맙시다. 최대한 연기는 하되 진실된 순간에 필요한 순간에 쓸 감정은 남겨두며 사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편안한 저녁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NO.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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